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종업원 5인 이내의 사업자를 소상공인 혹은 스몰비지니스 사업자라고 부른다.
이들 대부분은 골목상권을 중심으로 우리의 이웃들에게 제품을 판매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도 많지만 그만큼 실패율이 높은 것도 사실이다.
광주광역시의 상시고용인 5인 이내의 소상공인은 전체 산업체 19만85개의 약 94.2%를 차지하고 있으며 종사자 수도 23만6천680명으로, 지역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과 폐업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사업체 규모가 작기 때문에 지역에서 저평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최에는 연말 특수를 누리기도 전에 터진 느닷없는 비상계엄 사태, 불의의 제주항공사고 등으로 최악의 불경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상공인의 천국'이라고 알려진 미국 오래곤주 포틀랜드를 큰 기대를 갖고 방문하게 되었다.
먼저 포틀랜드의 표어인 'Keep Portland Weird' (우리의 독특함을 잊지말자!)는 지역의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문화를 상징하는 구호이다. 이는 대기업화와 획일화에 대한 반발로 포틀랜드특유의 개성과 다양성을 인정하며, 도시가 가진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고유의 정체성을 유지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포틀랜드에는 세계 최대의 Powell's Books 등 독립서점, 부두도넛 (Voodoo Doughnut)등 다양한 디저트가게, 소규모 양조장, 푸드트럭, 빈티지 상점, 고양이 카페 등 독특한 상점들이 많아 독창적인 도시 풍경을 만들고 있다. 또한 울창한 숲과 공원으로 둘러싸여 있고, 도시 자체가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여 미국에서 가장 높은 아웃도어 활동지수를 나타내고 있다. 나이키와 콜롬비아 스포츠 본사가 이 곳에 자리잡고 이유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포틀랜드시의 상징적인 소상공인 지원정책인 'Healthy Business Program'에 대해 알아본다. 포틀랜드시는 코로나19로 인한 실내 영업 제한으로 큰 타격을 입는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공공 도로나 주차 공간 등 야외 공간을 활용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차량 통행이 적은 도로를 폐쇄하거나 일부 도로는 일방통행으로 바꾸어 레스토랑, 카페 등이 테이블을 놓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한 고객이 소매점이나 레스토랑에서 간편하게 물건을 픽업할 수 있도록 커브사이드 픽업 존(Curbside Pick-Up Zones)을 운영했다. 도로변 주차 공간을 야외 영업 공간으로 전환해 테이블, 의자, 임시 가설물 등을 설치·활용했으며 공공 플라자나 넓은 보행로를 야외 이벤트와 판매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런 파격적인 정책적 지원으로 실내 영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야외 공간을 활용해 매출을 유지하고 생존 가능성을 높였으며, 주민들이 가까운 지역에서 안전하게 식사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어, 지역 경제와 커뮤니티가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
포틀랜드시는 이러한 혁신적인 공공 공간 사용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도시 자원의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실험하며, 더 나은 도시 설계에 영감을 줬다. 이러한 사례는 위기 상황에서 도시와 소상공인이 협력하여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한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된다.
한국 지자체들도 이러한 혁신적 접근을 참고해 공공 공간의 유연한 활용과 간소화된 행정 절차 등을 통해 지역 경제의 실핏줄이라고 할 수 있는 소상공인들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도입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예산이 수반된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여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한정적인 정부예산은 소상공인을 위한 자그마한 심폐소생술이며, 죽어버린 상권과 그들을 지속적으로 살릴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회의감은 다들 느끼고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소상공인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중앙정부의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더불어 지자체에서는 소상공인 활성화를 지역사회 문제로 확대하고 혁신적인 공공지원을 펼쳐야 할 때인 것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소상공인은 지역민에게 골목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고령화, 인구소멸과 소상공인 활성화를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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