[교단칼럼] 학급 당 학생 수라 쓰고 학생 삶이라고 읽는다

@백성동 광주풍영초등학교 교사 입력 2024.12.11. 15:27

모든 학교에서 새학년을 준비하기 시작하는 2월이다. 활발한 교육활동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급당 학생 수라고 할 수 있다. 학급당 학생 수에 따라 학생들이 사용할 수 있는 교실 공간, 교사가 학생 하나하나에게 쏟을 수 있는 정성과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그런데 광주 모 초등학교에서는 학년에 따라 학급당 학생 수가 크게 차이가 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2학년 한 반은 17명, 5학년 한 반은 무려 10명이 많은 27명이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지난 1월, 광주광역시 관내 각 초등학교에 2024학년도 학급당 학생 수가 발표되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는 2023학년도에 1학년에 이어, 2024학년도에는 기존의 1학년과 함께 2학년을 학급당 20.4명이라는 숫자에 맞추어서 교사를 배치하였다.

광주 관내의 대부분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은 조금 더 나은 환경 속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이 정책은 1년에 한 개 학년씩 아래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출산율이 감소하고 학생 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교원 수급에도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이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입장이었다. 그런데 일부 인구 과밀 지역에서는 아래에서부터 한 학년씩 학생 수를 줄여가면서 다른 학년에는 풍선 효과가 생기고 있다. 앞서 언급한 광주의 모 초등학교 역시 이러한 기계적인 조정으로 인해 5학년 학생들이 큰 피해를 보게 되었다. 이런 학교에 대해서는 기계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 20명을 맞추기보다는 학교의 사정에 맞추어서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가야 한다.

해당 정책은 작년부터 시행되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고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충분히 있었다. 전교조 광주지부에서도 2022년 12월에 이미 학급당 학생수 20명 적용에 대한 실태를 조사하고, 해당 정책 적용에 대해 구성원들의 재량권을 보장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급당 학생수가 이렇게 차이가 나는 결과는 학교현장에서는 납득하기가 몹시 어렵다. 조금 더 섬세하게 다가갔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 학기는 3월에 시작하지만, 2월부터 학교 현장은 새 학기 준비가 시작된다. 학생 수에 대한 문제는 아직 학생들도, 보호자들도 인식하지 못하고 새 학년을 맡게될 선생님들과 학교의 관리자들만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보다 더 많은 학생들과 교사들의 행복한 1년을 위해서 조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백성동 광주극락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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