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의 일상 곳곳에서 '공사 중'이라는 팻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공사 중'이라는 팻말 아래로 사람들은 무표정하게 지나간다. 그 팻말은 단지 땅을 파고 구조물을 세운다는 뜻만은 아닐 것이다. 도시의 숨은 구조를 바꾸고, 사람들의 리듬을 다시 짜 맞추는 긴 여정.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는 바로 그런 변화의 상징이다. 이 공사는 2019년 10월 착공해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단계 일부 구간은 아직 착공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정 지연과 함께 누적되는 것은 시민들의 피로와 불신이다. 2024년 기준, 광주시가 접수한 관련 민원은 2천674건에 달한다. 교통 체증은 공사 구간에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다. 차선 축소와 잦은 변경으로 차량 통행이 불안정해졌고, 일부 구간에서는 통과 시간이 기존보다 최대 3배까지 늘었다.
금호지구, 지법 사거리 등에서는 임시 신호체계 혼란으로 사고 위험도 커졌다. 차량 파손과 보행자 사고도 빈번하다. 복공판의 날카로운 모서리와 도로 파손으로 인한 타이어 파열 사고가 20건 이상 발생했고, 안전펜스 미설치 구간에선 추락 사고까지 보고됐다.
울퉁불퉁한 보도와 부족한 조명은 보행자 안전을 저해하고 있다. 공사 현장의 구조적 안전 문제도 우려를 키운다. 2023년 한 해 동안 H빔 뒤틀림, 임시 승강장 불안정, 상수도관 파열, 화재 등 다양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또한 소음과 분진도 여전히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고 있다. 건물 균열, 상가 손실, 구조적 피해 등 주민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보상은 시공사와 행정기관 간 책임 공방으로 지연되고 있으며, 민원 처리율은 40%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광주시는 민원 전담 TF를 구성하고, 062-120 콜센터 운영 강화, 공사 안내판 확대, 보상 절차 정비 등을 추진 중이다.
일부 구간의 도로 복구는 완료됐으며, 교통 통제를 위한 인력 확충과 신호수 배치도 늘고 있다. 공사장 안전 점검, 임시 승강장 전수조사, 공공 분쟁조정제도 도입 등도 병행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변화는 여전히 '공사 중'이다.
행정의 대응은 뒤늦었고, 시민이 체감하는 실질적 변화는 아직 부족하다. 남은 기간 동안 행정은 민원 유형별 책임 부서를 명확히 지정하고, 개선 일정과 이행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위험 구간 조명, 신호체계 강화, 도로 유지관리 인력 확충, 피해 보상 내역 실시간 공개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안전 점검 결과와 인프라 영향 분석 역시 정기적으로 공유되어야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광주 도시철도 2호선 공사는 단순히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로를 놓는 일이 아니다. 이는 도시를 순환하는 길을 만드는 과정이며, 동시에 시민들과 행정 간 소통의 순환 또한 함께 완성되어야 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공사 과정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고, 그들과의 소통이 원활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행정은 남은 공사 기간 동안 시민과의 신뢰와 소통의 순환 고리를 더욱 견고히 다지며, 물리적 공사뿐 아니라 이 관계까지 완성해야 한다.
그때 비로소, 진정한 '공사의 완공'을 선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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