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쌀이 천덕꾸러기가 됐다. 식습관 변화, 인구 감소 등 여러 가지 요인에서 비롯될 수 있다. 쌀 소비량은 지속적으로 급감하는데 해마다 과잉 생산으로 쌀값 하락과 농가소득 감소라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1인당 쌀 소비량은 56.4㎏이다. 10년전(67.2㎏) 보다 10.8㎏가 줄었다. 인구도 2024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해 2041년에는 5천만 명 시대가 끝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쌀 소비량과 인구는 감소하는데 수요량에 비해 생산량이 더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24년도 쌀 생산량은 3천584천t이다. 인구(2024년 12월 기준)는 5만1천238천 명이다.
산술적으로 보더라도 인구수에 1인당 쌀 소비량을 곱해보면 해마다 많은 양의 쌀이 남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당연히 수요량 보다 공급량이 많으면 쌀값은 하락한다. 쌀값 하락은 농가소득 감소로 직결된다.
매년 과잉 생산된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아침밥 먹기 운동, 쌀 무료 나눔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행사를 한다고 해서 밥 한공기 먹는 사람이 두공기 먹지 않는다.
좀처럼 쌀 생산량이 줄어들지 않은 것은 벼농사가 밭농사에 비해 기계화율이 높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과잉 생산되면 시장격리에 대한 기대 심리도 있어 쌀 생산 편중이 고착화되는 것 같다.
쌀값 안정화를 위해 소비 촉진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해결 방안은 밥쌀용 쌀의 적정 생산이다. 수요량을 예측해 적정 수준으로 공급량을 맞추면 적정한 가격이 형성된다.
우리나라도 경제 성장과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육류와 같은 고단백 식품소비가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량은 60.6㎏이다. 쌀 보다 4.2㎏을 더 소비한다. 10년 후에는 65.4㎏을 소비할 것으로 예측했다.
육류 소비량이 증가함에 따라 한우, 돼지, 닭 등 가축 사육량과 육류 수입량도 증가했다.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 수입액도 증가했다. 최근 몇 년새 국제 곡물가격이 상승하여 수입 사료용 옥수수 값도 두 배가량 올랐다.
관세청에 따르면 2020년 95억 톤의 사료용 옥수수를 수입하는데 19억 달러였던 것이 2023년 92억t을 수입하는데 29억 달러가 됐다. 수입 사료용 옥수수 가격에 따라 사료값이 급등하면서 축산농가의 경영난이 심화됐다.
이에, 전남도는 정부에 밥쌀용 쌀 대신 논에 타작물로 사료용 쌀 재배를 제언했다. 밥쌀용 쌀을 적정량 생산해 가격을 안정화 시키고, 수입 사료용 옥수수를 일부 대체해 외화유출을 절감하자는 취지였다.
옆나라 일본도 사료용 쌀 생산을 확대해 밥쌀용 쌀 생산량을 안정화 시켰다.
2018년 8만㏊였던 재배면적이 2024년에는 9.9만㏊까지 늘어났다.
이는 일본 쌀 전체 생산량의 8% 규모이다. 여기에 더해 사료용 쌀로 키운 축산물을 브랜드화시켜 부가가치를 높였다.
사료용 쌀은 밥쌀용 쌀 재배기술과 사용하는 농기계도 같다. 벼 재배농가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작물이다.
쌀 초과생산에 따른 시장격리 매입비, 창고보관료 등도 발생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사료용 쌀을 전략작물 품목으로 선정해 주고, 국내 배합사료 업체에서 일정량의 사료용 쌀을 사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주면된다.
밥쌀용 쌀 대신 논에 타작물로 사료용 쌀을 재배하여 폭락한 쌀값을 잡고, 배합사료 주원료인 옥수수를 일정량 대체하여 급등한 사료값을 잡는 일거양득의 기회를 잡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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