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부는 양파 저율관세할당 수입 결정 당장 철회하라

@정길수 전남도의회 의원 입력 2023.07.27. 10:20

정부가 7월초 양파 가격폭등을 사전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을 9만t(기존 2만t → 확대 11만t) 증량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당장 9월부터 수입양파를 시장에 공급할 복안이다. 지금 도매시장 양파시세는 ㎏당 1천300원~1천500원 수준이다. 비교적 높은 가격대로 민간수입량이 계속 증가하는 상황임에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수입산 양파를 대거 들여오겠다는 발표는 어불성설이다.

정말 정부는 양파 수급이 어렵다고 판단해서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3년산 양파 생산량 실측조사' 자료에 따르면 양파 생산량은 전년 대비 6.3% 증가하지만, 평년보다는 14%가 감소한 121만 6천t이라고 발표했다. 또 올해산 양파 품위간 격차가 커 가격 전망치보다는 상승할 수 있으나 저장성 저하에 따른 입고 기피로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며, 또 중국산 양파 민간 수입이 증가하여 가격 상승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우리 국민의 연간 양파 소비량은 96만여 톤으로 현재 국내 생산량으로 충분히 수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민간수입으로 중국산양파가 현재 관세 135%를 적용해 국내로 들어오면 시장 출하가능 가격이 ㎏당 1천100원 내외이며, 정부가 적용한 TRQ로 관세 50%를 적용한다면 767원의 중국산 양파가 시중에 유통된다.

이처럼 저가 양파가 시장에 유통되어 국내산 양파 가격이 하락하게 되면 위탁판매 농업인의 소득은 감소하게 되며, 특히 우리 지역의 주산지 농협들은 일년 경제사업에 큰 손실 위기에 처하게 된다. 수입시기도 정부가 대량으로 유통되는 추석기간에 맞춰 추진하는 것은 결국 국내산 양파의 숨통을 옥죄는 형국이다.

애써 키운 농산물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현실은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몇년에 한번은 그래도 가격이 올라 손해를 만회할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요즘은 양파 값이 조금만 오르면 바로 민간 수입물량이 늘어나 가격이 상승해도 소득이 그리 크지 않는데도 이제는 정부까지 앞장서서 저관세 수입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산 물량이 국민 소비량에 못 미치는 수준도 아닌데도 말이다. 우리나라 농가가 아니라 행여 중국산 양파 농가를 도와주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지금 농촌은 생산비 급등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리고 올해도 집중호우로 대다수 농작물의 피해를 받아 생산량 감소가 불 보듯 뻔하다. 또 생산감소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정부는 모든 농산물 품목에 소비안정 명목으로 저율관세할당 카드를 빼 들 것이다.

인건비·비룟값, 자재비, 유류대 등 생산비가 2~3배 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농업인의 실제 소득에 대한 깊은 고려 없이, 일방적으로 평년대비 도매가격 인상분과 물가라는 단편적이고 불공정한 잣대로 재단하여 수입이라는 정책 기조만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농업인의 희생만을 당연시한 처사다.

양파의 경우 정부가 지난해 9만 2천t이라는 유례없는 규모로 저관세 수입을 강행했고, 올해 1월에는 명절 소비자 물가 안정 명목으로 저율관세 2만톤을 수입한데 이어, 3~4월에는 소비자 할인 지원사업과 세계무역기구(WTO) 수입 신선양파 긴급 구매 명목으로 약 2천500t을 추가 수입하는 등 농업인에 대한 숙고는 전혀 없이 국가차원의 편향된 수입 정책만을 일삼고 있다.

현 정부는 국산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면 아무 대책 없이 방치하고, 국산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 농산물을 마구잡이로 들여와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모습이다. 이는 자유주의, 시장주의를 강조하는 현재 정부 방침에 왜 농산물은 예외인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어떤 정부에서도 양파가 본격 출하 유통되는 5~7월에 큰 규모로 수입하겠다는 발표를 한 사례가 없기에 가히 현 정부의 농업정책을 규탄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정부의 비효율적인 양파 수급정책으로 그간 모든 피해를 감내해야 했던 최대 주산지인 우리 지역의 농업인들은 내년도 양파 파종을 준비해야 하는지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양파 저율관세할당 수입 확대 계획을 즉각 중단해야 하며, 특히 추석기간을 앞둔 시점에서 정부가 앞장서서 수입을 장려하는 행태는 절대 해서는 안된다. 농촌 곳곳에서 기상이변과 생산비와 씨름하면서 농토를 지키고 있는 농업인에게 국가가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더 이상의 고통은 주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정길수 전남도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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