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관 영상 초입에 문구 일부 활용
완충지역·전시 영상 생동감 등 필요

문화체육관광부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이하 추진단)이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전시콘텐츠에 활용한다.
옛 전남도청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배경으로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는 만큼 콘텐츠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무등일보 지적(2024년 11월 13일자 1·4면 기사)에 따른 것이다.
추진단은 28일 오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 다목적강당에서 열린 '옛 전남도청 복원 전시콘텐츠 관련 대국민 설명회'를 열고 "상무관에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내용 일부를 인용한다"고 밝혔다.
상무관은 5·18민주화운동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 임시로 안치된 곳이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중 한 명인 '동호'의 모티브가 고 문재학(광주상고 1학년) 열사는 45년 전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하고 상무관에서 시신 수습을 도왔다. 이 같은 사실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다시 한 번 알려지며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광주 방문 열기가 뜨거웠다.
실제 제주4·3평화기념관의 경우 제주4·3사건을 다룬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접한 독자들의 발길이 늘면서 방문객이 증가했다.
이에 추진단은 소년이 온다 출판사 창비와 협의를 거쳐 상무관 전시 영상 초입 부분에 소년이 온다 79쪽 내용을 일부 인용해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살아가고 있습니다."라는 문구를 제작했다.
소설의 원래 문구는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지만, 아직 한강 작가 본인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아 저작권 문제 때문에 문구를 그대로 가져오지는 못하는 상태다.
이날 설명회에서 관람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는 완충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건물 특성상 상무관이 도청 본관을 비롯한 나머지 5개 건물들과 떨어져 있다 보니 동선상 마지막에 관람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추모 공간인 상무관까지 관람을 마치고 방문객들이 감정을 추스를 수 있는 완충 공간이 있어야 한다"며 "감상문을 쓰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는 등의 공간 설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상무관 전시 영상을 5·18 당시 현장감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허연식 전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2과장은 "상무관 전시 영상에 당시 검시 관련 기록과 사진, 병원 영안실에 있던 희생자 시신들의 모습 등이 포함돼야 현장감을 비롯한 당시 광주의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추진단은 오는 2026년 1월 준공을 목표로 건물 복원공사와 내부 전시콘텐츠를 제작·설치할 계획이다. 애초 올해 10월31일 준공이 목표였으나 광주에서 열리는 2025 광주세계양궁선수권대회로 인해 공사가 미뤄졌다. 추진단은 공사가 끝나면 3개월가량 시범운영을 거친 뒤 2026년 5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글·사진=박승환기자 psh0904@mdilbo.com
-
특별법에도 못 끊는 5·18 왜곡···정보통신망법은 통할까
5·18기념재단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당시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2월18일 ‘스카이데일리’ 외부필진 2명을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제8조(허위사실 유포 금지)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5·18기념재단 제공
5·18민주화운동 왜곡은 이미 법적으로 처벌 대상이다. 그럼에도 AI가 만든 가짜 뉴스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퍼지는 허위정보, 조롱성 밈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본격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하 정통망법)이 기존 사후 처벌 중심 대응의 한계를 보완해 온라인상 5·18 왜곡 확산을 막을 새로운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7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개정 정통망법은 하루 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플랫폼에 허위조작정보 신고·처리 체계 마련을 의무화하고,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은 정보 게재자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정통망법은 특정 역사 왜곡만을 겨냥한 법은 아니다. 그러나 SNS와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는 5·18 왜곡 역시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정통망법은 기존 5·18 특별법과 접근 방식이 다르다. 2022년 개정된 5·18 특별법은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반면 정통망법은 허위정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유통되고 확산되는 과정까지 관리 대상으로 삼았다. 책임을 묻는 데 그쳤던 기존 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허위정보의 확산 자체를 줄이겠다는 취지다.이 같은 제도 변화는 특별법 시행 이후에도 왜곡이 끊이지 않았다는 현실과 맞닿아 있다. 5·18기념재단이 202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온라인을 모니터링한 결과 5·18 관련 왜곡·폄훼 게시글은 9천54건에 달했다.특별법 시행 이후 재단이 직접 고소·고발한 사례도 지난 5월까지 22건에 이른다. 그러나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는 사이 게시물은 다른 계정과 플랫폼으로 복제되거나 비슷한 형태로 재생산되는 일이 반복됐다. 최근에는 북한군 개입설이나 폭동론을 넘어 AI를 활용한 허위 신문기사, 짧은 영상(쇼츠), 조롱성 밈 등으로 왜곡 방식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실제 광주경찰청은 최근 AI를 이용해 허위 신문기사 이미지를 제작·유포한 피의자를 검거했고, 경찰청도 5·18 허위사실 유포 계정 74개를 수사해 9명을 검거하고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 기존 법체계가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허위정보가 온라인에서 퍼지는 속도를 따라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다만 개정 정통망법이 곧바로 5·18 왜곡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법 적용의 핵심 대상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유통해 수익을 얻는 일정 규모 이상의 정보 게재자로 한정되기 때문이다. 결국 유튜브 등에서 왜곡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유통하는 수익형 채널이 실제 적용의 시험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지만원씨의 북한군 개입설 관련 저술과 안정권 등 극우 유튜브 채널의 반복적인 왜곡 콘텐츠, 스카이데일리의 연이은 왜곡 보도 등은 광고·후원 등의 수익 구조를 기반으로 지속적으로 생산·유통돼 왔다는 점에서 정통망법이 겨냥하는 대표적 유형으로 꼽힌다.플랫폼 운영 방식 역시 변수다. 신고를 받은 플랫폼이 삭제나 노출 제한 여부를 우선 판단하는 구조인 만큼 허위정보와 의견·비판의 경계를 어떻게 나눌지, 플랫폼마다 다른 운영 기준이 적용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전문가들은 정통망법이 기존 5·18 특별법을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실효성은 신속한 법 적용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5·18기념재단과 4·16재단,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주4·3평화재단은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개정법 시행을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면서도 “혐오·왜곡 정보의 법 적용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하고, 왜곡 정보가 집중적으로 유통되는 중소형 커뮤니티 상당수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다 플랫폼의 알고리즘 책임도 충분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교수는 “지만원 사례처럼 법원에서 허위정보로 판단된 뒤에도 동일한 내용을 반복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는 이번 법이 일정 부분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5·18 왜곡이 수익 창출 수단으로 활용되는 측면도 있는 만큼 금전적 제재를 강화한 이번 법이 억제 효과를 낼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결국 사법적 판단을 거쳐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 사이 왜곡 콘텐츠가 계속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남는다”고 진단했다.이어 “5·18은 이미 역사적·사법적 판단이 끝난 사안인 만큼 신속한 법 적용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정통망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역사왜곡과 혐오표현에 대한 별도 법적 규제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 · 배재고 논란, 이병태 '5·18 성역화' 발언으로 확전
- · 배재고 '탱크데이' 조롱 논란···양교 총동창회 "책임자 처벌·교육 쇄신" 규탄
- · 5·18 사적지에 걸린 군화..."경위 확인 나서야"
- ·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 5·18 비하 논란 배재고...파장 일파만파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전남광주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