⑦노지스마트팜 미래농업 대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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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시대 전남, 미래를 일군다' ⑦노지스마트팜 미래농업 대안될까
경상북도 안동시 임하면 오대리 예향농원. 입구를 따라 들어서니 빨갛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들이 수확철임을 알린다. 조금 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이번엔 전혀 다른 형태의 사과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있다. 시설하우스 골조 같은 철제기둥에 나무들이 Y자 모양으로 뻗어 있다. 철제기둥과 나무 사이사이 넓직한 통로는 다양한 농기계가 이동하기에 충분하다.
이곳은 국내 최초 ‘사과 노지 스마트팜’ 중 하나로, 총 1㏊ 면적에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첨단시설과 장비가 설치돼 있다. 예향농원 임영호 대표는 전용 어플을 통해 실시간 상황을 확인하며 시설을 운영한다. 기상대를 통해 날씨를 예측하고, 생육에 최적화된 온도와 습도를 조절한다. 또 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물과 비료를 분사하고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병해충 감염 여부와 열매 상태 등 생육 정보도 확인한다.
◆국내 최초 '사과 노지스마트팜'
경상북도 안동시 '노지 스마트농업 시범사업' 조성단지는 국내 최초 '사과 노지 스마트팜'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에 선정, 총 245억원을 투입해 61.5㏊에 스마트 생산·단지를 조성하고 데이터센터와 실증단지 등을 설치했다.
총 61개 농가가 참여하고 있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설비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7년 동안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사과 노지 스마트팜 역시 각종 첨단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시간에 맞춰 물이나 비료를 공급하는 관수·관비 자동화시설 같은 기본 설비부터 자동차광막, 안개분사식으로 약제를 살포하는 에어포그, 생육 관리를 위한 CCTV, 병해충 예찰을 위한 IT페로몬 트랩, 생육과정을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AI카메라 등 기술 집약체다.
일사량, 습도, 강우량, 풍향 등 실시간 기상상황을 측정하는 기상대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설을 운영하고 1m 간격으로 설치한 토양센서를 통해 깊이별 지온·지습 등 데이터를 측정한다.
곳곳에 달린 CCTV와 AI카메라를 통해 병해충 감염 여부와 열매 상태 등 생육 정보도 실시간 확인한다.
페로몬으로 해충을 끌어들여 스마트팜 해충을 분석하고 자율주행 방제기와 방제 드론 등 장비를 활용해 사람이 하는 것보다 훨씬 쉽게 농약을 살포한다.
사람을 따라 움직이는 다목적 이송기는 가지치기한 나뭇가지나 사과 이송 등 다양한 목적으로 편리하게 활용한다.
자동차광막은 자동으로 날씨를 인식해 차광막을 여닫아 관리에 도움을 준다.
데이터센터와 농가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생육 정보부터 기상 데이터, 병해충 자료 등을 AI를 기반으로 수집·분석해 농가에 제공된다. 농가에선 관제시스템을 통해 과원에 설치된 장비를 가동시키는 등 농장 관리 프로그램을 제어할 수 있다.
임 대표는 "스마트팜을 구축하면 당장 농사가 쉬워질 것이라는 생각하지만 아직까지 체감하기 어렵다"며 "그래도 노동력을 절감하고 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농사 경험이 없는 청년이나 귀농인들이 농촌에 보다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기간을 단축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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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지도로 기후변화 대응까지
우리나라의 경우 첨단기술을 농업에 접목한 스마트팜이 확대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에 품목도 한정적이라 농가 보급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 농경지 90% 이상이 노지인데다 소농들의 비중이 높은 것도 제약이 됐다.
안동 사과 노지 스마트팜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기존 실내 온실을 벗어나 노지로까지 스마트팜의 영역을 확장시켰다는 점이다.
농촌의 인구 감소, 고령화 등으로 농업 노동수급은 갈수록 악화되고 농자재값의 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재배지 북상으로 사과 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노지 스마트팜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실제 안동 사과 노지 스마트팜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생산성과 상품화율은 각각 25%와 10% 향상됐으며, 노동시간(관수·관비)과 병충해 피해는 약 50% 정도 감소해 비용은 줄고, 생산성은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동 사과 노지 스마트팜 시범사업을 이끌고 있는 한국미래농업연구원은 노지스마트팜 관련 연구를 이어가며 미래 농업을 선도하는 전문 연구기관이다. 2020년 비영리단체인 안동스마트팜사업단으로 출발해 지난해 말 농림축산식품부 설립허가를 받아 재단법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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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데이터센터를 통해 사과 노지 스마트팜 참여 농가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해 농가와 공유하고 있다. 농가의 영농활동이 생산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고 앱 알림 서비스를 통해 분석 결과를 알려주고 각 정보들은 농가별 영농일지로 기록된다.
