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국민건강보험 재정을 지키는 마지막 퍼즐, 특사경 도입

@신재숙 국민건강보험공단 광주동부지사 과장 입력 2026.01.29. 18:53

국민건강보험은 ‘아프면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사회’를 떠받치는 핵심제도다. 그러나 그 근간인 건강보험 재정은 지금도 조용히, 그러나 지속적으로 새고 있다. 사무장병원과 면대약국, 허위·과다 청구 등 조직적이고 지능적인 부정수급이 그 원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범죄가 단순한 규정 위반이 아니라 명백한 형사 범죄임에도, 이를 막아낼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방대한 청구 자료와 현장 정보를 통해 부정행위를 적발하고도, 수사권이 없어 결국 경찰과 검찰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수사는 지연되고, 증거는 사라지며, 환수율은 떨어진다. 그 사이 재정 손실은 고스란히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사무장병원의 폐해는 단순한 재정 문제를 넘어선다. 의료 전문성이 없는 자본이 병원을 운영하며 과잉 진료와 부실 진료를 일삼고, 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그럼에도 이들 범죄는 명의 대여, 차명 운영, 복잡한 자금 흐름으로 얽혀 있어 일반 수사기관이 단기간에 실체를 규명하기 어렵다.

이 지점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건보공단은 의료수가 체계와 급여 기준, 청구 구조를 누구보다 잘 아는 전문기관이다. 이미 축적된 빅데이터와 현장 조사 역량을 수사 권한과 결합한다면, 부정수급은 적발을 넘어 실질적 처벌과 재발 방지로 이어질 수 있다.

특사경 도입이 권한 남용이나 과잉 수사를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환경, 식품, 노동 등 여러 분야에서 특사경 제도는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수사 대상과 범위를 법으로 명확히 제한하고, 검찰의 통제와 사법적 절차를 유지한다면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건강보험 재정은 정부의 돈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낸 보험료다. 이를 조직적으로 빼돌리는 행위를 방치하는 것은 성실한 국민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것과 다름없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특사경 도입은 새로운 권한의 확대가 아니라, 무너진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이제는 논의의 시간을 넘어 결단의 시간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을 지키는 일은 곧 국민의 삶을 지키는 일이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