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룰수록 손해다, 말바우 태양광은 지금이 적기다

@설정환 광주시 북구 마을자치도시재생센터 대표이사·시인 입력 2026.02.10. 18:00
설정환 재:설정도시연구소 대표

전통시장에서 ‘지원’이 체감되기 위해서는 분명한 조건이 있다. 한 번 받고 끝나는 혜택이 아니라, 매달 반복되는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주는 구조여야 한다는 점이다. 상인들이 가장 크게 느끼는 고정비는 전기요금이다. 냉난방과 조명, 각종 공용 설비는 계절이나 매출과 관계없이 늘 가동되고, 전기요금 고지서는 어김없이 돌아온다. 이런 이유로 전통시장 정책은 이제 시설을 더 짓는 데서 멈추지 않고, 운영비 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말바우시장은 지금 비교적 드물게 여러 조건이 동시에 갖춰진 상황에 놓여 있다. 하루 평균 2만7천여 명이 찾는 광주의 대표 전통시장이지만, 그동안 주차 공간 부족은 상인과 시민 모두에게 반복된 불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북구는 2018년부터 총사업비 180억 원을 투입해 말바우시장 제3주차장을 조성했다. 1만541㎡ 부지에 주차면 268면, 전기차 충전시설, 공중화장실, 공연무대를 갖춘 이 공간은 제1·제2주차장까지 포함해 총 392면의 주차 여건을 마련하며 오랜 숙원이던 주차난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주차장이 완성된 지금,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이 뒤따른다. 이 공간을 주차 기능에만 사용하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필자는 지난 12월 19일 상인회장과 함께 주차장과 공중화장실, 상설무대, 보이는 라디오 방송국, 쌈지공원 등 주요 시설을 직접 둘러보았다. 현장에서 공유된 문제의식은 비교적 분명했다. 시설은 눈에 띄게 개선됐지만, 그 시설이 시장 운영비 절감이나 미래 변화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충분히 활용되고 있는지는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었다. 공간은 마련됐지만, 그것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작동시키느냐에 대한 정책적 연결은 아직 더 고민이 필요한 단계로 보였다.

이 과정에서 제시된 대안이 주차장 태양광이다. 말바우시장 태양광은 환경을 상징하는 장치라기보다 시장 운영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에 가깝다. 특히 제3주차장과 같은 공공 주차장은 구조적으로 태양광 설치에 유리하고, 조성 시점과 정책 환경을 고려하더라도 사업을 검토하기에 성숙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차장 상부에 설치되는 캐노피형 태양광은 여름철 그늘과 비가림이라는 이용자 편익을 제공하는 동시에, 생산된 전력을 주차장과 시장의 공용전기(조명·설비)에 직접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전기요금 절감 효과는 비교적 빠르게 나타난다. 아케이드 상부 역시 공용전력 사용처와 맞물려 있어, 대규모 추가 공사 없이도 운영비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말바우시장 태양광은 광주 전통시장에 적용 가능한 하나의 현실적인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러한 접근이 결코 말바우만의 구상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은 다른 지역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강원 고성의 간성전통시장은 한국에너지공단이 추진한 ‘선(善, Sun)한 전통시장 만들기’ 사업을 통해 태양광 설비를 설치해 공용전기에 활용하고 있으며, 경기도 파주의 금촌통일시장 역시 태양광 설비로 연간 수백만 원의 전기요금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사례가 보여주는 공통점은 분명하다. 태양광은 환경을 상징하는 장식물이 아니라, 전통시장의 고정비 구조를 개선하는 실질적인 수단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책 환경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2026년을 앞둔 정부 예산 기조는 재생에너지 확산과 분산전원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전통시장 태양광 보급 지원 역시 강화되는 흐름에 있다. 지금 추진할 경우 제도와 재정을 함께 활용할 수 있지만, 시기를 놓칠 경우 검토만 반복되다 기회를 흘려보낼 가능성도 있다.

말바우 태양광을 ‘햇살연금’이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연금은 반드시 현금 지급일 필요는 없다. 매달 빠져나가던 비용을 줄이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그것 또한 시장의 미래를 지탱하는 자산이 된다. 말바우시장 제3주차장은 이미 완성됐다. 이제 남은 과제는 선택이 아니라 실행의 시점이다. 준비된 조건을 활용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합리적인 타이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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