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역점서만 20년 활동
주 5일 매장 찾던 ‘활동천사’
올해 3월 ‘활동 졸업’ 마무리
“봉사는 결국 나를 위한 시간”

“그냥 내가 좋아서 나갔어요. 가게 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설렜죠.”
강영희(72)씨에게 자원봉사는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놀러 가는 곳’이었다. 봉사를 하겠다는 거창한 이유는 없었음에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의 일상으로 이어진 이유다.
그는 광주지역 아름다운가게 1호점이 문을 열던 2003년부터 참여한 ‘오픈 멤버’다. 첨단점을 시작으로 운천점, 광주역점까지 매장을 옮기며 약 23년간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광주역점에서만 20년을 보냈다. 누적 봉사시간은 8천260시간에 달한다.
강씨의 시작은 거창하지 않았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둔 뒤 자녀를 키우며 지내던 그는 50대를 그냥 흘려보내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광주비엔날레 봉사를 계기로 자원활동을 시작했고 이후 아름다운가게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비엔날레 봉사를 시작으로 자원봉사자가 필요하다는 말을 들으면 늘 찾아갔다. 아름다운 가게는 서울에서 매장을 보고 ‘광주에 생기면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1호점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무작정 찾아가 봉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초창기 매장은 늘 손이 부족했다. 물건이 들어오면 가격을 매기고 정리하고 진열하는 일을 강씨를 포함한 두 명의 봉사자가 전부 도맡았다. 남구 주민인 강씨는 광산구 첨단까지 많게는 일주일에 다섯 번씩 매장을 찾았다. 힘들 법도 했지만 그는 오히려 “살아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강씨는 “대단한 사명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좋은 일에 동참한다는 생각도 크지 않았다”며 “그냥 가고 싶었고, 가서 하는 시간이 즐거워 계속 나가게 됐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가게 나가는 날이면 아침부터 괜히 신이 났다”고 말했다.
매장에서의 봉사 시간은 자연스럽게 함께한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이어졌다. 같은 시간대에 근무를 맞추며 호흡을 맞추던 봉사자들은 어느새 서로의 일상을 나누는 사이가 됐고, 매장을 찾는 손님들과도 얼굴을 익히며 정이 쌓였다.
그는 “같이 일하던 봉사자들과는 가족처럼 가까워졌다. 요일을 바꾸지 못할 정도로 정이 들었다”며 “손님들도 자주 보다 보면 먼저 안부를 묻고 말을 건네는 사이가 됐다. 단골손님 한 분이 계셨는데 봉사자들은 근무 중 물건을 구매할 수 없다. 제가 ‘예쁘다’고 흘리듯 말한 걸 기억하고 대신 사서 건네주셨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는데 그 장면이 마음에 오래 남았다”고 했다.
함께 봉사하는 동료들, 마음을 나눈 손님 등 사람들과 부대끼며 자연스레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이 달라졌다. 강씨는 “예전에는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고 신경이 쓰였는데 이제는 ‘그럴 수도 있다’고 넘기게 됐다. 마음이 훨씬 편해지고 여유로워졌다”며 “처음에는 남을 돕는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내가 더 많은 걸 얻었다. 결국 봉사는 나를 위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강씨가 23년간 이어온 아름다운가게 봉사는 올해 3월 말 ‘졸업’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됐다. 그간 손주를 돌보는 과정에서 활동을 줄였고, 건강할 때 스스로 그만두는 선택을 했다.
강씨는 “아쉽긴 하지만 내가 할 수 있을 만큼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매장에 일하러 간다기보다 가끔 놀러 가는 마음으로 들를 것 같다. 아름다운 가게를 졸업했을 뿐 봉사를 완전히 내려놓지는 않았다. 도서관 봉사나 장애인 시설 ‘작은 예수의 집’ 등 기회가 닿는 곳에서는 계속 손을 보탤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봉사라고 해서 거창한 건 아니다. 그냥 할 수 있을 때 나와서 하는 것,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내 일상의 재미가 된다”고 활짝 웃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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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에게 듣는 새 시대의 길] 서두르지 말고, 쉬지 말고, 꾸준하게
