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새해 첫날 백아산을 올랐다. 백아산 마당바위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가족과 이웃의 건강 그리고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간절히 기원했다. 누구에게나 새해맞이 꿈과 소망이 있겠지만, 필자가 매년 마음에 품는 화두는 '배움', '소통'이다. 특히 우리말글을 가르치는 자리에 있다 보니 최근 몇 년 동안 논란과 우려의 중심에 있었던 '문해력'에 대해서도 2024년에 꾸준히 공부할 계획이다. '문해력'에 관심이 있는 독자분들을 위해 주목할 만한 기사를 소개해 볼까 한다.
"오랜만에 듣는 기쁜 뉴스다. 국민 독서율이 올랐다고 한다. 지난 11월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사회조사 결과' 보도자료에 따르면, 매년 하락세가 멈추지 않던 우리 국민의 연간 독서율이 2년 전보다 2.9%포인트 올랐다. (중략) 그렇지만 독서율 증가 요인에 대한 상세한 원인 분석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앞으로의 전망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2023년 사회조사'에 뒤이어 2024년 1월 무렵에 발표될 '2023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문화체육관광부) 결과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한국독서교육신문 '백원근의 독서출판'중에서(2023.11.22.)필자 역시 '2023년 국민 독서 실태 조사'(2021년 9월~2023년 8월)를 무척이나 고대하고 있다. 과거 2022년 발표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결과에 비해 성인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 독서량은 4.5권으로 각각 8.2%, 3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펜데믹이라는 전지구적인 재앙을 염두에 두었을지라도 너무나 부끄러운 수치였다. 이 발표 후 가장 최근 조사한 통계청의 '2023 사회조사 결과' 발표는 사뭇 고무적이다.
그런데, 걱정이 앞선다. 통계청의 '2023년 사회조사 결과'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의 문해력이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낮아졌다는 인식이 이곳저곳에서 퍼지고 있다. 2021년 방송된 EBS의 '당신의 문해력'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전국 중학교 3학년 2천4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단위 어휘력 평가 결과, 10명 중 1명만이 스스로 공부할 수있는 수준이며, 11%는 초등학교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발표했다. 부족한 어휘력은 교과서의 내용을 혼자서 읽지도, 수업을 따라가지도 못하게 하며, 끝내 학습 결손으로 이어지는 결정적인 원인이 된다고 한다. OECD 연구에 따르면 읽고 쓰기가 되지 않으면 학습에 흥미는 물론 자존감도 떨어진다고 한다. 문해력 저하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읽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최초 사용하는 시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45.1%가 만1세로 가장 높았다고 한다. 매우 어린 나이에 동영상 등 더 쉽고 자극적인 매체를 접하며 글씨만 봐도 거부감이 들 정도로 급속도로 읽기에 흥미를 잃어가는 아이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시대에 어떻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것인가? 문해력의 위기는 건강한 사회로 가는 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에 독자들도 동의할 것이다.
최근 몇 년간 문해력에 대한 위기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 도서들이 쏟아졌다. 다수가 제시한 공통된 해결책은 '긴 호흡의 글을 꾸준히 읽기'였다. 필자도 교육 현장에 있으면서 매년 한 학기 1권 읽기를 실시하고 있다. 학생들의 삶과 긴밀히 연결된 공간, 청소년 노동과 아르바이트, 유튜브와 SNS, 민주시민의식과 5?18, 동서고금을 아우르는 고전 관련 책들을 한 학기에 1권씩 꾸준히 읽히고 있다. 스스로 질문하고, 함께 토론하고, 다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삶의 어휘와 소통의 문맥을 배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과정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ISBN(전세계에서 생산되는 도서에 부여된 고유번호)을 획득해 매해 출판하고 있다. '각별한 우리들', '꿈 조각 퍼즐', 그리고 올해는 '차곡차곡 특별을 모아'를 각화중 학생 작가들의 이름으로 출간했다. 듣고 말하고, 읽고 쓰며 스스로 독자인 동시에 작가가 되는 경험을 통해 삶의 언어를 배워나간 아이들은 혼란한 세상 속에서도 단단히 설 수있으리라 믿는다. 2024년 부디 모든 이의 꿈과 소망이 이뤄지길 바라며 새해 첫 칼럼을 가름하고자 한다. 김지선 (각화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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