⑬나주 레인보우팜㈜ 농업회사법인 류정희 대표
대학 진학 대신 직장 다니다 2017년 창업
100% 나주평야 쌀로 만들어 ‘고품질’
“쌀가루 비싸다고 맛없다” 편견 깰 것
[농촌 창업 청년들 성공스토리] ⑬나주 레인보우팜㈜ 농업회사법인 류정희 대표
"쌀 소비량 급감에 대한 고민 끝에 젊은 청년들도 우리나라 고유 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자 레인보우팜을 차리게 됐습니다. 빵을 포함해 쌀가루로 만드는 질 좋은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습니다."
드넓고 땅의 질이 좋기로 유명한 나주평야의 쌀로만 제품을 만드는 레인보우팜㈜ 농업회사법인 류정희(29·여) 대표는 고향인 나주의 쌀의 품질을 알리고 있다.
류 대표는 직접 농민들이 벼를 재배하는 논을 찾아 품질을 하나하나 살핀 후 계약하고 있다. 구매한 쌀을 쌀가루 등으로 만들어 쌀국수와 파스타를 비롯, 호두과자와 나주배쌀빵, 전병, 쌀과자로 가공해 판매 8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류 대표는 쌀가루가 밀가루에 비해 가격이 비싸고 맛도 덜하다는 편견을 깰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 '농협인' 아버지의 뜻 잇는다
류정희 대표는 공부에 대한 꿈이 크지 않아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다. 대신 류 대표는 20살 때부터 다양한 직장과 아르바이트 등을 경험하며 사회생활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17년 30여년 동안 지역농협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아버지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았다. 아버지가 지인과 함께 농업법인을 차렸는데 회사가 기반을 잡을 때까지만이라도 함께 일을 해보자는 것이었다.
류 대표의 아버지는 농협에서 근무하며 매년 급락하는 쌀 소비량에 대한 걱정이 있었고, 쌀로 만든 가공식품이라면 쌀 소비도 늘릴 수 있고, 법인 성장도 함께 가능하겠다는 생각으로 창업에 나선 것이다.
평범한 직장인을 꿈꾸던 류 대표는 창업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매일 고민을 거듭했다. 며칠 간의 고민 끝에 그는 고향인 나주로 돌아와 창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류 대표는 "'직접 부딪혀 보고 배우며 성장하자'는 생각으로 아버지의 밑에서 서류작업부터 시작했다"며 "주변에서의 도움과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창업에 대한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쉽지 않은 '창업'…"좌절하지 않았다"
류 대표의 창업 도전은 쉽지 않았다. 우선 법인 운영 절차부터 하나씩 배워갔다. 서류작업 하나하나 작성하는 것도 힘겨웠던 그는 전남농업기술원에서 열리는 국제 농업박람회에 참석, 차산업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지인을 만났다.
류 대표를 만난 지인은 국내산 녹차와 홍차를 활용한 쌀가공식품을 만들어 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을 해왔고, 고민을 거듭한 끝에 본격적으로 쌀 가공식품의 연구에 뛰어들었다.
쌀 소비량이 줄어드는 것은 젊은 층이 밀가루 등에 입맛이 길들여져서라고 생각한 류 대표는 우선 이들의 입맛 저격을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 과정은 쉽지 않았다. 대학을 입학하지 않은 탓에 관련 지식을 쌓지 못했고, 과자와 제빵, 면류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농업기술원과 인터넷 등에서 관련 교육 등을 배우며 지식을 습득했다. 대학에서 전문과정을 거친 지역 인재들도 적극적으로 채용해 R&D에 공격적으로 투자도 했다. 그 결과 나주평야 쌀로 만든 과자류, 제빵류, 면류 등 3개군에 대한 생산라인을 구축, 판매까지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중에서 류 대표가 가장 주력하는 품목은 제빵류다. 지난 2018년 국내산 농산물을 이용한 제빵 사업을 추진하던 류 대표는 순쌀 호두과자를 제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자체 특허 기술을 통해 개발한 나주배를 모티브로 만든 나주배쌀빵도 나주와 광주 2곳에 오프라인 매장을 내고 판매에 나섰다.
이 외에도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100% 나주 쌀로만 만든 순쌀반죽, 가정에서 물만 부어 간단하게 반죽해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쌀와플믹스, 고소하고 바삭한 식감이 우수한 바른전병, 유기농 현미쌀과 아로니아 현미쌀로 만든 쌀과자 등 다양한 품목도 소비자들이 구매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지난해 B2B 판매 등으로 8억1천여만원의 성과를 올렸다. 류 대표가 생산하는 3개군 10여개의 제품들은 미국과 중국, 요르단, 싱가포르 등 4개국에도 수출하며 대한민국의 쌀 산업에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
류 대표는 "'레인보우팜'의 뜻은 '비온 뒤 맑게 개인 날씨에 보일 무지개'라는 뜻으로, 시작은 힘들겠지만 그 끝에 보일 희망을 이름에 녹였다"면서 "아버지의 꿈인 '쌀 소비량 증진'과 법인의 꾸준한 성장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쌀가루, 맛없고 비싸' 편견 없앨 것"
류 대표는 쌀가루가 비싸고 맛없다는 편견을 없애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기존 밀가루로 만든 제빵과 과자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싼 가격에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류 대표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깨고 싶다는 것이다.
