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절기 중 봄의 시작인 춘분이 다가오고 있다. 춘분에는 논밭을 갈고 김을 매는 등 한해 농사를 시작한다. 필자가 초등학교를 다닌 1970년대 춘분은 보릿고개로 접어드는 시기로 농가에서 식량사정이 어려워 끼니를 걱정했다.그나마 농도인 전남에는 영산강을 따라 곡창지대가 펼쳐져 있어 보릿고개를 덜 겪었으나, 가뭄이나 홍수·태풍 등으로 흉년이 들면 끼니 걱정을 피해갈 수 없었다.
영산강은 담양군 용면 용추봉에서 발원하여 담양 광주 나주 함평 영암 무안 등지를 지나 서해로 흘러드는 우리나라 4대강 중 하나이다. 예전에 영산강은 나주 영산포까지 선박이 드나들었으나, 영농기에는 가뭄으로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고 여름철에는 태풍과 홍수 등으로 인명과 재산피해가 반복되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 1971년부터 시작한 영산강유역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목포와 영암군 삼호읍 사이 영산강 하구에 길이 4.3㎞에 이르는 영산강 하구둑을 건설했다.
1981년 영산강하구둑과 함께 준공된 배수갑문은 높이 13.6m, 너비 30m로 당시로서는 동양 최대 규모였다. 갑문 옆에는 배가 드나들 수 있는 수문을 만들어 30톤급 소형선박이 강과 바다를 통행하도록 했다. 영산강을 시작으로 1993년 영암방조제, 1996년 금호방조제가 건설(축조)되어 바닷물이 차단됨으로써 영산호에는 2억5천여만톤, 영암호 2억5천만톤, 금호호 1억3천만톤 등 총 6억3천만톤의 담수호가 조성되어 나주 무안 영암 해남 함평 등 농경지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되었고 장마철에는 홍수조절 역할을 하여 영산강 주변에는 홍수 걱정이 없어졌다. 또한, 영산호와 영암호, 그리고 금호호 등 3개 호소는 최대폭 150m의 수로로 연결되어 하나의 거대한 담수호를 이루고 있어 요즘같이 봄 가뭄이 심한 기후변화시대에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수자원이다.
영산강하구둑 완공후 2000년대 들어서 기후변화로 가뭄과 집중호우가 반복되었고 여름철 예측할 수 없는 기록적인 강우가 증가함으로써 홍수량을 안전하게 배제하기 위해 2010년 영산강 하구둑 구조개선사업으로 영산강하구둑 배수갑문과 영암방조제 배수갑문을 증설했다.이 때 바다와 강으로 배가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도록 영암방조제에 통선문을 신설했다.통선문(通船門)이란 말 그대로 배가 드나드는 열린 나루이다.
통선문도 기존 30톤에서 430톤의 선박이 통행할 수 있도록 15배 정도의 규모로 크게 설치하여 황포돛배도 자유롭게 통과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통선문을 통해 영산강과 바다를 드나드는 선박은 총 819회(연평균 75회)이다. 통행하는 선박은 주로 나주 황포돛배, 환경지도단속 선박, 내수면어업 어선 등이며, 통선 목적의 비중으로 보면 어업 60%, 환경정화 30%, 선박수리 10%이다.
특히, 영산호·영암호·금호호 등 내수면 어업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통선문을 이용하지 않고서는 어업을 유지할 수 없으며 영산강 황포돛배의 정기적인 수리를 위한 관문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이처럼 통선문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은 안정적인 운영으로 공익적 목적과 어업인 생계유지 등 소득활동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통선은 위험한 과정으로 자칫 잘못하면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하는 직원들은 항상 바다조위와 기상여건에 맞추어 통선시간을 조정하고 밤낮없이 시설물 점검과 안전관리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안전한 통선을 위해 선박을 운행하는 선박들도 안전수칙을 철저히 지키고 통행을 유도하는 관리자들의 지시에 따라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통과하는게 일상화 되어야 한다.영산강과 서해바다가 통선문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듯 한국농어촌공사도 농어업인과 소통하면서 가을에 풍년 농사와 풍어로 활짝 웃는 농어업인들의 행복한 모습을 기대해보면서 오늘도 통선문 유지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신환 한국농어촌공사 영산강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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