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014년 따뜻한 봄, 나비들에게

@무등일보 입력 2024.04.14. 14:46
김진환 광양참여연대 사무처장

세월은 다시 흘러 열 번째 봄을 맞이한다. 봄이 오면 생각나는 것 중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나의 봄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기억된 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다. 지난 1일 노란 배지를 시민들의 가슴에 달아 주다가, 갑자기 통한의 바다 팽목항으로 출발했다. 혼자가 아닌 소중한 형들과 함께 출발하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웠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두 시간 반의 시간을 달려 팽목항에 도착하니, 빛바랜 깃발에서 새겨진 '잊지 않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가 힘차게 펄럭이며 반갑게 우리를 반겼다. 10년의 세월이 보여주듯 빛바랜 깃발, 노란 리본, 색이 벗겨진 등대의 세월호 기억과 하늘나라 우체통, 다양한 조형물들이 세월의 흔적을 보여주며, 아픔의 경험과 상처를 표현하고 있었다.

수많은 이들의 울음과 자책, 다짐을 눌러 담아야 했던 세월호 참사가 오는 4월 16일, 10주기를 맞는다. 304명이 희생된 그 날은 어둠을 밝히는 빛, 진실을 향하는 힘으로 우리 사회의 뼈아픈 교훈이 되어야 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는 '절대로 잊지 않겠습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함께 다짐했다. 우리는 그 후 한순간도 '완전한 진실과 책임', '안전한 사회'를 향한 우리의 약속과 다짐을 포기한 적이 없었다.

아직 규명되지 않은 진실을 찾아 나가는 일도, 희생자를 온전히 애도하고 피해를 치유하는 일도, 보다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일도 여기서 멈출 수 없다.

다가오는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앞두고, 그날의 기억, 그날의 다짐, 그날의 약속을 다시 되새기고, 진실과 정의, 안전한 사회를 향한 우리의 연대와 실천을 더욱 굳건히 하기 위해 잊지 않고 함께 행동하기로 했던 모두의 마음을 다시 모아야 할 때다.

다시는 참사와 재난으로 눈물짓는 국민이 없어야 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가족도 없어야 한다. 추모나 기억은 과거에 대한 것 같지만, 실은 미래에도 중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현재의 문제다. 계속 발전하는 현재와 미래의 우리 모습이다. 그리하여 추모나 기억공간은 과거 현재 미래의 우리다.

세월은 흘러 다시 봄이 왔다.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TV 앞에서 온 가족이 앉아 한마음으로 간절하게 빌었던 그 날, 묘하게 아리던 뒤통수와 내려앉은 기분들, 다음날 모두가 조심스러워했던 첫마디, 10년이 흐른 지금, 다시 그날이 다가온다. 나는 그저 기억하고 되새길 뿐이다.

그 날의 기억과 추모를 위해 소중한 이들과 함께 추모와 기억공간인 팽목항으로 우리 함께 봄 맞으러 가는 것을 제안해 본다.

"다시 따스한 봄이 찾아왔어, 우리 함께 봄 맞으러 가자!

아주 오래도록 기억할게, 다시금 어디에 있든 밝고 따뜻한 곳에서 늘 평안하길 바랄게"

2024년 광양의 한 노란 리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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