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의 미래를 위한 통 큰 결단···주민들만이 할 수 있다

@성극모 전 대구통합신공항건설본부 종전부지개발단장 입력 2023.12.20. 18:18

올해 4월 '광주 군 공항 이전 특별법'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이 쌍둥이법으로 제정되어 군 공항 이전사업 및 지원사업에 대한 국가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대구 군 공항 이전 사업이 탄력을 받아 지난 11월 20일 대구시와 국방부가 '기부 대 양여 합의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이전사업 시행에 돌입했다.

돌이켜보면 2014년 대구시가 국방부에 군 공항 이전을 건의한 지 9년 만의 일이다. 그간 많은 과정을 지나왔지만 가장 중요한 고비는 군 공항 이전 부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소음과 고도 제한 등 주민 피해를 알면서도 군 공항을 받아줄 지역이 있을 것인가?'

대구시에서 2008년부터 군 공항 이전 업무를 맡아왔던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공통된 걱정이었으며, 군 공항 이전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고비였다.

그러나 막상 대구 인근 지역 대상으로 유치 신청접수 결과 군위군과 의성군이 신청함으로써 오히려 유치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군위와 의성 주민들이 군 공항 이전에 따른 소음과 고도제한 등의 피해를 몰라서 유치를 희망했다고 생각할 분들은 없으리라. 길게 얘기할 것도 없이 지역소멸 위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비하고자 하는 지역민들의 통 큰 결단이었다.

지역 소멸 군위와 의성은 대구와 가까운 지역으로 한때는 군위의 인구가 8만, 의성은 20만을 넘을 정도로 번성한 군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남 고흥과 함께 전국 3대 인구소멸 고위험 지역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정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촌 인구 감소에 따라 주민들의 삶의 질이 저하되는 경로를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인구가 감소하면 지역 상권의 붕괴로 음식점, 이미용실, 세탁소, 약국, 상점, 학원 등 시장을 통해 공급되는 생활 서비스가 사라진다. 둘째, 국민 누구에게나 형평성 있게 제공되어야 할 교육, 공공의료, 장기요양, 소방, 치안 등의 공공서비스가 '재정 효율성' 주장에 밀려 축소된다. 셋째, 농촌의 대표적인 공동체였던 가족이나 마을 내 구성원들 간의 호혜적 관계가 이제 명맥 유지조차 위태로운 지경이 된다.

이 같은 농촌의 현실이 우리 사회가 곧 직면할 미래이자 피할 수 없는 지역 소멸의 과정임을 잘 아는 군위·의성의 뜻있는 어른들이 실보다 득이 많은 길을 택하셨다. 진정 고향을 위하고 지역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던 까닭이다 미래의 젊은 세대들에게 무엇을 물려줄지 고민하며 고육지책임을 알면서도 끝내 열린 마음으로 선택하신 길이었으리라 생각한다.

열린 마음으로 맞이하는 지역의 미래 공항이 이전하게 되면 그 지역이 누리는 혜택들도 무척 많다. 우선 군 장병과 가족 등 인구 유입으로 대규모 주거단지가 조성된다.

또 식당·슈퍼 등 판매시설이 들어서 소비활동이 증가한다. 학교가 활성화되고 도로 신설 및 재정비로 교통여건이 좋아진다. 공항을 중심으로 지역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이미 알려져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일부 피해를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에 군위와 의성의 주민들이 나섰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광주 인근 지역인 함평과 무안의 군 공항 유치 찬성의견이 많이 증가한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지역의 미래를 걱정하는 숭고한 마음에 어찌 동서남북이 있으랴. 공항 이전지를 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전지역 주민들의 수용성, 즉 새로운 공항을 받아주는 열린 마음이란 사실은 절대 바뀔 수가 없다.

이제는 지역주민들이 먼저 나서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는 주민들의 큰 뜻에 따르기만 할 뿐 어떠한 정치적인 고려도 해서는 안 된다. 진정으로 미래를 걱정하는 성숙한 주민들의 소중한 마음들이 모여 하루빨리 광주도 대구와 함께 이전을 시작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성극모 전 대구통합신공항건설본부 종전부지개발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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