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성 박사(경제학·파크골프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최근 전국의 생활체육 현장에서는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한때 노년층 스포츠의 대명사였던 게이트볼 동호인 수가 크게 감소하는 반면, 파크골프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예전에 게이트볼에 열중했고, 게이트볼 심판 자격까지 땄다는 70대 중반의 지인을 만났다. 그 지인은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게이트볼을 그만둔 지 꽤 오래됐고, 지금은 게이트볼이 생각도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에게 그 이유를 물어봤다. 상당히 이유있는 분석을 내놨다.

게이트볼은 5명이 한 팀이 되어 정해진 시간 동안 모든 선수가 번갈아 공을 치며 경기를 진행한다. 게이트볼은 팀워크가 중시되는 생활스포츠로, 승패는 팀 전체의 전략과 개인의 역할에 의해 좌우된다. 그러다 보니 실력이 떨어지는 선수와 함께 경기하는 것을 꺼리고, 경기를 패배하고 나면 그에 대한 책임을 어느 개인에게 전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보니 종종 다툼과 갈등이 발생한다. 한마디로 자존심를 상하게 한다는 것이다.
반면 파크골프는 3~4인이 한 조가 되어 경기를 하지만 개인의 실력과 성취감을 직접 확인하는 생활스포츠다. 경기결과에 대한 책임도 본인이 지기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동반자에게 하등에 미안해야 할 필요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심정적으로 불편감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현대 노년층은 과거 세대와 달리 ‘함께하는 즐거움’뿐 아니라 ‘스스로 성취하는 즐거움’이라는 개인적 취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심리적 변화가 게이트볼보다 파크골프를 선호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이와 함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역시 중요한 배경이다. 이들의 은퇴로 노년층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이들은 과거의 노년층과 달리 경제력과 교육 수준이 높고 활동적이다. 그렇다 보니 누구에게 의존적이지 않고, 구속되는 상황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여가가 아닌 건강관리와 자기계발, 사회적 인정 욕구를 추구한다. 파크골프는 이러한 노년층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생활스포츠라는 것이다. 경기 결과가 점수로 나타나고 각종 대회와 자격제도도 활성화되어 있어 성취욕과 경쟁욕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다.
사회적 이미지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게이트볼이 ‘어르신들의 놀이’라는 인식이 강한 반면, 파크골프는 은퇴 이전에 즐겼던 골프의 대중화 버전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다. 노년층 역시 자신을 더 젊고 활기찬 세대로 인식하고 싶어 하는데, 파크골프는 이러한 정체성 욕구를 만족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결국 게이트볼에서 파크골프로의 이동은 단순한 스포츠 취향의 변화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의존적이지 않고, 구속되는 상황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지는 노년층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 변화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운동심리학적 현상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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