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기후위협 고립 해소
생존전략 '함께 시스템' 마련
2023 무등일보 특별 대기획 물(水)의 경고…재난의 양극화
제3부 기후재난 대책은 있다<끝> 정책토론회
"기후재난 상황에서 돌봄 사각지대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광주시 차원에서 사회적 고립 해소와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기 위한 전문기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박종민 조은공감연구소 정책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기후위기 상황에서는 고립과 단절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가장 취약하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박 실장은 노인층과 청년층을 중심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고, 저성장에 진입하면서 일자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재 상황을 두고 "재난에 취약한 구조로 사회가 변해가고 있어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박 실장은 1인 가구의 급증은 '돌봄 사각지대'가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후위기와 맞물려 더욱 취약해지고 있는 사회적 고립 문제를 풀기 위한 체계를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 광주시가 추진하고 있는 '광주형 통합돌봄'과 같은 차원에서 기후재난에 취약한 계층에 대한 통합적 돌봄 시스템을 발굴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특히 기후위기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보편적 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한 상호 호혜성에 기반한 '서로 함께 복지시스템'이 하나의 '사회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회적 관계 회복과 함께 마을 단위의 공동체를 조성하는 것으로, 취약계층 주변에 돌봄 손길이 직접적으로 닿을 수 있는 '울타리'를 만들자는 취지다. 박 실장은 "시민들이 돌봄과 관련해 둘레 관계를 튼튼하게 하는 재료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기후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지켜주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박 실장은 또 "재난이 발생하거나 폭염과 같은 상황에서는 복합만성질환자과 등 건강 취약계층이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며 "방문의료 체계와 방문간호 체계 형태의 재가 방문 의료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맞춤형돌봄서비스 사업과 홀로사는 노인 사업과 장기요양기관들과 협력체계를 만들어 생활지원사와 요양보호사들이 건강예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이들의 역량 강화와 사회적 처방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 비상계엄 속 5.18의 기억, 광주시가 보여준 단호한 대응 강기정 광주시장이 4일 새벽 광주시청 집무실에서 구청장 등과 방송을 시청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광주시 제공 지난 3일 밤 갑작스럽게 선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광주시의 공직자들은 유독 더 긴장되고 길었던 밤을 보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대규모 군사 진압과 폭력이라는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한 긴박한 상황에 높였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자리 잡은 도시인 만큼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도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빠르게 전개됐다.4일 광주시가 밝힌 '비상계엄 상황 대처 현황'을 살펴보면, 윤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30분 비상계엄을 선포함에 따라 광주시는 즉각적으로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오후 10시 31분 대통령 담화 직후 이상갑 문화경제부시장이 강기정 시장에게 상황을 유선으로 최초 보고했다. 법무부 법무실장(검사장급)을 역임하기도 한 이 부시장은 비상계엄의 위헌적 요소를 짚어냈다. 이를 바탕으로 강 시장은 10시 42분 '비상계엄 체제 유지 필요' 지시를 내리고, 안전정책관실과 긴밀한 협력을 주문했다.오후 10시 58분 강 시장이 시청에 도착해 최초 대책회의를 시작으로 상황을 총괄하면서 긴급 회의와 주요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졌다.오후 11시 계엄사령부의 초기 포고령이 발표됨에 따라 11시9분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간부 공무원 긴급 소집이 이뤄졌다. 이후 재난상황실에서는 실국장과 관련 공무원들과 비상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11시30분에는 계엄군의 '국회 봉쇄' 등 헌법적 가치와 충돌하는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비상계엄에 대응하기 위해 연석회의를 마련하고자 결정하고, 각 자치구, 종교계, 교육계 등 각계각층에 연대 필요성을 타진했다.오후 11시 35분부터 31사단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계엄사령부 동향 파악을 지속했다.강기정 광주시장이 4일 새벽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시의회, 광주 5개 자치구, 5·18단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종교단체 대표자들과 '광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에 참석해 회의를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4일 자정이 넘은 직후 실국장 간부 회의가 진행됐다. 이어 0시 11분 시청 중회의실에서 시장, 구청장, 시·구의원,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대학총장 등 교육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헌법수호 비상계엄 무효 선언' 연석회의가 열렸다.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따라 일체의 정치적 성격을 띄는 집회나 모임은 처벌 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연락을 받은 인사들 대부분이 신속히 모였다.이들은 1시10분 연석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반헌법적 비상계엄은 무효이며, 국회의 의결에 따라 즉각 해제하라고 촉구했다. 이후 연석회의 결과를 근거로 광주시는 시민들과의 공조를 강화해 계엄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오전 1시께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가 가결되고, 이에 따라 계엄군이 국회에서 퇴각함에 따라 광주시 내부에서도 다소 안도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럼에도 안심할 수만은 없는 긴장이 이어지던 가운데 오전 4시 30분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공식 발표하며 상황이 일단락됐다.강기정 광주시장이 4일 새벽 시청 중회의실에서 '광주 비상계엄 무효선언 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광주시 제공박광석 광주시 대변인은 "광주는 무엇보다 5·18을 경험한 도시이기 때문에 최악의 순간까지도 예상을 하고 더 긴장하면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석회의에 모이는 것 자체가 체포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렇게도 많은 원로들과 인사들이 올 줄 몰랐다"며 "역시 광주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박 대변인은 또 "지금이야 비상계엄이 풀려서 그렇지만,시장님도 몇번이고 '감옥에 가더라도 우리가 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당시에는 매우 급박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한편, 강 시장은 반헌법적인 비상계엄을 규탄하기 위해 당일 시민들과 연대해 오전 9시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 비상시국대회'에 참석했다. 이어 정오에는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주최 비상시국대회에도 참여했다.이후 오후 1시 10분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과 함께 국회의장을 면담하고 오후 2시에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며 윤 대통령의 책임을 촉구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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