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광주교육에는 '학자협치학교'가 있다

@한경국 입력 2024.06.09. 16:20
성재미 장덕고 학부모
성재미.

초등학교 소풍 전날 설레는 마음에 잠을 설치고 비가 오면 어쩌나 걱정하던 어린아이처럼, 남편도 아이도 없이 나 홀로 떠난다는 생각에 모처럼 들뜬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광주학부모지원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부모들이 1박 2일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의 '학자협치학교' 입학생이 된 것이다.

남해와 통영은 수차례 여행하며 들렀던 도시라서 잘 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동안의 여행에서는 그냥 지나쳤거나, 구석구석 숨겨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명소들을 둘러보며 역시 전문가의 동행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순신 장군의 유해를 육지로 옮긴 노량의 이락사를 시작으로 촉석루와 세병관을 둘러보고, 논개 사당과 창렬사에서는 나라를 지키고 백성들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한 그들의 숭고한 희생을 되새기며 깊은 감사와 존경의 마음으로 참배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역사 문학 탐방에서 많은 곳을 다녔지만 가장 인상깊게 남은 곳은 한산도였다. 한산도는 30분가량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과거 이순신 장군이 이곳을 본거지로 삼아 당포 해전에서 승리한 뒤 왜적과 세 번째로 접전하며 적을 섬멸시키고 해상권을 장악하는 동시에 적의 해상 보급로를 차단하여 적의 사기와 전의에 큰 타격을 줬던 곳으로, '한산'이라는 영화의 주 무대이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학창 시설 수없이 읊조리며 외우던 시조인데 수루 현판에 적힌 걸 보고 있노라니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이곳에서 깊은 고민을 했을 그분이 떠올라 마음이 절로 경건해졌다. 역사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고 했던가요. 이번 탐방의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해주셨던 노성태 원장님 덕분에 그 지역에 담긴 문화와 역사를 쉽게 이해하고 옛이야기처럼 들려주어 기억에 더 많이 남았다.

임진왜란 당시 3대 대첩인 한산대첩은 전라도 수군이, 행주대첩은 전라도 관군이, 진주성 전투는 전라도 의병들이 중심이었다 한다. 역사에 남겨진 정의로움과 당당했던 그분들 덕분에 광주인으로써 자긍심도 느낄 수 있었다.

'토지'와 '김약국의 딸들' 등 문향이 가득한 박경리문학관까지 함께한 2기 협치학교 동기들은 처음 버스에 올라탈 때의 어색함은 사라지고 오랜 시간 함께 한 사람들처럼 친근함과 끈끈한 동지애를 느끼며 1박 2일간의 감동을 함께 나누었다.

우리 광주 학부모지원단은 학교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으로 내 아이, 내 학교가 아닌 우리의 아이, 우리의 학교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우리 아이 응원 캠페인, 결식 우려 학생 집 반찬 지원, 위기 아동 교육비 지원 나눔 장터 등이 주요활동이다. 정의롭고 당당했던 역사 속 광주인들처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학부모들이 더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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