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완도-제주 간 해저 송전망, 상호보완재 역할 기대

@이순형 동신대 전기공학과 교수 입력 2024.12.04. 17:49
이순형 동신대 교수

지난 2020년에 착공에 들어간 완도-제주 간 해저 송전망(#3HVDC) 건설사업이 올 12월 초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번 #3 HVDC가 완공되면, 전력공급 능력 증대에 따라 제주지역 전력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또한, 단일망으로 구성돼 있는 완도지역의 정전 발생을 방지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게 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제주 #3 연계선 구축으로 전남의 출력제어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전력공사와 전력거래소 측 분석에 따르면, 전남도가 그동안 우려했던 출력제어 문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3 HVDC 구축으로 인해 전력이 제주에서 전남도로 역송되기 보다는 전남도에서 제주로 안정적으로 공급되면서, 제주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고 제주의 전력수급 안정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재 전남도에서 제주로 공급되는 전력이 그 반대(역송)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크다. 2023년과 2024년 9월 말까지 제주에서 전남도로 보낸 송전량은 전남도에서 제주로 보낸 송전량의 약 1% 이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특히 최근 전남은 전 지역이 계통포화지역으로 지정돼 역송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 보인다. 전력거래소 측에서도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두 지역이 전력공급 과잉 상태인 경우, 재생에너지 출력제어 영향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는 전남도와 제주에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을 감안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송전망 확충, 장주기용 ESS 구축 등 전략적 인프라 투자를 지금부터 시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최근에 거론되고 있는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3 HVDC 구축에 따라 확보된 계통에 대해 전남권 계통포화가 해소될 때까지 제주에 대한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 만약 제주도에서 신규 발전 허가가 추가적으로 이뤄진다면, 추후 계통포화가 해소되는 시점에서 제주에서 전남도로의 역송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산업부와 전력거래소는 전력 수급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3 HVDC 준공으로 전남도에 대한 출력제어 우려는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3 HVDC 준공은 전남도와 제주지역의 전력 수급 균형과 계통 안정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전남도와 제주지역을 대상으로 전략적인 인프라 투자와 함께,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를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번 완도-제주 간 해저 송전망 완공을 계기로, 정부가 전남도와 제주 간 상호보완적인 전력망을 운영하면서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가길 기대해 본다. 이순형 동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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