올해 페로몬으로 해충을 끌어들여 스마트팜 해충을 분석하는 IT페로몬트랩은 올해 예찰을 통해 농가에 정보를 공유하며 확산방지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는 사과 농장의 데이터만 분석하고 있지만 관련 정보가 쌓이면 향후 배나 복숭아 등 다른 작물 재배에도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장비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스마트팜 관련 설비의 경우 수입부품 비중이 높아 비용이나 관리 측면에서도 국산화가 시급하다.
생산과정을 넘어 유통단계까지 영역을 확장시키기 위한 방안도 모색 중이다.
사과 포장재에 QR코드를 부착, 생산이력을 소비자가 볼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향후 농가의 출하 데이터를 수집해 출하량과 등급별 관리까지 생산에서 유통, 판매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화해 과학영농을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미래농업연구원 조재훈 책임연구원은 "사과는 물론 대상 품목을 점차 확대해 경북은 물론 전국의 작물지도를 만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다"며 "다양하게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물별, 지역별 표준매뉴얼을 만들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윤주기자 storyboard@mdilbo.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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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농업강국···기술혁신 골든타임 이끌다 네덜란드 와게닝겐이 세계적인 농식품허브로 거듭난데는 WUR을 중심으로 한 푸드밸리가 기반이 됐다. 사진은 WUR 원예시설연구소에서 열린 워크숍 참가자들과 유니팜 참여 기업들.?'기후위기시대 전남, 미래를 일군다'?⑪ 산·관·학 손잡고 농식품 R&D 메카로네덜란드 와게닝겐대학연구소(WUR·Wageningen University and Research) 내 시설원예연구소(NPEC·Netherlands Plant Eco-phenotyping Center). 기후실 모듈에서 온도·습도·조도를 설정해 시금치의 건조 과정 테스트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금치 유전자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WUR에서는 노균병 저항성을 비롯해 새로운 품종개발은 물론 그 과정에서 얻어낸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바로 옆 유리온실인 그린하우스에는 토마토를 심은 화분이 빼곡하다.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들이 실시간으로 잎이 자라고 열매가 맺히는 전 과정을 촬영한다. 농작물의 생육과정을 디지털 장비를 통해 실시한 수집하는 ‘피노타이핑’(Phenotyping) 기술이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AI(인공지능)을 활용해 분석한다. 각각의 기후조건이 품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한 후 클라우드를 통해 주변 농가와 연구기관에 공유한다.같은 시각 바로 옆 회의실에서는 워크숍이 한창이다. 네덜란드와 벨기에, 스위스 등지에서 온 축산 농가와 관련 연구자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모였다. 이들은 NPEC내 시설을 돌아본 후 샌드위치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며 부산물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 순환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공유했다.◆세계적인 농식품 산업 허브네덜란드가 세계적인 농업강국이 된 데는 핵심산업으로 꾸준히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척박한 환경에도 생산성을 높이고 소득으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이 근간이 됐다.전통적으로 농업이 발달한 와게닝겐에는 오래전부터 각종 식품 관련 스타트업 회사와 경험이 풍부한 농장주들이 밀집해 네트워크를 이루며 농식품산업과 연구개발의 중심지로 성장해왔다. 유럽 물류의 허브인 로테르담항과 스키폴공항 등 각종 운송의 중심기능을 갖추고 있는 지리적 여건도 한목했다.인구가 4만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와게닝겐이 농식품산업의 허브가 된 것은 농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기술혁신을 창출하고 경제화를 통해 성장을 거듭해왔기 때문이다.그 중심에는 세계적인 농식품 클러스트 '푸드밸리'(Food Valley)가 있다. 기업과 대학이 주도하고 중앙 및 지방 정부가 지원하는 식품 산업 클러스트인 푸드밸리의 출발은 1997년 와게닝겐대학이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한 '생명과학의 도시(City of Life Science)' 프로젝트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지역 연구기관의 성과를 바탕으로 관련 기업과 지방정부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강화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2001년 와게닝겐 식품 클러스터 육성계획 수립과 함께 '푸드밸리'라는 명칭이 공식화됐고 와게닝겐 대학과 함께 인근 도시, 네덜란드 주정부, 동네덜란드개발청, 라보은행 등 9개 기관이 공동 출자한 푸드밸리재단이 설립되면서 클러스터로서의 기능을 공고히했다.푸드밸리재단은 와게닝겐대학 등 지역 연구기관에서 창출되는 우수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기술의 상업화와 창업을 촉진하고 대학과 기업간의 혁신네트워크를 촉진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1천400여개의 다국적 식품 기업과 20개의 연구기관, 지자체와 정부기관 등 모든 구성원이 함께 협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중소기업들이 근간이지만 전 세계 상위 농식품 기업 40개 가운데 네슬레, 유니레버, 하인즈, 몬산토, 하이네켄, 다농 등 12개가 참여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네덜란드 와게닝겐이 세계적인 농식품허브로 거듭난데는 WUR을 중심으로 한 푸드밸리가 기반이 됐다. 