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전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광주가 뜨겁다. 아스팔트의 열기가 숨을 턱 막히게 하고 에어컨 없이는 밤잠을 설치기 일쑤이다. 갈수록 봄가을의 기간이 짧아지고 무더운 여름이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이러한 기후 온난화에도 지역별로 체감 온도에는 차이를 느끼게 된다. 왜 그럴까?
도시의 숨결은 그 도시가 걸어온 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광주와 대구, 두 도시의 여름 풍경은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에 숨겨진 이야기는 사뭇 다르다. 최근에 대구와 광주의 폭염을 아프리카의 열기에 비유하여 '대프리카'와 '광프리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의 기상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광주의 평균 체감 온도가 36.2°C로, 대구의 35.6°C보다 0.6°C 높게 나타난다. 이 작은 차이가 시민들의 체감에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더욱 우려되는 점은 기온 변화의 추이이다. 최근 20년간의 데이터를 보면, 광주의 기온이 1.5°C 상승한 반면, 대구는 1.4°C 상승했다. 비록 0.1°C의 작은 차이지만, 이는 광주가 점점 더 빠르게 더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이 차이의 주범은 첫째, 바로 습도 영향으로 광주의 평균 상대습도는 80.5%로, 대구의 66.7%보다 현저히 높다. 광주 시민들이 느끼는 더위가 더 극심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흥미로운 점은 실제 기온에서는 여전히 대구가 광주보다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높은 습도로 인해 광주의 체감 온도가 더 높아져 '광프리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둘째, 두 도시의 지리적 특성도 이러한 차이에 한 몫 한다. 광주는 해안과 가까워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고, 주변의 산맥들이 습기를 머금고 있어 습도가 높다. 반면 대구는 내륙의 분지 형태여서 상대적으로 건조한 기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리적 특성이 두 도시의 기후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는 마치 한 도시는 촉촉한 피부를, 다른 도시는 건조한 피부를 가진 것과 같다. 이 작은 차이가 여름철 체감 온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결국 '광프리카' 현상은 단순히 기온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변화의 영향, 지역의 지리적 특성, 그리고 습도라는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이는 우리에게 기후변화의 영향이 단순히 기온 상승에 그치지 않으며,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셋째, 도시의 구조도 두 도시의 열기를 갈랐다. 대구는 분지 형태의 지형을 역이용하여 열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숨구멍을 만들었다. 그러나 광주는 분지형태의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대기흐름이 정체되고 있다. 이는 마치 한 도시는 숨 쉬는 법을 배웠고, 다른 도시는 그 방법을 잊어버린 것과 같다.
넷째, 녹지면적 확대정책차원에서 대구와 광주, 두 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녹색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대구는 '포레스트 대구' 프로젝트라는 웅장한 캔버스를 펼쳐 놓았다. 2026년까지 6천만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는 야심찬 계획은 마치 도시 전체를 거대한 숲으로 만들겠다는 선언과도 같다. 이는 단순히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 도시의 폐부에 신선한 산소를 불어넣는 작업이다. 더불어 대구는 녹지의 질적 향상에도 주목하고 있다.
반면 광주는 다른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27년까지 도시공원 면적을 두 배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5000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사유지를 매입하고민간공원특례사업을 통해 비공원시설 비율을 전국 최저인 9.6%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결국, 광주와 대구의 기온 상승 속도 차이는 도시계획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는 단순히 현재의 문제가 아니라, 과거부터 이어져 온 도시 철학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밀집된 고층 아파트를 과도하게 지어 바람길을 막는다든지 물길이 차단되면 도시는 숨이 막힐 수밖에 없다. 나아갈 길은 분명하다. 녹지를 확대하고, 도시 구조를 개선하며, 습도를 관리하고, 열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는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기온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차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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