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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후원 감소에 ‘휘청’···광주 민간자선단체 ‘비상’

입력 2026.04.30. 09:32 박소영 기자
중동전쟁, 6·3 지방선거 등 개인 후원 감소
5천만원 개인 후원 현재 3천만원↓
정부 지원 없는 자선단체 운영난 '심각'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에서 점심식사하는 어르신들의 모습. 무등일보DB

광주 남구에서 35년째 취약계층과 노인들을 대상으로 무료급식소를 운영해 온 ‘개미꽃동산 사랑의식당’ 조영도 분도와안나 개미꽃동산 총무이사는 최근 후원금 장부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코로나 이전 매년 5천만원 수준이던 개인 후원금은 연 현재 3천만원대로 줄었기 때문이다. 또 최근 중동 정세 불안 이후 후원금을 줄이겠다는 연락도 잇따르면서 후원금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하루 평균 350여명의 어르신 식사를 책임지고 있지만 물가 상승과 후원 감소가 겹치며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미국·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수년째 이어진 물가 상승세가 더욱 확대되면서 민간 후원에 의존하는 무료급식소와 보호시설들이 운영 부담을 겪고 있다. 단체 운영비가 상승하는 와중에 개인 기부금까지 줄어들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의 기부금품 제공이 제한되면서 일회성 후원도 감소하는 추세다.

조 이사는 “광주시와 남구청에서 식자재값을 지원해주고 있지만 한 끼 단가가 1인당 4천원으로 수년째 묶여 있다”며 “공과금 등을 제외하면 실제 식재료에 쓸 수 있는 돈은 3천800원 수준인데 지금 물가로는 맞추기 어렵다. 4천원을 넘어설 때도 많아 부족한 부분은 결국 후원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빠듯한 후원금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중동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월 10만원을 후원하던 분들이 5만원으로, 5만원을 하던 분들이 3만~2만원으로 금액을 낮춰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후원이 끊기더라도 사정을 알기에 먼저 연락을 드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식재료비를 제외하면 전기료나 가스비 같은 고정 운영비를 대부분 후원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름철에는 전기료만 한 달에 150만원가량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호남지방데이터청에 따르면 지난 3월 광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특히 쌀(15.2%)과 돼지고기(11.9%) 등 주요 식재료 가격도 상승하면서 물가 부담이 커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규모가 작거나 기준이 맞지 않아 정부나 지자체 지원을 받지 못하는 단체일수록 타격은 더 크다. 개인 소액 후원 감소가 곧바로 운영난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재)천주교까리따스수녀회가 운영하는 광주 남구 방림동 ‘성요셉의집’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정부나 지자체 도움 없이 30년 가까이 후원에 의존해 무료급식을 이어온 이곳은 정기적으로 들어오던 후원이 끊기고 간헐적인 후원만 이어지면서 운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곳은 도시락 형태로 점심 한 끼를 제공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고려해 한 번에 세 끼 분량을 나눠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 이 때문에 60명분을 준비하더라도 실제로는 180인분을 마련해야 한다.

이곳을 운영하는 A수녀는 “작년에는 한 달에 몇 명씩 후원자가 계속 끊기면서 긴장된 상태로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며 “지금은 물품 후원이 일부 들어오고 있지만 정기후원 금액이 회복되지 않아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어려워도 어르신들 식사를 줄일 수는 없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면 동냥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절박하다”고 덧붙였다.

민간 동물보호시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광주 광산구에서 100여마리의 유기견·유기묘를 보호하고 있는 광주동물보호협회 ‘위드’는 최근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이용관 대표는 “경기가 어려워지면 후원이 가장 먼저 줄어든다. 개인 후원금이 지난해보다 15% 이상 감소했다”며 “사료비와 병원비 등 모든 비용이 오르면서 대출과 지인에게 빌려가며 버텨왔지만 한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홈페이지에 ‘도와달라’는 장문의 글을 올린 바 있다. 해당 호소문에는 “지난 10년간 적자를 감수하며 아이들을 지켜왔지만, 현재는 금융권 대출마저 막혔다. 부족한 금액을 마련하기 위해 4시간 넘게 전화기를 들었다 놓기를 반복했다”며 “이미 감당하기 벅찬 상태나 이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기에 마지막 힘을 다해 버티고 있다”고 도움을 요청했다.

주로 복지관·지자체 무료급식이 일정 기준을 충족한 대상에게 제공되는 것과 달리 민간 자선단체는 기준에 포함되지 않는 취약계층을 보듬으며 복지 사각지대를 메워왔다. 문제는 운영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이용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이다. 조영도 개미꽃동산 사랑의식당 총무이사는 “경기가 어려워질수록 이곳을 찾는 분들은 계속 늘어난다”며 “하루하루 버티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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