긴 진통이 있었다. 우리 삶의 마당이 더 넓어졌다. 바라던 바다. 옛날의 한 마당을 되찾은 것이다. 권력이 바뀌면 지역의 경계를 바꾸기도 하고, 우습게도 품계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짓거리들을 한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의 뜻에 따라 지방정부의 권역이 넓어졌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진즉 논의가 있었지만 가진자들의 자기 이익 챙기는 마음들이 막았다. 이제 이 강역을 사랑하고 밝게 꾸밀 일이 우리 손에 떨어졌다. 긴 역사까지 논할 수는 없지만 우리 지역의 단체장들이나 일부 구성원들의 무능, 독선, 좁은 안목이 우리의 사회적 발전을 더디게 하였던 과거를 멀리 던지고 이제 합심해서 지역을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드는 일에 매진할 때다. 함께 할 일이다. 시장을 중심으로 한 지방정부도 앞장설 것이다.희망을 보았다. 어느 방송에서 시장 당선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말에 기쁜 마음보다는 ‘어깨가 무겁다’ 대답하는 것을 듣고 좋은 시장이 바른 자리에 섰구나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그 마음 자세로 일하기 바란다. 구청장, 국회의원 때도 생색내지 않고 꼭 필요한 일을 찾던 태도를 보았다. 감투가 너무 크면 눈을 가린다 하지만, 우리 민형배 시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통합시의 출발은 새로운 시도이다. 지역주도의 국가성장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충실하게 할 것이다. 시골살이 한가한 늙은이가 무슨 식견이 있겠냐만 의견 청함에 답할 수밖에 없다.우리는 한 때 우리가 뽑아 앉힌 대통령이란 작자가 나라의 나아갈 길, 민생은 도통 생각이 없고 술과 욕설만 일삼다가 못된 욕심에 내란을 일으킨 것을 민중의 힘으로 막아내어 이제 새로운 희망의 나라를 만들어가자고 마음과 몸을 가다듬고 있다. 내란의 청산작업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지방정부라고 이 일에 소홀할 수는 없다. 전남광주통합시는 시민과 정치인 모두가 힘을 함께 합해서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리고 조화로운 민주사회에 방해가 되는 불온세력의 준동을 막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범죄자들의 엄단은 물론 공직자들과 시민 모두가 민주정신의 고양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경주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앞정서기 바란다. 특히 우리 지역은 나라 안팎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분투 기여했다. 그 자랑스런 역사가 밖으로 멀리멀리 퍼질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자랑하는 일에 그치지 말고 연구하고 교육하여 모든 시민이 교육자가 되게 하자. 그리하여 민주주의를 누리는 그들이 모두 함께 자랑하는 도시로 만들자. 역사의 기록과 보존, 연구 교육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는 일을 서두르자. 민주주의가 약해지면 사람살이, 경제는 피폐하고 조화된 삶은 사라진다. 민주정신으로 무장한 시민만 사회를 밝게 윤택하게 만들 수 있다. 이 일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계층의 일이 아니다. 모든 시민이 힘을 보태야 한다. 공부하고 연구하고 널리 퍼뜨리고 조직하자. 현재 있는 518 재단, 518 기록관, 각급연구소, 교육기관을 연결하고 협동하는 일이 필요하다. 지방정부와 대학, 각급 교육기관, 시민교육단체들이 서로 연계하고 공동작업하는 일을 위해 지방정부가 앞장서자. 국내 그리고 국제학술대회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학술연구지도 발간하자. 민주주의전문도서관도 만들자.사람을 아끼고 자연을 아끼는 문화를 창달하자. 지금까지 우리는 문명발달과 경제적 풍요를 탐하여 자연을 파괴하고 사람을 가볍게 여기는 일들을 많이 하며 살았다. 지금 당장 원시회귀는 매우 어렵겠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와 자연의 파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에 애써야 한다. 사람과 사람의 삶은 상호의존적이고 사람의 삶은 자연에 의존적이다.어떤 일들을 먼저 할까? 땅을 파서 길을 내고 높은 빌딩을 짓고 대형 쇼핑몰을 지을 때는 이들보다 더 시급하고 값진 일이 없는가 생각해보자. 혹시라도 학교, 병원, 어린이집, 도서관. 역사 박물관, 지질박물관, 교육연구프로그램, 지역민의 교류의 장, ... 모자란 곳은 없나 다시 검토해보라.사람 키워라. 일을 하고 싶은데 일을 할 적합한 인재가 모자랐던 경험은 없었는가? 시설이 모자란 경우보다는 사람이 모자라서 일이 안되는 때가 더 많다. 사람가뭄으로 일을 그르친 경험이 공간부족으로 일을 못한 경우보다 더 많다. 들이나 산에도 추위나 더위를 견디는 나무는 있어도 긴 가뭄을 견디는 나무는 없다. 사막을 보라. 사회에서는 사람 가뭄이 가장 큰 문제다.무슨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모르겠거든 과제사전을 만들어라. 돈이 생기면, 누군가 부추기면, 남이 하는 일을 따라 하면 불필요한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만족감도 떨어진다. 처음부터 과제사전을 만들어라. 다양한 전공,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을 한데 모아 과제를 정하고 가장 많은 사람들의 의견이 모이는 것부터 쉬운 것부터 효용이 높은 것부터 ,,, 시행하라. 이 과제사전은 늘 수정 첨삭이 필요할 것이다. 과제발굴팀을 상시적으로 운영하자. 온 시민 의견 모아 할 일을 먼저 정하고 재원을 마련하자. 서두르지 말고, 쉬지 말고, 꾸준하게.사람을 찾고 할 일을 정하고 마음을 모으고 지원을 구하자. 재원이 부족하면 비오는 날 작은 우산 하나를 친구와 같이 쓰고 걷던 날을 생각하자. 친구의 한 어깨를 적시지 않으려고 나의 한 어깨를 적시던 추억, 친구의 가슴이 젖지 않게 하려 우산을 친구의 가슴에 가깝게 밀었던 기억, 그래서 내 가슴 깊은 곳이 따뜻했던 기억, 이렇게 나누며 살자.정리=조덕진 기자 mdeun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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