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1세기 비상계엄이 시사한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입력 2025.01.01. 17:42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가 밝았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해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는 강제병합 115년, 해방 80주년, 한일기본조약 체결 60주년이다. 남북 관계에 있어서는 한국전쟁 발발 75주년, 남북정상회담 25주년이 되는 해다. 또 우리나라 민주주의 역사에 큰 획을 그은 4·19혁명 65주년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난해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사태 당시 '1980년 5월의 광주가 2024년 12월의 대한민국을 구했다'라고 전 세계적으로 평가된 5·18민주화운동이 발생한지 45년째가 되는 해다.

그렇다면 우리 광주는 올해 무엇을 해야 할까. 몇 가지 열거하자면 먼저 올해부터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보완해야 한다. 4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진한 진상규명은 광주의 아픔이 치유되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이를 위해 5·18 진상규명을위한특별법 개정을 요구해 행방불명자와 암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희생자를 찾을 계획이다. 이처럼 5·18조사위에서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이어 받아 추가 조사해 오는 2030년 5·18 50주년에 맞춰 '5·18 50년사'에 그 결과를 담을까 한다.

또 '5·18기념사업기본법(가칭)'을 제정해 5·18을 국가가 기념하고 기억하도록 할 방침이다. 동시에 5·18조사위가 종합보고서를 통해 국가에 권고한 사항을 각 부처가 이행하도록 촉구하고 감시할 예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땅의 민주주의가 다시는 후퇴하지 않도록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이끌어 낼 것이다. 광주의 피 흘림 끝에 확고해졌다고 믿었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지난해 12월3일 윤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취약함이 들어났다. 광주는 한 목소리로 국회와 여·야 정당에 개헌 특위 설치를 요구한 바 있다. 올해는 연초부터 설명회, 심포지엄, 서명운동 등으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활동을 진행할 생각이다.

모두가 협력해 5·18 45주년도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나게 준비해야 한다. 특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올해 광주를 찾는 방문객이 많아질 것이다. 방문객들을 5·18 역사 공간과 5월 행사로 안내하고 숙박·교통·음식을 잘 제공하기 위한 안내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 방문객들이 광주에 오기 전 미리 온라인에서 신청하고 광주에 도착한 뒤에는 친절한 안내를 받아 광주를 느끼고, 5·18 정신을 배울 수 있도록 관련 기관 및 단체와 함께 차질 없이 준비할 것이다. 아울러 방문객들이 5월 광주에 와서 민주주의를 주제로 하는 각종 프로그램과 5월 행사에 참석할 수 있도록 방문객과 시민의 입장에서도 고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5·18 당시 시민들을 구금하고 재판했던 군사 시설인 영창과 법정, 옛 505보안대를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곳에서 음악·전시·체험 등의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방문객들에게 광주와 5·18을 알릴 예정이다.

끝으로 5·18 비경험 세대가 5·18 정신 계승 활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올해부터 5·18 50주년이 되는 2030년까지 기반을 마련할 생각이다. 5·18 50주년 때 광주가 대전환을 이루는 것이다. 1980년 5월 피 흘렸던 광주, 45년 전 광주의 희생이 오늘날 우리의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가 되었다. 5·18 비경험 세대는 최근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에서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느꼈다. 21세기 비상계엄이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시사한 셈이다. 5·18 비경험 세대가 5·18 정신 계승 활동의 전면에 서도록 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광주공동체 대전환 토론회를 개최하고, 5·18 민주유공자들이 1980년 5월 당시 정신으로 돌아가 모범적인 공동체를 이룰 수 있도록 그들의 품위와 존엄성을 유지하는 여러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에도 5·18 정신인 연대와 협력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