류 대표는 고품질 쌀을 구매하기 위해 직접 나주평야를 발로 뛰며 품질 좋은 벼를 계약하고 있기 때문에 적정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쌀가루를 고집하는 이유는 나주의 드넓은 평야에서 직접 나온 쌀이라는 점,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농가 소득 보전에도 상당한 기여가 된다는 점을 꼽았다. 게다가 쌀가루로 만든 제품들은 씹을 때 고소하며 아삭하게 씹히는 감촉도 훌륭하고, 밀가루에 비해 크게 비싸지 않다.
류 대표는 "가격을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나주배쌀빵의 경우 20개입에 1만2천원이고, 와플믹스는 7천원, 파스타는 1만원, 쌀국수는 5천원 등 1만원 내외에서 밀가루보다 맛좋고 글루텐 걱정 없이 드실 수 있다"며 "좋은 제품을 더 많이 만들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맛좋은 쌀 가공식품을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 나주 영산강 정원, 줄잇는 기부 손길 나주시가 '영산강 정원'에 수목기부제에 이어 벤치 기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사진은 하늘에서 내려다 본 10만평 규모 영산강 정원.나주시제공 '시민과 함께 만드는 정원'을 슬로건으로 민선 8기 나주시가 역점 추진하는 영산강 정원 조성사업에 시민들의 아름다운 기부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나주시는 드넓은 정원 부지에 녹음과 그늘을 제공해준 수목 기부에 이어 정원 쉼터 조성을 위한 '벤치 기부 프로젝트'(Give us a bench!)를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이 프로젝트는 시민을 비롯해 향우, 공무원, 공공기관 등으로부터 벤치를 비롯한 각종 정원 자재를 기부받아 영산강 정원에 대한 애착을 형성하고 대내외 홍보 효과를 높이고자 기획했다.나주시는 자발적 기부에 동참해준 기부자의 약식 프로필을 벤치 등 자재에 새겨준다. 기부자에게 보람을, 정원 방문객에겐 시민과 함께 만드는 정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취지다.벤치 종류는 돌 또는 나무 소재로 기부자 1인당 1~2개를 신청받을 계획이다. 시는 정원 내 최대 50개의 벤치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기부 의사가 있는 시민은 나주시 영산포발전기획단으로 문의, 지정 기탁 신청서, 기부의향서(확인서) 등을 작성하면 된다.앞서 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영산강 정원 초석을 다지기 위한 '수목기부제'를 운영해 눈길을 끌었다.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수목을 자발적으로 기부해준 덕분에 현재 1단계로 조성 중인 영산강 정원 10만평 부지 곳곳에 녹음이 우거지고 있다.기부자들에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감사패를 특별 제작해 증정한다.지난달엔 5명의 기부자가 '대형 자연석', '친환경 멀칭 필름', '우드칩', '퍼컬러' 등 정원 자재 기부 의사를 밝혔다. 윤병태 시장은 차담회를 통해 정원 홍보 기념품을 증정하며 고마움을 표했다.윤병태 나주시장은 "수목기부제, 전국민 영산강 정원 명칭 공모에 이어 벤치 기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며 "시민이 함께 만드는 정원 콘셉트를 통해 우리 지역만의 특색있는 기부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시장은 이어 "지난해부터 소중한 수목, 정원 자재 기부해주신 기부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올해 10월 9일부터 영산강 정원에서 열리는 2024나주영산강축제에도 많은 관심과 방문을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영산강 정원은 민선 8기 나주시가 새로운 영산강 르네상스 시대 비전의 핵심 현안 사업으로 내세운 '영산강 국가정원' 조성의 출발 사업이다. 시는 민선 8기 출범 후 2022년 환경부 주관 '영산강 나주지구 통합하천사업' 선정됐다.총 57만평 규모 영산강 저류지 치수기능 강화를 목표로 저류지 담수 용량을 기존 700만t에서 1천만톤으로 확대하기 위해 환경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또 준설을 통해 변형되는 저류지 지형을 십분 활용해 '영산강 국가정원'을 목표로 친수 공간인 정원을 조성하고 있다.시는 내년도부터 영산강 지방정원 지정을 목표로 저류지 중심부 기준 서측 17만평에 '온 가족이 다시 찾고 싶은 정원'을 테마로 기존 정적인 정원들과 차별화된 볼거리, 체험거리 등을 본격 조성할 방침이다.국가정원은 산림청 공모를 통해 지정하며 지방정원 지위를 3년간 유지해야 신청할 수 있다. 국가정원 1호는 순천만, 2호는 울산 태화강이다. 나주=김진석기자 suk158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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