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지방연구원법이 개정되면서 지방연구원 설립 기준이 인구 100만 이상에서 50만 이상으로 완화되었다. 이에 따라 안양, 안산, 시흥, 성남, 부천, 남양주 등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들이 대도시 자격을 얻으면서 지난해까지 지방연구원을 설립했다. 그러나 지방연구원의 목적과 역할을 봤을 때 오히려 50만 이하의 지방정부에 연구원 설립이 더욱 필요하다는 게 필자의 주장이다. 지방소멸과 같은 심각한 지역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연구와 정책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지방연구원의 설립이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지방연구원은 대부분 광역지자체에 집중되어 있으며, 대도시들은 재정적 여건이나 연구 기반이 충분해 연구원 설립을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역 소멸과 불균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의 많은 소규모 자치단체들은 연구원의 설립이 지역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현행법에서는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에 한정된 설립이 가능하기 때문에, 규모가 작은 지방정부들은 기회 자체가 차단되어 있다. 광역지방연구원에서 기초자치단체의 연구를 포괄한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군구의 실정에 맞춰진 연구성과를 실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까.
지역 불균형과 소멸 문제는 더 이상 인구 수가 적은 지역의 고유한 문제가 아니다. 전국적으로 경제와 사회 구조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단지 지방의 문제로만 한정될 수 없다. 각 지역마다 고유한 문제와 특성이 존재하므로, 지역 맞춤형 정책과 연구가 필수적이다. 지방연구원은 바로 이러한 맞춤형 정책과 지역 특성에 맞는 연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구다.
소규모 지방정부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해당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연구와 정책 개발이 중요하다. 지방연구원이 설립되면, 각 지역에 맞는 구체적인 정책 연구가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역의 전통산업을 현대화하는 방안이나, 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 개발 정책 등을 연구할 수 있다. 지방연구원은 이렇게 지역 맞춤형 정책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된다. 지역소멸 해법 찾기에 골몰하는 지방정부에서 지역문제를 연구하는 전문인과 관련 공신력을 갖춘 연구 인프라가 구축된 곳이 있기는 한가.
그렇다면 왜 인구 50만 이하의 지방정부에도 지방연구원이 필요할까? 현재 대도시는 연구원이 설립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은 예산과 인프라가 부족해 연구원 설립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연구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중앙정부의 일률적인 정책만을 적용하게 되어, 지역 특성에 맞는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방연구원이 설립되면 각 지역은 보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 특성에 맞춘 정책은 지역 주민들의 요구와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지방연구원 설립을 위해서는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에도 일정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지방연구원의 설립은 단지 정책 연구를 위한 기구 설립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지역 발전을 위한 중요한 투자이자, 지역 주민들의 미래를 위한 기반이 될 수 있다. 예산문제 등을 이유로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에 국한하여 지방연구원을 설립하게 하는 것이라면, 지역문화재단 등 지방정부가 출연하는 기관 등의 경우는 왜 인구 5만 명도 안 되는 지자체에까지 설립이 허용되는가에 대해 답이 좀 필요해 보인다.
지방연구원의 설립이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제도적 변화가 아니라, 실제로 지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지역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구 50만 이하의 지방정부에도 지방연구원 설립을 허용하는 법 개정은 지역 소멸과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각 지역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연구를 통해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는다면, 이는 지방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기폭제가 될 것이다. 인구수에 따른 기준 완화가 아니라 아예 폐기가 마땅하다.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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