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사기범 재판에서 '사건 브로커' 성모(62·구속기소)씨에 대해 검찰에 제보된 배경이 나왔다.

광주지법 형사11부(고상영 부장판사)는 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탁모(45·구속기소)씨에 대한 2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공판에는 탁씨에게 투자사기를 당한 고소인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탁씨측 변호인이 A씨에게 질의하는 과정에서 탁씨가 성씨를 검찰에 제보한 배경이 공개됐다.

탁씨 변호인은 "탁씨의 뒤를 봐주는 성씨의 존재를 고소인이 폭로하겠다고 하자, 성씨는 자신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탁씨에게 고소인과의 합의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합의를 종용하는 성씨에 대해 탁씨가 불만을 품고 성씨에 대한 비위를 검찰에 제보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는 탁씨가 성씨에 대해 검찰에 제보하게 된 경위를 짐작케 하는 발언이었다.

탁씨는 2021년 5월부터 같은해 11월까지 비상장주식, 코인 투자, 미술품 연계 가상자산 등에 투자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여 28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날 재판에서는 탁씨가 A씨에게 자신을 '코인의 신, 차트의 신'으로 소개하며 "갭 거래로 하루에 수백만원, 수천만원을 벌어본 적 있다. 수억원의 수익을 내주고, 원금을 보장해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성씨는 공범과 함께 2020년 1월부터 2021년 8월 사이 가상자산 투자 사기범 탁씨에게 수사 무마 또는 편의 제공 명목으로 22차례에 걸쳐 18억5천450만원의 금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