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포괄임금제 폐지 가능할까?

@조소영 노무사 입력 2025.08.12. 14:33
조소영 노무사
조소영 노무사

이재명 정부는 공짜 야근의 주범인 포괄임금제를 전면 폐지하겠다고 예고했다. 포괄임금제는 업무의 특성상 정확한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울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기본급 외에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을 사전에 일정액을 포함해 지급하는 임금 지급 방식이다. 노동계에서는 그간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 시간과 지급받은 임금의 불일치 및 장시간 근로와 공짜 야근의 원인으로 포괄임금제를 지목했다.

포괄임금제는 판례에서 정립된 개념이며, 법에서 정하고 있는 방식은 아니다. 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사업장의 현실을 감안해 노사간의 명시적 묵시적 합의가 있어야 하고, 포괄임금제 적용 시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어야 하며, 임금 구성항목 등이 명확히 정해져 있을 경우에만 유효성을 인정하는 등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포괄임금제와 유사한 제도로 '고정OT(Over Time)'가 있다. 고정OT는 근로시간 산정이 가능한지 여부와 관계없이 기본급 외 법정 수당을 정액으로 지급하는 제도다. 즉 근로자의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대한 구체적인 시간이 정해져 있어야 하고 이를 통해 고정OT가 산출된다. 따라서 실제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고정OT수당을 초과할 경우에는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

포괄임금제는 월 임금에 각종 근로시간을 포괄해 일정액을 지급하는 한편 고정OT는 연장, 휴일, 야간 근로에 대한 임금을 각각 산정해 지급하는 차이점이 있다. 고정OT는 근로자의 기본급과 고정 연장, 휴일, 야간 근로에 따른 수당이 명확히 구분이 되나, 포괄임금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실제 근로에 따른 정당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대기업에서는 명백히 근로자에게 불리한 방식의 포괄임금제를 실시하기보다는 고정OT 와의 혼용의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 방식을 통해 실제 노사간 약정한 근로시간보다 실제 근로시간이 적더라도 이미 약속한 월 임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근로자측에서도 크게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따라서 포괄임금제 폐지에 따라 고정OT제도는 기존대로 과연 유지해야 할 것인지, 폐지 수순으로 가야하는 것인지에 대한 노사간의 추가적인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만약 포괄임금제 폐지에 따라 일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받으려면 실제 근로시간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근로시간 측정의 방식도 문제가 된다. 사용자의 실질적인 지휘·감독하에 놓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할 경우 휴게 시간 등에 대해 사용자의 과도한 감시로 이어질 수 있어 또 다른 노사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실근로시간을 명확히 측정할 수 있는 방안과 포괄임금제의 악용을 막을 수 있는 정부적 차원의 지원, 그리고 포괄임금제 폐지 여부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검토도 필요하다. 포괄임금제가 공짜 노동을 초래하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명시된 근무 시간보다 실제 초과근무 시간이 적더라도 고정된 수당을 받을 수 있고, 수입이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오히려 보상의 안정성을 준다는 노동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현실적인 노동환경과 실제 사업장 및 근로자들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체 무조건적인 포괄임금제 폐지를 강행한다면 또 다른 노사 관계 갈등을 초래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기업과 근로자 양측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이 중요할 것이다. 노동환경에 대한 노사의 지속적 관심과 정부의 실질적 대안 및 방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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