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신종 가축전염병' 없는 청정 전남 기대

@정광현 농축산식품국장 입력 2024.04.04. 18:14

코로나19 펜데믹 당시 100만명 수준까지 떨어졌던 해외 여행객이 최근에 80% 수준까지 회복됐다고 한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여행을 떠난 국민은 약 2천300만명에 이른다. 국제적 교류와 교역이 활발해지면 해외 신종 가축전염병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지난해 10월19일 이러한 우려는 현실이 됐다. 아프리카와 유럽 등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던 소 럼피스킨병이 중국 등을 거쳐 국내에 처음으로 유입된 것이다. 한달동안 전국 9개 시·도에서 총 107건 발생했다.

럼피스킨은 주로 파리, 모기 등 매개체를 통해서 소에 감염돼 고열, 우유 생산량 급감, 피부에 특징적인 혹(2~5㎝) 등이 나타나는 제1종 가축전염병이다.

정부는 3년전부터 이 질병을 예의주시 하면서 백신 54만 마리분 비축 등 선제적 방역조치 계획을 마련했다. 확보 백신은 집중 발생지역을 중심으로 발생 사흘 후부터 긴급접종을 시작해 11월10일까지 전국 모든 소 408만마리에 접종을 완료해 추가 확산을 차단했다

이 때 전남도는 전국 사육규모 대비 2위 임에도 불구하고 선제적·체계적인 방역조치를 실시, 단 2건만 발생했을 정도로 가축방역 대응에 전력을 다했다.

전남도는 정부 계획보다 5일 빠른 11월5일까지 67만마리에 백신접종을 끝마쳤다. 아울러 도와 시·군 가축방역·재난·보건부서, 농협공동방제단 99개반 등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농장소독, 파리·모기 등 매개체를 집중 방제했다.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 럼피스킨,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등 악성 가축전염병은 해외에서 사람, 선박, 매체개(파리·모기), 철새 등을 통해서 국내로 유입된다. 백신접종, 소독과 출입통제 등 농장단위 차단방역을 소홀히 할 경우 새로운 가축전염병은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해외에서 국내로 유입 될 수 있는 신종 가축전염병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성우(牛)역, 아프리카마역, 블루텅 등 이 세가지 주요 가축전염병이 최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확산 추세에 있다고 한다. 어느 때라도 국내로 유입될 수 있는 상황으로 진단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 외에 유효한 치료법이 없어 방역관리 강화가 더욱 요구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가성우역은 양, 염소의 질병으로 2015년 이후 신장·청해 등 중국 북서부에서 주로 발생했다. 오염된 사료나 물 섭취, 감염 동물과의 접촉 등에 의해서 전파된다. 주요 증상은 고열, 설사 등을 특징으로 치사율이 50~100%로 매우 높다. 해외에서는 개발된 백신을 접종 중이다. 우리나라는 염소 51만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전남은 10만마리를 기르고 있다.

두번째, 아프리카 마역은 말, 당나귀, 노새의 질병으로 2020년 태국(감염된 말 수입)과 말레이시아(원인 미상)에서 발생 했다. 특히 유럽에서 지속 발생하고 있다. 주로 모기가 매개체로 전파된다.

주요 증상은 고열, 기침과 폐렴을 특징으로 하며 치사율이 70~95%로 높다. 아프리카 지역(사하라 이남)에서만 개발된 백신을 접종 중이다. 우리나라는 말 2만8천마리가 사육되고 있으며, 전남은 200마리를 기르고 있다.

세번째, 블루텅병은 소, 염소(양), 사슴 질병으로 2017년~2020년 일본에서 발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2011년 감염사례 보고가 있었으며 유럽은 지속 발생하고 있다.

주로 모기가 매개체로 전파된다. 주요 증상은 고열, 전신 충·출혈, 안면부종 등을 특징으로 하며 치사율이 2~30%(면양 최대 70%)로 위 두가지 질병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 해외에서는 개발된 백신을 접종 중이다. 우리나라는 사슴 2만마리가 사육 중이며, 전남은 2천마리를 기르고 있다.

최근 럼피스킨 확산 상황으로 볼 때 신종 가축전염병 유입 및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선제적 방역조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철저한 사전 방역대책 수립과 축산농가, 국민들의 협조는 필수적이다.

다행히 이 세가지 질병은 아프리카돼지열병과는 달리 백신이라는 큰 무기를 가지고 있다.

정부에서는 민간 전문가·생산자단체 등과 협업을 통한 유입방지와 발생 시 피해 최소화를 위한 국경 검역 및 예찰 강화, 농가 교육, 해외 모니터링, 백신 정책(비축)과 진단체계 등을 미리 마련해야 한다. 농가는 철저한 백신 접종과 모기·파리 등 해충구제, 외부 출입자 통제 등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해외를 여행할 때는 해당 나라의 축산농장 방문과 축산물(음식물 포함) 국내 반입을 자제하고, 해외 여행중에 입었던 의류 등은 즉시 세탁해야 하며, 5일간은 가축사육시설 출입을 금지해야 한다.

농장주, 관계 공무원 및 관련 단체의 적극적인 방역활동과 사전대비로 신종 해외 가축전염병이 유입없는 청정 전남이 되기를 기대한다.?정광현 농축산식품국장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