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안전한 일터 조성이 건강한 공동체 밑거름

@윤건열 광주시 안전정책관 입력 2024.06.12. 09:13
윤건열 광주시 안전정책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직면하는 다양한 위험은 탄생 순간부터 안고 살아가야하는 숙명일지도 모른다. 자연재난과 같이 예측이 어렵고 피할 수도 없는 위험이 있는가 하면 인류가 낳은 문명의 이기로 초래되는 위험도 많다. 특히 인간이 편리하기 위해 만든 기계나 화학약품 등으로 새롭게 나타난 위험은 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늘어났다. 조금 더 편하게 또는 생산성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 등에 의해 노동자들의 신체가 손상되거나 생명을 잃기도 하는데 통상 산업재해라 할 수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업무에 관계되는 건설물·설비·원재료·가스·증기·분진 등에 의하거나 작업 또는 그 밖의 업무로 인하여 사망 또는 부상하거나 질병에 걸리는 것을 산업재해' 로 규정하고 있다

한 가정을 책임지던 가장이 일터로 출근했으나 불의의 사고로 귀가하지 못하거나 현장학습 나갔던 특성화고 학생이 열악한 작업환경 및 부실한 안전관리 등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등 산업재해로 인한 불행은 계속되고 있다. 2020년 10월 현대중공업 아르곤 가스 질식 사망사고,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압사사고, 물류창고 건설현장 화재사고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와 같이 재해가 계속되는 근본적인 이유가 기업의 안전·보건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는 것이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에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 등이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다하도록 하고 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처법)이 2021년에 제정되어 2022년 1월 27일부터 시행된 것이다.

특히, 올해 1월 27일부터 중처법 적용이 5인이상 50인미만 사업장까지 확대되었다. 그러나 한국경영자총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0인 미만 466개 기업을 대상으로 중처법 준수현황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77%가 아직도 법적 의무사항 이행을 완료하지 못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중처법 영향 등으로 규모가 있는 업체의 산업현장에서 안전관리는 많은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는 산재보상통계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다만, 50인미만 사업장에서는 위의 자료에서 보듯이 아직은 열악한 실정이다.

광주광역시는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한 일터가 조성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산업안전보건우수기업 인정사업은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 우수기업을 선정하여 인증서 및 현판을 수여하고 소정의 개선자금을 지원한다. 아울러, 선정된 업체는 관계법령에 따른 금융행정적 지원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둘째, 소규모 사업장 위험성평가 컨설팅 지원사업은 소규모 민간사업장 산재예방 등을 위해 위험성평가 컨설팅을 해주고 있다. 시에서 선정한 전문성 있는 보조사업자가 소규모 사업장이 위험성평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셋째, 영세사업장 현장노동자의 열악한 휴게여건 개선을 통한 노동자 휴식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배달·택배기사, 대리운전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의 휴식을 위한 공공쉼터 확대 운영 등을 통해 일터에서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세종실록에 "백성은 오랫동안 일하고 쉬지 않으면 그 힘이 쇠하게 되고, 오랫동안 쉬고 일하지 않으면 마음이 해이해 진다"고 세종의 어록이 실려 있다. 신분차별이 엄연하던 시대에도 일과 휴식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일하기 좋은 환경을 관계자들이 모두 함께 만들고 우리 스스로 안전을 생활화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오랜 기간 우리나라가 산재사망률 OECD 국가 중 산재사망률 1위였던 사실을 잊지 말고, 이제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한다.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손꼽히는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일터에서의 안전을 확보하여 일을 통해서도 행복하고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야 진정한 선진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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