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인은 왜 축구공에 열광하는가?

@나승희 조선이공대 운동치료헬스케어학부 교수 입력 2026.07.15. 10:37
나승희(조선이공대 운동치료헬스케어학부 교수)
나승희 교수

축구는 단순히 공을 차고 골을 넣는 경기만이 아니다. 축구공 하나는 언어와 국경, 세대와 계층의 벽을 넘어 사람들을 연결한다. 골목의 작은 공터에서 시작된 경기가 거대한 월드컵 경기장으로 이어지고,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같은 순간에 웃고 울게 만든다. 축구는 이제 스포츠를 넘어 세계인이 함께 감정을 나누는 가장 강력한 문화의 언어가 되었다.

축구가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첫 번째 이유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장비나 넓은 전용 시설이 없어도 공 하나와 약간의 공간만 있으면 경기가 가능하다. 아이들은 골목과 놀이터에서, 청소년들은 학교 운동장에서, 성인들은 생활체육에서 자연스럽게 축구를 즐긴다. 경제적 조건이나 사회적 위치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축구는 가장 대중적이고 개방적인 스포츠 가운데 하나다.

축구는 단순함 속에서 가장 큰 드라마를 만든다. 90분의 경기 동안 한 번의 패스와 한 번의 슈팅, 단 한 골이 경기의 흐름과 사람들의 감정을 뒤바꾼다. 강팀이 약팀에 무너지고, 종료 직전의 골이 한 국가를 열광하게 하며, 승부차기 한 번이 선수와 팬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다. 축구의 매력은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끝날 때까지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화면 앞에서 손에 땀을 쥔 채 마지막 순간을 기다린다.

국가대표 축구는 개인의 응원을 넘어 공동체의 감정을 하나로 묶는다.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가 열리면 사람들은 같은 유니폼을 입고, 같은 응원가를 부르며, 처음 만난 사람과도 자연스럽게 어깨를 맞댄다. 축구는 국가와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무대이면서도, 동시에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만남의 장이 된다.

축구의 영향력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FIFA에 따르면 2022 카타르 월드컵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약 50억 명이 대회 콘텐츠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결승전은 전 세계 약 15억 명에게 도달하며 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경기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또한 FIFA는 6개 대륙연맹과 211개 회원협회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어, 축구가 사실상 세계인이 공유하는 공통의 스포츠 언어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축구의 열광이 언제나 긍정적인 모습만 보이는 것은 아니다. 월드컵과 대형 리그가 성장하면서 중계권료, 광고, 스폰서십, 고가의 티켓과 같은 상업적 요소도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대형 국제대회에서는 높은 입장권 가격이 일반 팬들의 경기 관람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축구가 일부 사람들만 누릴 수 있는 비싼 상품이 된다면, 누구나 즐길 수 있었던 ‘국민 스포츠’의 본래 가치가 약해질 수 있다.

그럼에도 세계인이 축구공에 열광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축구공 하나에는 도전과 노력, 우정과 경쟁, 좌절과 환희가 함께 담겨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작은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차며 자신의 꿈을 키우고, 누군가는 경기장에서 팀과 나라를 응원하며 삶의 에너지를 얻는다.

축구는 가장 단순한 공 하나로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인다. 그래서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서로 다른 사람들을 연결하고 함께 살아가는 감정을 나누게 하는 가장 특별한 문화의 언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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