사진은 WUR 원예시설연구소에서 열린 워크숍 참가자들과 유니팜 참여 기업들.?유니레버의 경우 지난 2019년 와게닝겐대학 내에 글로벌푸드 혁신센터인 'HIVE'를 설립해 운영중이다. 또 매주 월요일 푸드밸리 사무소에서는 R&D연구소, 컨설팅 업체, 식품 기업들이 참여하는 모임이 정례화되어 있어 정기적으로 기술과 성과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미래 기술에 대한 발표와 토론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생성된 정보를 독점하지 않고 공유하며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WUR NPEC 그린하우스◆수요자 중심 가치창출… 협력 공동체로네덜란드의 R&D는 기술 기획과 개발단계부터 연구 수요자가 참여한다는 것이 특징이다.대규모 R&D중심의 한국과 달리 네덜란드는 소규모 R&D가 상시 운영되고 있으며 무엇보다 농민들의 참여도가 높다는 것이다. 농가들 역시 자신의 이익 보다는 농민을 대표한다는 입장으로 실증에 적극적이다.목표가 명확한 것도 강점이다.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투자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로드맵까지 제시하며 가치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 때문에 반드시 산업체가 참여해야 하며 연구 성과가 사회문제 해결에 미치는 영향과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시장 중심적 사고가 R&D의 가치창출을 가능하게 한 것이다.WUR푸드밸리?푸드밸리는 농식품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 협업기구도 만들어냈다. '푸드밸리지구'다.와게닝겐 인근 30㎞ 반경 8개 도시의 협력체인 푸드밸리지구는 지역개발을 위한 건설, 기업유치, 유통, 교육 등에 기업, 학교, 시민단체까지 참여한 보다 확장된 기구다. 푸드밸리라는 이름으로 브랜드화되면서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기업들의 집적화가 가속화시켰다.유럽연합이나 정부 차원의 지원이 강화됐고 새로운 투자와 일자리가 창출됐다. 2천600여개의 농식품 관련 회사가 자리하며 가장 높은 밀도의 농식품 분야 산업지구가 됐다. 100개국이 넘는 나라의 연구인력들이 몰려와 박사학위 소지자 1천200명을 포함해 1만5천여명의 과학자들이 이곳에서 상주하고 있다. 연 매출도 네덜란드 GDP의 10%이 70조원에 달할 정도로 경제효과 크다.빈센트 코퍼드랏 WUR대외협력 담당은 "WUR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오랜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지역은 물론 세계 어디든 필요한 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며 "지역의 벽을 넘어 농식품 분야의 가치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하는 노력들이 협력의 공동체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네덜란드와게닝겐=이윤주기자storyboard@mdilbo.com"WUR·푸드밸리 협업, 보다 다양한 맛 개발에 주력"존 반 데르 드라아이 유니레버 HIVE매니저존 반 데르 드라아이 유니레버 HIVE매니저"WUR와 협력해 보다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내기 위해 늘 연구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존 반 데르 드라아이 유니레어 HIVE 매니저는 WUR과의 협업을 강조했다.드라아이 매니저는 "유니레버는 오랜 기간 WUR과 협력해 식품연구를 주로 수행하며 신제품 개발에 매진해왔다"며 "연구 인력과 기업 등 집적화된 인프라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이곳에 글로벌 푸드 혁신센터인 HIVE를 건립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유니레버는 400개 이상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며 "전 세계 10가구 중 7가구는 최소한 하나의 유니레버 제품을 갖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이어 "다국적 식품기업인 만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많은 제품을 팔기 위해 그들의 입맛에 맞는 식품, 새로운 맛을 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WUR과 푸드밸리는 우리의 목표를 위해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고 덧붙였다.드라아이 매니저는 "유니레버의 제품 개발에는 WUR학생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 연구자들과 직원, 교수들이 참여하고 있다"며 "푸드랩에서는 식물성 재료나 육류 대체품, 효율적인 작물, 지속가능한 식품 포장 및 영양가 있는 식품 등 글로벌 식품 혁신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유니레버는 파트너와 함께 식품 산업을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변화시켜 사람과 지구를 위해 더 건강한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드라아이 매니저는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을 원한다면 한번도 해본적이 없는 일을 해야한다는 것이 우리들의 슬로건"이라며 "내일의 식품에 대해 함께 연구하며 지속가능한 식품 산업에 종사하며 기발한 아이디어를 미래의 음식으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윤주기자 storyboard@mdilbo.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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