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국민연금이 문제가 아니다, 더 큰 게 터진다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입력 2025.03.11. 17:53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신승준 한국청년위원회 광주시위원장

국민연금 개혁이 화두다.

소득대체율, 자동조정장치 도입 등의 문제는 있지만 아마 올해 1/4분기 내에 여야가 합의한 개혁안이 나올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보다 더 큰 문제가 있음에도 국민연금 이슈에 묻혀 국민들이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바로 건강보험이다. 건강보험을 지금처럼 유지한다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의료대란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을 겪고 말 것이다.

건강보험의 문제는 심각한 재정 부족으로, 누적 준비금은 현재 약 30조 정도 있다. 그나마 4년 연속 흑자를 봤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좋지 않다.

올해부턴 의료 개혁과 비상 진료체계 유지로 인해 애초 예상보다 빠르게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되고 국회예산정책처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2028년이 되면 누적 준비금이 모두 고갈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여기에 더해 보건복지부는 필수 의료 보상이 관련해 향후 5년간 10조 원의 재정 투입을 계획하고 있으며, 올해 2조 원이 조기 투입될 가능성 또한 제기되고 있다. 이 문제들이 실현된다면 재정적자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다.

만일이지만 이 누적 준비금이 고갈된다고 하면 2029년부터는 매해 걷는 건강보험 재정으로 그해에 발생하는 건강보험료를 모두 충당해야 한다. 누적 준비금 30조도 3년 안에 다 소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하는데, 해년마다 보험료를 걷어서 그해에 다 소진하는 시나리오가 실현 가능할까? 100% 불가능하다.

그럼 2029년부턴 세 가지 방법밖에 없다. 하나, 국민 1인당 내야 하는 건강보험 비용을 급격히 늘리는 것. 둘, 국가 세금을 투입하는 것. 셋, 건강보험 혜택을 줄이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이미 이러한 심각성을 알고 있었음에도 표가 떨어질까 봐 외면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건강보험 비용을 급격히 늘리거나 건강보험 혜택을 줄일 수 있을까? 표팔이를 해야 하는 정치인들 입장에선 불가능하다. 아마도 어마어마한 국가 세금이 투입될 것이다. 그래서 벌써부터 지출 효율화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미래를 생각하면 더욱 암울하다.

더 큰 문제는 지금의 출생률이다. 내가 태어난 1980년대 후반만 보더라도 가정 대부분은 자녀가 2명이었다. 2명이 만나서 2명의 자녀를 출산했다. 속된 말로 인구 본전치기를 한 것이다. 부모 두 명을 자녀 2명이 책임지면 됐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 출산율이 반등했다곤 하지만 아직도 0.75명, 0.8명도 되지 않는다. 지금 출생한 아이는 약 3명의 어른을 책임져야 한다. 아마 월급의 절반을 사회보험으로 뜯길 것이다. 불가능한 시나리오 같은가? 나는 곧 다가올 현실이 되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파국을 막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간단하다. 많이 걷고, 지출을 줄여야 한다. 많이 걷는 거야 1인당 걷어야 하는 건강보험 비용을 늘리는 것인데 지출은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나는 3가지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싶다.

첫째, 가장 먼저 우선시 돼야 하는 것은 현재의 의정 갈등을 빨리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의정 갈등으로 발생한 의료 공백 사태 수습을 위해 쓴 건보 재정이 작년 기준으로만 이미 2조원이 넘었다. 이 사태가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우리의 소중한 건보재정이 낭비될 것이다.

둘째,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무분별한 의료 쇼핑을 막는 것이다.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분석에 따르면 외래진료를 연간 150회 초과 환자는 18만 5천769명, 365회 초과 이용자는 2천480명이다. 365일 중에 150일을 병원에 가는 환자가 18만명이 넘는다. 하나 다행인 건 이미 심평원에선 작년 12월 의료과다이용 실태 분석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여는 등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상대적으로 의료비 지출이 큰 고령층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기존 정책을 점검하고 개선해야 한다. 고령층의 건강관리 정책이 예방과 정기관리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의료비 지출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의 문제를 먼저 겪은 이웃나라 일본은 이미 2022년 기준 건강보험 진료비가 100조엔을 넘어섰고, 65세 이상 고령자 진료비도 44.1조엔이 넘어섰다.

일본의 데이터를 보면 섬뜩하지 않은가? 사실 우리 대한민국의 데이터도 일본과 똑같다.

2023년 건강보험통계연보 자료를 보면 한국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110.8조이며 이중 44%에 해당하는 48.9조원이 노인진료비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사회라고 해도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20%에 해당하는데, 이 20%가 전체의 44%를 쓰고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건 노인 인구 증가율은 연 1% 내외지만 노인 진료비 증가 속도는 연평균 7%인 것이다. 2022년 경우를 봐보면 연간 500만원 이상 고액 진료비 환자 10명 중 7명이 60세 이상 노인이다.

이미 골든 타임은 넘어섰다. 지금이라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국민들은 아파도 병원을 가지 못하는 최악의 의료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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