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과 사람을 잇는 고향사랑기부제

@김선희 국립목포대학교 레저스포츠지도학과 교수 입력 2025.11.20. 18:17
김선희 국립목포대학교 레저스포츠지도학과 교수
김선희 국립목포대학교 레저스포츠지도학과 교수

지난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전남도 고향사랑기부제 발전 전략 모색을 위해 일본 북해도 일원 견학에 참여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2023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개인이 자신의 주소지 이외의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만들 제도이다.

2025년 현재 개인당 연간 최대 2천만원까지 기부할 수 있고 10만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10만원 초과분은 일반 지자체 16.5%, 특별 재난 지역은 33% 까지 세액 공제를 받는다. 또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지역특산품, 관광, 체험서비스 등을 답례품으로 제공받는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세 감소 문제를 보완하고 답례품 소비를 통해 지역의 농수산물, 특산품 판로를 확대하고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사회적 관계망 복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견학에는 도·시군 공무원, 도의회, 관련 전문가 등 19명이 북해도 일원을 방문해 일본 고향납세제를 파악하고 답례품 운영 선진 지자체를 방문하는 일정이었다. 4박 5일간 석탄박물관과 메론으로 유명한 유바라시(夕張市), 사진마을·용천수·쌀로 유명한 히가시가와정(東川町), 물류·수산·제조업 중심의 복합산업도시인 도마코마이시(이엉점小牧市), 온천관광 중심도시인 노보리베츠시(登別市), 눈축제로 유명한 삿포로시(札幌市) 등을 둘러보며 여러 지역의 특색을 직접 확인했다.

이들 도시에서 진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와 답례품 운영 전략 등에 대해 일본 공무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듣고 연수단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현장의 생생한 고민과 추진 의지를 체감하는 자리였다. 한편, 현장에서 마주한 도시와 농촌의 풍경은 전남도가 앞으로 직면할 미래를 보여주는 듯했다. 인구 1만명이 채 되지 않는 지역, 비어 있는 골목과 오래된 건물, 침체된 분위기 등은 우리 앞에 놓일 미래의 단면일지도 모른다.

일본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8년 고향납세제를 도입했다. 당시 지방세 감소와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고향에 기여하는 새로운 방식을 마련한 것이다. 일본도 시행 초기에는 관심을 많이 받지 못했지만 2014년 민간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지역 특산품과 체험형 답례품이 활성화됐다. 지금은 지역을 살리는 영향력 있는 제도로 자리 잡았다.

연수단이 방문했던 지역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부금을 활용해 지역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유바라시(夕張市)는 파산도시라는 낙인을 넘어 지역 특산품인 멜론의 브랜드화와 석탄 유산 관광으로 재도약의 기반을 마련했다. 히가시카와정(東川町)은 기부자를 지역의 동반자로 대우하며 청년 정주사업, 문화 프로젝트, 공립 일본어 교육기관(동가와 일본어학교) 등을 통해 꾸준히 인구 유입을 이끌어 내고 있다.

도마코마이시( 小牧市)는 항만, 물류 중심지라는 기존 인프라를 기반으로 산업 도시의 길을 모색하고 있으며 노보리베츠시(登別市)는 온천 관광 자원을 활용하여 체험형 답례품으로 온천 숙박권을 제공하여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삿포로시(札幌市)는 스마트시티 전략과 눈축제를 결합한 도시형 관광, 체험형 답례품을 제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 사례들이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점이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지역 재정을 보완하는 도구를 넘어 지역과 사람을 잇는 통로라는 점이다. 출향민에게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끈을 이어가는 방식, 고향과의 정서적 연결을 지속하는 방식이 되고, 은퇴 후 귀촌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앞으로 살고 싶은 지역을 미리 경험하는 기회가 된다.

기부자는 단순한 후원자 아니라 미래의 주민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지역은 기부자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고 기부자는 지역과 함께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이렇듯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과 사람을 잇는 통로인 고향사랑기부제는 기부 이상의 가치와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지역에 낸 기부금은 지역의 교육, 복지, 문화에 쓰이고 내가 받은 답례품은 지역 경제에 다시 힘을 준다. 이러한 순환은 지역과 나를 잇는 끈이자, 통로인 것이다. 앞으로 전라남도가 지향해야 할 고향사랑기부제는 단순한 기부를 넘어 '전남다움', '지역다움'의 구현이다.

이러한 비전이 실현될 때 고향사랑기부제의 슬로건인 '작은 참여가 지역의 미래를 여는 힘'이 현실이 될 것이다. 지금, 우리 지역의 미래에 참여하고 싶은가?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은 바로 '고향사랑기부제'에 동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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