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보성 녹차, 세계인의 음료, 가능성은 충분하다

@윤영주 전 진도부군수, 동신대 겸임교수, 행정학 박사 입력 2024.09.08. 14:36
윤영주(전 진도부군수, 동신대 겸임교수, 행정학 박사)

스타벅스는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커피 체인점이다. 64개국에 2만 3천개 매장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약 1천여 곳에서, 커피 뿐만 아니라 차, 주스, 디저트 등을 판매한다. 더 넓게는 굿즈 상품도 출시하고 있으니 브랜드를 파는 회사이다. 스타벅스는 진출한 국가나 그 지방 농산물을 이용한 음료를 상품화하고 있다. 보성에서 유기농으로 생산된 녹차를 가루로 가공한 말차가 그것이다. 보성녹차의 우수성을 세계적인 브랜드 스타벅스가 보증해주고 있는 셈이다. 보성 녹차가 브랜드 파워를 자랑하는 스타벅스에 입점했으니 보성으로서도 농산물을 넘어 지역 인지도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진도 대파가 세계적 외식 브랜드 맥도널드에서 '대파 버거'로 출시돼 전국민의 입맛을 사로 잡은 사례와 일맥상통한다.

진도 대파 버거는 세계적인 맥도널드와의 협업에 성공해 진도의 청정 농수산물을 전국에 알리고 진도의 이미지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기업 역시 자사의 유무형 가치 상승에 톡톡히 재미를 봤다. 맥도날드는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 성공에 힘입어 이 상품을 재출시했고,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을 새롭게 론칭했다. 기업과 지역 특산품과 협업으로 서로 윈윈하는 '로코노미'는 보성 녹차로 키운 녹돈을 활용한 보성 녹돈 버거가 빛나는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이제 본란의 핵심 내용인 보성 녹차의 세계화를 이야기 한다. 보성은 대한민국 녹차수도이다. 우리끼리 폼잡기 위해 부르는 말이 아니다. 보성은 전국 차 재배 면적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보성을 중심으로 전남 1천118 ㏊, 경남 883 ㏊, 제주 57 ㏊다. 생산량은 전남 1천250톤, 경남 1천390톤, 제주 875톤에 이른다. 보성 차는 역사성도 깊다. 천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보성 차 재배지는 계단식으로 전통적 차 재배 기술로 국가중요농업유산 제11호(2018년)로 지정돼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보성에서 녹차의 미래는 현실에 비춰볼 때 밝지는 않다. 전국에서 차 재배 농가가 감소하고 있는 현실에서 보성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차소비가 늘고 있는 상황과는 반대로 우리나라에 차 소비량이 줄고 있는 것과 기인한다. 녹차를 능가하는 커피 소비량 영향도 크다. 6천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차는 1천500년에 불과한 커피보다 역사성을 갖고 있음에도 대한민국에서 차의 대중성은 굴욕을 맛보고 있는 셈이다. 찻 잎에는 건강에 유익한 다양한 기능성 성분이 함유돼 있어 혈압 강하, 치매 예방, 뇌신경 기능 조정 효과로 전세계적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이다. 보성 녹차는 한국의 대표적 지역 특산품이다. 직간접적으로 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그렇기에 보성군도 지역내 640개 생산자조합의 차 생산시설 현대화, 유기농 인증 등을 매년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이유다.

보성 녹차 수도의 깃발은 더 높이, 더 멀리 펄럭여야 한다. 노정된 현실에서 결코 쉽지만은 않으나 포기할 순 없지 않은가?

보성 녹차 산업 활성화와 세계화를 위해 몇가지 제안해본다.

첫째 녹차는 커피와 탄산음료에 길들여진 젊은이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음료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녹차는 건강에 관심이 높은 건강 음료 이미지가 강했다. 녹차를 활용한 건강과 다이어트에 맞춘 제품 개발과 연구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둘째 녹차산업은 연구와 기능개발, 연구 인력, 장비 등 복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 장비 및 기반시설과 연구 인력, 생산자 조합과 차문화 보급 단체 등과 이미 수립된 로드맵에 지속적으로 업데이트가 중요하다. 2022년 시작된 차산업 고도화 프로젝트 110억원 사업비와 복합 클러스터 구축은 더 많은 고민이 따라야 한다.

셋째 녹차 재배지가 관광자원과 햇빛을 이용한 소득을 창출하도록 해야 한다. 이 일대에 영농형 태양광 시설을 검토해볼만하다. 차생산자 단체가 영농형 태양광 시설에 참여 비용을 내고 수익금을 나눠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이다.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기여하면서 차 재배 귀농 유인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향기 녹차, 빨간 녹차, 황금색 녹차, 흰색 녹차, 보라색 녹차 나무를 식재해 관광 인프라 활용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는 보성 군민에게 차 소비와 차문화 활동을 위한 정책도 추진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생산한 제품을 내부에서 관심 갖지 않고 "보성 녹차 많이 애용해주세요"라고 말할수 없지 않은가.보성 군민에게 녹차 소비 증대와 차문화 활동을 적극 독려하는 것은 녹차산업 육성의 대전환으로 이어질 것으로 본다. 녹차 수도는 말만으로 되지 않는다. 실질적으로 녹차수도의 내용물인 재배 면적, 매출액, 관광 요소, 차문화 문화, 홍보 등 녹차의 모든 면에서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해야 가능함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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