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타구니 '찌릿' 통증, 걷는 일상 빼앗는다

입력 2026.05.19. 10:42 김종찬 기자
허리문제·일시적 근육통 오인
원인은 노화·기게적 마모 손상
약물·보조기구·물리치료 병행
체중·식단·운동 등 관리 필수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조승환 교수가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수행하고 있다. 조선대병원 제공

고령화와 비만 등의 증가로 퇴행성 관절 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걷는 관절’로 불리는 고관절은 손상될 경우 보행 자체가 어려워질 만큼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지만, 허리 통증이나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주요 증상과 치료법, 예방법 등을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조승환 교수에게 자세히 들어봤다.

◆ 걸음 불편하다면? 질병 의심

진료실을 찾는 환자 중에는 “걸을 때마다 사타구니 안쪽이 찌릿하게 아프다”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단순한 허리 문제나 일시적인 근육통인 줄 알고 파스나 찜질로 버티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아 ‘퇴행성 고관절염’ 진단을 받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은 우리 몸에서 척추와 골반, 그리고 다리를 연결해 체중을 지탱하고 기본적인 하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 관절이다. 이 고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닳고, 연골 아래 뼈와 관절 구조에 퇴행성 변화가 발생하면서 통증과 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질환을 퇴행성 고관절염이라고 부른다. 무릎 관절염에 비해서는 덜 알려져 있지만, 한 번 손상되면 자연적인 회복이 어려워 환자의 보행 기능을 크게 제한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관절 질환이다.

◆ 고관절, 노화 따른 마모로 손상

퇴행성 고관절염을 유발하는 흔한 원인은 세월의 흐름에 따른 관절의 노화와 기계적인 마모다. 오랫동안 관절을 사용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골이 닳게 되는 일차성 관절염이 여기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이차성 관절염의 원인들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선천적으로 고관절이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발달성 고관절 이형성증을 가지고 있거나 과거에 심한 외상을 겪은 후 이를 방치했을 때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

또 대퇴비구충돌증후군처럼 뼈 구조의 이상으로 고관절을 움직일 때마다 반복적인 충돌이 발생해 관절와순(섬유연골)과 연골이 손상되면서 관절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현대인들의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과 적절하지 못한 운동 자세 등도 고관절의 퇴행을 앞당기는 주요 위험 인자다. 보행 시 고관절에는 체중의 약 2~3배,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4~5배 이상의 하중이 전달되기 때문에, 급격한 체중 증가는 관절 연골의 손상을 가속하는 결정적 요인이 된다.

◆ 사타구니 통증이 주요 증상

고관절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신호는 통증이다. 흔히 엉덩이 부위를 떠올리지만 환자들이 가장 먼저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다리와 골반이 이어지는 사타구니 쪽이다. 걸을 때마다 사타구니 주변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허벅지 앞쪽을 따라 무릎까지 방사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병이 진행될수록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돼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힘들어지고, 발톱을 깎거나 양말을 신는 단순한 일상 동작조차 어려워진다. 관절 연골이 닳고 연골 아래 뼈(연골하골)에 변화가 생기면서 뼈끼리 직접 마찰을 일으키는 말기에 접어들면, 걷는 자세가 틀어져 다리를 절뚝거리거나 가만히 쉴 때도 극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따라서 사타구니의 뻐근함을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고 증상 초기부터 병원을 찾아야 한다. 엑스레이 검사를 통해 대부분 진단이 가능하며, 필요 시 자기공명영상(MRI) 등 정밀검사를 통해 연골이나 주변 연부조직 상태를 확인하여 정확한 병변을 파악하게 된다.

◆ 질환 단계에 따른 치료

퇴행성 고관절염의 치료는 질환의 진행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강도, 일상생활의 불편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된다. 연골 손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는 통증을 가라앉히기 위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의 약물 치료를 우선으로 시행한다.

이와 함께 체중을 감량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이고, 지팡이나 보행기 등 보조 기구를 사용해 고관절에 가해지는 부하를 줄이는 보존적 치료를 병행한다. 물리치료 등도 굳어진 관절을 풀어주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이미 연골이 심하게 마모돼 뼈의 변형이 심하게 진행된 말기 관절염의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수술적 치료법은 손상된 고관절을 제거하고 인체에 안전한 특수 금속이나 세라믹 소재로 만들어진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인공고관절 치환술이다. 수술 기법과 생체 재료 공학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부작용은 줄어들고 인공관절의 수명은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수술 후 회복 기간을 거치면 극심했던 통증에서 벗어나 다시 정상적인 보행이 가능해진다.

◆ 관절 건강도 평소 관리 ‘필요’

고관절은 한 번 손상되면 원래의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기 매우 까다로우므로 일상 속 예방과 관리가 곧 최선의 치료법이다. 가장 중요한 예방 수칙은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다. 비만은 고관절에 끊임없이 과부하를 주어 연골 마모를 재촉하므로 균형 잡힌 식단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특히 관절에 마모가 발생한 경우에는 강한 충격이 가해지는 점프나 무리한 등산보다는 수영이나 아쿠아로빅, 평지 걷기, 실내 자전거 타기 등이 체중 부하를 줄이면서 고관절 주변의 근력을 안전하게 강화하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또 평소 뼈 건강에 필수적인 칼슘과 비타민 D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골 건강을 유지하고 골다공증이나 골절 등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퇴행성 질환은 노화와 함께 찾아올 수 있지만,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관절 기능을 보다 오래 유지할 수 있다. 따라서 고관절 부위의 통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조기에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조승환 교수. 조선대병원 제공

도움말 = 조선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조승환 교수

정리 = 김종찬 기자jck415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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