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폴짝! 뽀짝! 제15회 광주독립영화제

@김꽃비 독립기획자 입력 2026.06.24. 09:58
김꽃비 독립기획자

올해도 돌아온 반가운 여름 대표 영화제, ‘제15회 광주독립영화제’가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에서 열린다. 올해의 슬로건은 ‘폴짝 뽀짝 Indie Go!’다. 폴짝 뛰어오르고, 뽀짝 가까이 붙어 함께 가자는 다감한 단어 속에 지역 영화인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다음 단계로 힘차게 도약하고자 하는 마음과 서로 가까이 붙어 연대해 나아가자는 의미를 꾹꾹 눌러 담았다. 독립영화의 푸른빛 에너지가 시원스러운 포스터에 가득 느껴진다.

올해 영화제에서는 국내외 장·단편 33편이 상영된다. 개막작으로는 문 닫은 극장에 찾아온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특근’과 서부지법 폭력난동 현장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세상은 그렇게 끝난다’가 상영된다. 특히 ‘특근’은 국내 유일의 단관극장이자 광주 영화계의 자랑스러운 자산 광주극장에서 전 분량을 촬영한 단편영화로, 스크린 속 등장하는 바로 그 공간에 앉아 영화를 보는 독특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역 창작자들의 저력을 볼 수 있는 ‘메이드 인 광주’, ‘광주 신진 감독전’, ‘오월이야기’ 역시 올해도 알차게 구성됐다. 지역의 토양에서 고유한 시선으로 그려낸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발굴하고 감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다. 더불어 광주 출신 배우이자 감독인 위은경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위은경 배우전’에서는 총 3편의 작품이 상영되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기획된 ‘지역교류전: 전남’에서도 ‘13층까지’, ‘도래지’, ‘살아있게’, ‘영화관 문 닫습니다’, ‘파무’ 등 매력적인 작품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우리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를 이렇게나 많은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니, 지역 영화인들에게는 그야말로 행복 가득한 주간이다.

폐막작 ‘졸업앨범: 선생님을 기다렸다’는 1980년 5월 27일, 계엄 철폐를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던 전주 신흥고등학교 학생들과 그들을 지키기 위해 징계를 택했던 교감 선생님의 45년 만의 화해를 다룬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이 작품은 바로 지난주 서울영화센터에서 진행된 제6회 5·18 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광주가 아닌 전주의 5·18을 다룬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매년 ‘오월이야기’를 통해 5·18의 의미를 현재의 언어로 다시 질문하고 광주라는 지리적 경계에 가두지 않기 위해 노력해 온 광주독립영화제이기에 더욱 의미 있는 폐막작 선택인 것 같다.

제15회 광주독립영화제 상영 시간표

광주독립영화제는 완성된 영화만을 상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 전 단계부터 지역 창작자를 지원하는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고릴라펀드가 후원하는 ‘시나리오 피칭’이 개막 전 부대행사로 열린다. 시나리오 피칭은 아직 영화가 되지 않은 이야기를 창작자가 영화 관계자들 앞에서 직접 소개하고 작품의 가능성을 함께 발견하는 자리다. 광주독립영화협회에 애정을 가진 독지가의 자발적 참여로, 처음에는 영화 제작 현장에 커피를 보내던 것이 지금은 영화 제작을 위한 펀딩과 시나리오 피칭 행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좋은 영화를 소개하고 즐기는 축제를 넘어 새로운 태어날 영화와 영화인을 기다리고 지원하는 영화제로 성장해 나가는 중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고가 더해졌을지 매년 한 뼘 더 성장한 광주독립영화제를 보며 느끼게 된다. 독립영화의 성장은 뛰어난 감독 한 사람이나 흥행작 한 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작품이 만들어지고 상영되고 다시 다음 작품으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열다섯 살이 된 광주독립영화제가 더 높이 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어쩌면 더 많은 사람이 뽀짝 곁에 서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번 주말 익숙한 온라인 플랫폼의 추천 목록을 잠시 벗어나 광주극장과 광주독립영화관으로 향해보자. 우리가 객석에 앉는 순간 지역의 독립영화는 다시 한번 폴짝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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