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파크골프 열풍, 그 이유를 생각한다

@김준성 경제학 박사·파크골프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입력 2026.07.02. 13:46
김 박사의 파크골프 산책
김준성 박사(경제학·파크골프 생활스포츠지도사 2급)
김준성 박사

최근 들어 광주 광산구 서봉 파크골프장에 가면 붐비는 정도가 도를 넘어섰다고 이구동성이다. 필자도 작년에는 오전에 72홀씩 돌곤 했다. 그런데 올해 들어서는 아침 6시에 도착하지 않으면 45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기 줄은 길어지고 사람은 붐비다 보니 자연스레 말다툼은 많아졌고, 쾌적한 운동을 위해서는 입장을 적정인원으로 제한해야 한다 등 어르신들의 불만이 늘고 있다. 그럼에도 어르신들이 이토록 파크골프장에 몰리는 것은 단순히 건강만을 위해서는 아닌 것 같다. 파크골프가 어르신들에게 주는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주지하다시피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 지역에서 탄생했다. 고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되던 당시, 노인과 어린이, 가족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파크골프는 이름 그대로 공원(Park)에서 즐기는 골프(Golf)로, 기본적인 골프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넓은 골프장과 비싼 장비가 필요한 기존 골프와 달리, 클럽 한 개와 공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쉽게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됐다.

이렇게 시작된 파크골프가 우리나라에 유입되어 인기가 높은 이유는 단순히 운동이 쉬워서만은 아닌 것 같다. 그 이면에는 현대인이 잃어버린 공동체에 대한 갈망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은퇴 후 많은 어르신들은 사회적 관계가 줄어들면서 젊었을 적에 경험하지 못했던 외로움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파크골프장에서는 함께 걷고, 대화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자연스럽게 새로운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이다.

첨단체육공원 파크골프장에서 올해 89세인 어르신을 만났다. 지금까지 필자가 만난 최고령 파크골퍼다. 주변에는 친구가 없고, 부인도 사별했다고 했다. 파크골프장에 오지 않으면 애기할 친구와 이웃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여기오면 함께 파크골프를 치면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파크골프를 계속하기 위해 건강을 챙기는 버릇이 생긴 것 같다고도 하셨다. 노인문제 전문가들도 주목할 대목이다 싶다.

또한 파크골프는 저강도 운동으로 건강과 성취감을 동시에 제공하는 생활스포츠다. 적당한 걷기 운동과 집중력을 요구하는 경기 특성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도움을 준다. 공을 홀컵에 가까이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실력이 향상되는 과정을 통해 인지력이 높아지며, 삶의 활력도 얻는다.

순서 기다리는 골프채

이러한 사회적 배경을 가지고 노인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파크골프는 여기에 머물 것 같지 않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파크골프의 인기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노년층에게 파크골프는 단순한 생활스포츠 유행이 아니라 건강한 노후와 사회적 소통을 추구하는 시대적 요구의 반영으로 보인다.

오늘도 파크골프장에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은 단순히 운동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을 가르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건강과 행복,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따뜻한 관계를 찾아 나선 이들에게 희망의 줄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파크골프 열풍은 생활스포츠를 넘어, 우리 사회의 새로운 문화적 가치는 아닌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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