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재명 정부에 바라는 것---민생·통합·미래·지역을 위한 정부-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입력 2025.06.08. 17:28
최영태(전남대 명예교수)

최영태 전남대 명예교수.

이재명 정부가 출범했다. 인수위 기간이 없었지만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선거였기 때문에 당선 이후를 잘 준비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윤석열 정부가 국가를 너무 엉망으로 운영했기 때문에 윤 정부의 3년 공백과 그 후유증을 치유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정부에 기대와 주문이 클 수밖에 없다.

이재명 정부에 네 가지를 주문하고 싶다. 첫째는 국민이 일상적 삶에서 변화를 느끼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한마디로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이 국정의 최우선적 목표가 되어야 한다. 다행히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주의를 강조하는 사람이다. 민생이 우선이라는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할 것으로 생각한다. 계층마다, 지역마다 요구하는 내용이 다르고 평가도 다르겠지만, 서민과 중소 상공인 등의 목소리가 민생 우선 정책 수립에 바로미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둘째,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해주기 바란다. 지금 대한민국은 심리적 내전 상태에 처한 것이나 다름없다. 국론분열이 지금처럼 심화한 데에는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 정치인들이 정치를 전쟁처럼 극단적으로 이끌게 되니 그 지지자들도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이게 국민 전체로 확산하였다. 이번 대선에서 새삼 인식하게 된 것처럼 극우를 포함하여 보수의 힘은 만만치 않다. 이들을 물리력으로 대처하려 하면 국론분열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대통령이 취임식 날 점심 자리에 야당 정치인들까지 초청하고, 또 선거가 끝난 후 경쟁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의 말을 전한 것은 잘한 것이다. 국민 통합 노력은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우리 앞에 놓인 수많은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점은 여소야대 정부였고 취임 초기 보수층의 우려와 거부감이 컸던 김대중 정부가 어떻게 극단적 반대를 피하면서 많은 성과를 만들어냈는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극우 문제를 포함하여 야당의 비정상적 자세는 물리적 방법이 아니라 정치를 잘 하고 국민의 지지도를 높이면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셋째, 최소한 20~30년 후의 대한민국도 상상하며 정책을 펼쳐주기 바란다. 초저출생의 후유증은 이미 나타나고 있지만, 20~30년 후가 되면 그 부정적 영향이 상상하기도 힘들만큼 클 것이다. 몇 달 전 한국을 방문한 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는 한국이 이대로 가면 소멸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면서 다음과 같은 조크를 던졌다. "그런데 내가 왜 한국을 걱정하지??? 한국인들은 걱정도 하지 않는데???." 정치인들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해야 할 지적이 아닐 수 없다.

인구 감소, 생산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노령인구의 증가에 따른 산업 쇠퇴, 국민의 과도한 조세 부담, 병력 자원의 감소 등 초저출산 현상으로 인한 난제는 한둘이 아니다. 그런데 20~30년 후 마주칠 이런 난제들은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장년층의 노후에 관한 이야기이고, 젊은이들의 미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시 말하면 20~30년 후의 이야기는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고, 내 자식과 손주들의 삶에 관한 이야기이다. 청와대에 미래수석 자리라도 신설하여 미래 대한민국에 대한 체계적인 대비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넷째, 지역에 대해 주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호남을 '천수답 지역'이라고 표현한다. 호남은 민주당이 집권하면 약간 관심의 대상이 되다가 보수정당이 집권하면 완전히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현상을 반복하고 있다. 호남이 천수답 지역이 된 데에는 민주당의 존재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도 호남은 이재명 후보에게 높은 지지를 보여주었다. 호남인 자신도 노력해야겠지만, 이재명 정부도 적극적 응답을 해야 한다. 낙후된 호남의 미래를 포함하여 지역 소멸 문제는 민생 문제만큼 중요한 과제이고 시급하게 해법을 제시해야 할 문제이다. 지역 문제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실천적 성과를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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