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뜨거운 도시에 바람의 숨결을 불어 넣다

@송승헌 서부지방산림청 경영계획 팀장 입력 2025.09.16. 15:50
송승헌 서부지방산림청 경영계획 팀장

최근 환경적인 이슈가 계속해서 커지고 도심의 열섬현상이 강해지면서,시민들의 삶의 질은 점차 위협받고 있다. 올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여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6∼8월 일 최고 기온은 평균 30.7℃로 역대 가장 높았다. 또 올 여름철(6∼8월) 폭염 일수는 28.1일에 달해 평년(10.6)의 3배 가까운 수준이다.

더구나, 이런 폭염이 9월까지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세계기상기구(WMO)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심한 폭염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인류는 폭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도시숲은 이제 휴식 공간을 넘어 기후대응과 생태적·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핵심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도시슾은 도심의 열기를 떨어뜨려주기도 하고, 큰 나무들로 하여금 소음을 차단하는 역할도 한다. 뿐만 아니라, 공기 중 온실가스를 흡수하여 대기를 정화하고 시민들에게는 생활속 쉼터의 역할도 하고 있다. 도시숲을 조성한다는 것은 그저 '녹지를 만드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도시숲의 폭염 및 도시열섬 완화 효과는 과학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도시숲은 주변보다 3℃에서 7℃까지, 아스팔트 대비 표면 온도를 최대 10℃까지 낮추며 열섬현상을 완화하고, 여름철 전력 소비를 20% 이상 절감한다는 연구 결과(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23)도있다.

더구나, 도시숲 1ha당 연간 46kg의 미세먼지를 흡수하는데, 이는 경유차 27대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양과 유사하다. 서울의 '남산 도시숲'의 경우 주변보다 평균 25% 낮은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하였고, 미세먼지 차단숲인 시흥시 '곰솔누리숲'의 지난 17년간 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85.2㎍/㎡에서 43.0㎍/㎡로 절반(49.5%)가량 줄었고, 호흡기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시민도 43.4%나 감소하는 등 도시의 공기 질을 개선하는 실효성이 입증되었다.

또한, 미국 마이애미대 연구에 따르면 도시숲 인근 거주자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16% 낮으며, 우울증 위험도 감소한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

이렇듯 도시숲이 갖는 과학적 효과에 기반한 도심녹지의 확대는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세실 코니넨다이크 교수는 "모든 가정에서 창밖으로 3그루 이상의 나무가 보여야 하고, 생활권에서 나무그늘 비율이 30% 이상이고, 모든 거주지가 300m이내에 도시숲 같은 녹지를 확보해야 한다"는 '3-30-300' 규칙(2022)을 주장하였다. 이는 누구나 쉽게 즐기고 찾아갈 수 있는 생활권 녹지를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방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흐름에 따라, 산림청은 2019년부터 기후 대응 도시숲 588곳과 도시바람길숲을 17개 도시에 조성하였다. 올해도 '기후대응숲' 107곳과 '도시바람길숲' 20곳 등을 추가 조성할 예정으로 현재 14㎡인 1인당 도시숲 면적을 2027년까지 WHO 권고 기준인 15㎡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서부지방산림청은 도시슾 30곳을 운영하고 있으면서, 최근 3곳을 추가로 조성하고 있다. 먼저, 구례 봉성산은 도시공원과 유아숲체험원을 연계한 세대를 아우르는 산림교육과 쉼터로, 영광 관람산은 물무산행복숲 둘레길과 도서관을 연계한 복합 휴양공간형으로, 담양 산성산에는 곧 개장을 앞둔 국립정원문화원과 도시숲을 생태축으로 연결하여 사람과 자연이 하나되는 치유공간을 만들어 "사람을 위한 힐링, 지구를 위한 쿨링"에 앞장서고자 한다.

이제 도시숲은 단순한 '녹색 인프라'가 아닌 생존 전략이다. 기후 재앙과 콘크리트 정글 속 인간 소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정부와 기업, 시민이 협력해 '숨 쉬는 도시'를 만들 때, 우리는 다음세대에게 건강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작은 나무가 내일의 거대한 숲이 되듯, 지금 행동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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