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 잘나가는 다이소 영양제

@임태균 일러스트레이터 입력 2025.03.04. 16:40
임태균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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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염색약에 대한 뉴스가 큰 관심을 모았다. 비슷한 포장지에 가격이 서로 다른 염색약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원래 이렇게 싼 제품인가?"라는 의문을 가졌을 것이다. 뉴스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은, 8천원짜리 염색약과 5천원짜리 염색약의 차이를 포장지에서 바로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8천원 제품은 '모발 보호 강화'가 추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제품이 같은 곳에서 판매되지 않는 이상, 다이소 제품이 더 저렴하다고 인식될 가능성이 크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약국에서 싼 제품을 비싸게 팔고 있었다는 오해를 하게 됐었다.

이와 비슷한 상황이 다이소의 영양제 판매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다이소는 한 달 분량의 저렴한 종합 비타민과 미네랄, 루테인, 칼슘, 오메가3 등 26종의 영양제를 출시했다. 가격은 3천원에서 5천원대로, 시중에서 판매되는 건강기능식품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영양제를 먹지 않는 한국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부족한 영양을 영양제를 통해 보충하고 있다. 그래서 다이소의 영양제는 출시와 동시에 인기 제품이 되었고, 일부 제품은 품절될 정도로 빠르게 팔려 나갔다. 이로 인해 약사 커뮤니티에서는 "불매운동해야 한다"거나 "제약사가 약국과의 상생을 포기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언제 어디서든 쉽고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건강기능식품은 성분만 제대로 표기되어 있다면 소비자가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고를 수 있어 문제가 될 것은 없다. 그러나 다이소의 영양제 사건은 한 가지 중요한 문제를 다시금 부각시킨다. 바로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다이소의 영양제 사건으로 다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다. 바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 의약품이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하고 바쁜 직장인들이 많아지면서, 퇴근 후 집에서 혼자 아플 때 난감한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대부분의 병원과 약국은 퇴근 시간보다 일찍 문을 닫고, 약사회에서 운영하는 24시 약국도 집과 거리가 멀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안전상비 의약품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기에 많은 국민들이 안전상비 의약품의 종류가 더 늘어나기를 바라고 있지만, 약사회는 품목을 확대하기보다는 현재 허용되고 있는 고용량 타이레놀을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늦은 밤, 갑작스러운 두통으로 고통받는 사람에게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진통제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는 가벼운 알레르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항히스타민제도 유용하다. 또한 집에서 요리하다가 입은 화상이나 피부 상처에 사용할 수 있는 항연고나 소독약, 기본적인 소화제나 제산제 등은 약사와의 상담 없이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응급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물론 이런 약들의 판매가 확대될 경우 무분별한 의약품 소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절한 관리 방안도 필요하다.

편리함과 안전, 그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더 많은 선택지를 원하지만, 그 선택이 올바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환경도 함께 만들어져야 한다. 요즘처럼 의료 대란으로 전화를 걸어도 응급 상황이 아니라면 쉽게 응급실에 갈 수 없는 시기에는, 비상 상비약의 확대가 더욱 필요한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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