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호남의 미래는 ‘AI와 전기의 수도’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입력 2026.02.27. 15:25
이광재(전 국회 사무총장)

광주·전남이 선택해야 할 미래는 분명하다. AI 시대의 핵심 자원은 데이터가 아니라 전기다. AI는 전기 위에서만 작동한다. 초거대 AI 모델 학습,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정, 전기차, 자율주행, 스마트 제조까지 모든 첨단 산업의 병목은 결국 안정적이고 충분한 전력이다. AI 경쟁은 알고리즘 경쟁이자 전력 경쟁이다. 이 점에서 광주·전남은 이미 다른 지역과 다른 출발선에 서 있다.

전기에 집중한다는 것은 산업을 좁힌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가장 넓은 산업 지형을 여는 선택이다. 전기가 풍부한 곳에는 제조업이 들어올 수 있고, 데이터센터가 들어올 수 있으며, 에너지 기반 AI 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다. 광주·전남이 ‘AI와 전기의 수도’라는 단일한 정체성을 가질 때, 지역의 산업 전략은 흩어지지 않고 하나의 축으로 수렴된다.

군공항을 전기산업도시로

첫 번째 축은 광주 군 공항 부지다. 이곳은 단순한 이전 부지가 아니라 전기관련 기업도시로 재설계돼야 한다. 발전, 송배전, 전력제어, 전력반도체, 전기차 부품, 에너지 저장장치 기업들이 집적되는 전기 산업 특화 도시다. AI 시대의 산업단지는 더 이상 굴뚝이 아니라 전력과 데이터가 흐르는 공간이다. 광주 군 공항 부지는 이 전환을 상징하는 산업 거점이 될 수 있다.

두 번째 축은 전남대학교와 나주 혁신도시다. 이곳은 전기관련 연구, 협회, 표준, 실증, 창업, 전시를 총괄하는 혁신경제의 중심이 돼야 한다. 전남대는 전기·에너지 분야 학과를 대한민국 최고 수준으로 집중 육성하고, 나주 혁신도시는 공공기관과 연계된 연구소, 협회, 기업의 실증과 사업화를 담당한다. 연구만 있는 공간이 아니라 연구와 창업, 전시와 국제 교류까지 전기를 주제로 한 모든 활동이 이 축에서 이루어지는 구조다.

세 번째 축은 금호타이어 부지다. 이 부지는 송정역과 바로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결정적인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수도권과의 출퇴근이 가능하고, 광주 도심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이곳은 단순한 재개발 부지가 아니라 역세권 AI·전기 혁신 허브가 되어야 한다. 역 주변에는 국제 회의실, 첨단 연구공간, 기업 연구소, 장기 체류형 레지던스가 함께 들어서야 한다. 연구자와 기업가, 투자자가 머물며 일하고 토론하고 협업하는 공간, 광주 혁신의 관문이자 얼굴이다.

산업간 상생의 길 열린다

이 세 축은 각각 따로 존재해서는 의미가 없다. 광주 군 공항의 전기 기업도시, 전남대와 나주의 연구·창업·전시 축, 송정역 일대의 역세권 혁신 허브는 하나의 전기 생태계로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한다. 산업은 군 공항 부지에서, 연구와 표준은 전남대와 나주에서, 교류와 확산은 송정역 일대에서 이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네 번째 배치 전략이 더해져야 한다. 전기가 있는 곳에 산업을 배치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와 전력 인프라를 활용해 솔라시도에는 데이터센터와 AI 연산 산업을 유치하고, 목포 국가산단과 인근 산업단지에는 전력을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을 배치한다. 데이터센터와 제조업이 같은 전력 생태계 안에서 역할을 나누는 구조다. 이는 전력 효율을 높이고, 산업 간 상생을 가능하게 한다.

전기생태계 구축

이렇게 되면 광주·전남은 여러 산업을 나열하는 지역이 아니다. 전기라는 하나의 주제로 AI, 제조, 데이터, 연구, 창업, 전시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역이 된다. 전기는 이 지역의 정체성이 되고, AI 시대 대한민국의 핵심 경쟁력이 된다.

이 전략은 지역 발전을 넘어 국가 전략이다. 그리고 이 전략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은 접근성이다. 수도권과 지방을 가르는 것은 거리 자체가 아니라 시간이다. 서울에서 광주 송정까지 1시간이 된다면, 공간의 개념은 완전히 달라진다. 수도권의 인재와 자본은 광주·전남의 전기·AI 생태계로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광주·전남의 기업과 연구는 수도권 시장과 즉각 연결된다.

서울-송정을 1시간 거리로

서울에서 송정까지 1시간.

이 한 줄이 현실이 되는 순간, 수도권과 지방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윈윈 구조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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