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
광주전남지역본부장
생수공장은 맑은 물이 풍부한 곳에 세워지게 마련이다. 반도체공장도 막대한 용수와 전력 확보가 가능한 곳을 찾아 건설된다.
필자는 반도체 제조공장을 광주·전남권역에 유치할 것을 정부와 정치권, 그리고 반도체기업에 제안한다. 전남의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잠재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집중 완화와 지방균형 발전 측면에서도 그 당위성은 충분하다.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혁신도시를 만들고 공공기관들의 지방 이전을 강력히 추진해 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매년 수도권집중이 점점 심해지고 있음은 여전한 현실적 한계이기도 하다. 이를 타개할 대안으로 공공기관 이전 외에도 반도체공장 같은 앵커 기업 유치는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정부는 수도권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반도체공장 신설을 추진하면서 이에 필요한 막대한 용수 및 전력 확보와 관련하여 여러가지 어려움에 봉착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반도체기업들은 RE100으로 대표되듯이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되는 전력을 점점 더 많이 사용하도록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 요구에 부응하여 수도권에 반도체공장을 가동하고 있거나 신설할 기업들을 위해 한국전력은 전남에서 태양광발전 및 풍력발전으로 생산되는 전력을 수도권까지 송전시설을 건설하여 가져가 반도체공장의 전력 확보에 도움을 주고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도 제고하게 할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전남지역은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하여 태양광 발전은 전력 생산량이 2022년 기준 6.4MWH로 전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8%에 달한다. 이에 더하여, 최근에는 영광부터 여수까지 연근해에서 풍력발전에 대한 대대적 투자 프로젝트가 착수되었거나 계획되어 있어 다른 지역보다 신재생에너지 전력생산 비중이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송전시설을 전남에서 수도권까지 건설하려면 막대한 건설비용이 소요되고 환경파괴, 송전망 통과지역의 민원 등 많은 난제가 예상된다.
광주시와 전남도는 반도체공장을 우리 지역에 건설하도록 정부와 정치권을 설득하고 해당기업과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막대한 비용과 민원을 감수하지 말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지역내에서 자체 소비하자는 얘기다.
우리나라에 대표적 반도체기업 1개는 광주에, 다른 1개는 대구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한다면 호남과 영남에서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길이 될 것이다.
기업들은 수도권을 벗어나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게 어렵다고들 한다. 광주와 대구 규모의 대도시는 양질의 인력을 공급하는 유수의 대학들이 다수 있으므로 반도체 제조인력 확보는 문제될 게 없다. 특히 반도체 연구개발 기능은 수도권에 두고 제조공장은 광주와 대구 권역에 배치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만의 세계적 반도체회사 TSMC는 일본 최남단 구마모토 근교에 반도체공장을 건설 중이고,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의 시골 마을에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의 광주와 대구 규모의 대도시 인프라는 충분히 대규모 반도체공장을 수용할 능력이 있다고 본다.
수도권에 반도체공장이 추가되면 주변 도시 인프라 확충에 대규모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반면에 광주권역에 비슷한 규모의 반도체공장이 신설되면 훨씬 적은 인프라 예산이 필요할 것이므로 이러한 예산 절감분은 지방 이전에 따른 법인세 감면 등 인센티브 제공을 위한 용도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수원(水源)이 아주 가까운 곳에 생수공장을 짓듯이 RE100을 고려할 때 용수와 신재생 전력 확보가 용이한 전남지역에 반도체공장을 세우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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