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간위탁사업 결산검사, 실질적 제도 개선으로 투명성을 높여야

@김성후 광주지방세무사회장 입력 2026.04.12. 15:07
김성후 광주지방세무사회장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민간위탁사업은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민간의 전문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그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사업의 집행이 확대될수록 그 재정 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 확보는 더욱 엄격히 요구된다. 바로 이 지점에서 결산검사의 기능이 핵심적인 공공책임 장치로 자리 잡는다.

현재 수탁사업자는 사업비 사용 내역과 증빙에 대한 결산검사 결과를 위탁기관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다수의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결산검사 수행 주체를 공인회계사나 회계법인으로만 한정해 왔다. 이는 “회계전문성 확보”라는 명분 아래 제도화된 관행이었으나, 최근 대법원이 세무사·세무법인도 결산검사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확히 판시함에 따라, 현행 제도는 명백히 개선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일부 자치단체는 아직도 구시대적 규정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행정의 실효성과 법적 정당성 모두를 떨어뜨리고 있다.

결산검사는 회계 감사가 아니다. 사업비가 본래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증빙과 지출 근거가 정확히 갖추어졌는지, 예산의 사용이 위법·부당하지 않은지를 검토하는 행정적·법적 확인 절차다. 이 과정은 오히려 세무사의 전문성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세무사는 일상적으로 기업이나 단체의 지출과 증빙을 점검하고, 비용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며, 법령에 따른 회계처리와 세무신고를 지도한다. 민간위탁사업의 결산검사에서 요구되는 실질적 역량이 바로 여기에 존재한다.

정책적으로는 단순히 “참여 허용”을 넘어, 세무사·세무법인이 안정적으로 결산검사 참여를 할 수 있도록 제도 기반을 정비해야 한다. 우선, 행정안전부 차원의 표준 조례 개정 지침이 시급하다. 현재 각 지자체별로 조례 문구가 상이하고, 일부 조례는 결산검사 대상을 ‘공인회계사’로만 명시하고 있어 법적 불균형을 야기한다. 중앙정부가 표준안을 개정하여 “공인회계사 또는 세무사, 회계법인 또는 세무법인”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이를 전국 자치단체에 공통적 기준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둘째로, 검사절차의 표준화 및 품질관리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회계사와 세무사가 함께 참여할 수 있게 되면 검사 수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 ‘지방위탁사업 결산검사 표준 매뉴얼’을 마련하고, 사업비 지출 검토 항목(예산 집행 목적 적합성, 증빙의 유효성, 회계처리 오류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해야 한다. 해당 매뉴얼은 회계기준 뿐 아니라 지방재정법, 지방계약법, 세무 관련 법령을 모두 반영해 종합적 가이드라인으로 개발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방재정의 현실을 고려한 조례 개정의 촉진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다수의 수탁사업자는 지역별 공인회계사 인력편차에 따른 검사인을 수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세무사는 전국적으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어, 제도적으로 참여가 보장된다면 지역 간 검사 품질의 격차를 크게 완화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는 조례 개정 권고뿐 아니라, 일정 기간 내 미개정 시 행안부 예산심사 과정에서 제도개선 계획을 의무 보고하도록 하는 유인책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직역 간의 단순한 이해관계 문제가 아니다. 보다 투명한 행정, 효과적인 재정 통제, 그리고 수탁자의 책임성 확보를 위한 제도적 혁신에 가깝다. 결산검사의 목적은 공공재정의 투명성과 국민 신뢰를 지키는 데 있으며, 그 달성을 위해서는 현실적이고 실무에 강한 검증 주체가 필요하다.

지금이야말로 지방정부가 결산검사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법적 근거와 실무 현실을 조화시키는 정책 전환의 시점이다. 세무사·세무법인을 결산검사 주체로 포함하는 조례 개정은 단순한 행정 선택이 아니라 지방재정 거버넌스의 신뢰 회복을 위한 필수 조치다. 조례 개정으로 인한 소모적인 논쟁을 끝내고 이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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