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아닌, '30% 득표' 목표…승부수 통할까
"가장 어려운 지역 출마, 특혜라면 고된 특혜"
통합 맞춰 산업 재편…"청년 돌아오는 도시로"

보수정당의 ‘험지’ 호남에서 이번에도 어김없이 출사표를 던졌다. 3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두 차례의 현직 대통령 탄핵 국면 속 당대표, 공천관리위원장 등 중차대한 역할을 맡으며 ‘소방수’를 자임했다. 이번에는 당선이 아닌, ‘30% 득표’라는 현실적이면서도 대담한 목표를 설정했다. 광주·전남 통합이라는 변곡점에서, 40년간 설 자리가 없던 보수정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잃어버린 경쟁 체제를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무등일보는 지난 28일 브리브 광주 바이 롯데호텔에서 이정현 국민의힘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를 만났다. 그는 선거 전략과 구상은 물론 주요 현안에 대한 질문에도 거침없이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호남을 비워둘 수 없다는 책임감에서 출마를 결심했다. 국민의힘이 형식적으로 후보를 내는 수준이 아니라 끝까지 경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며 “광주와 전남이 40년 만에 통합되는 동시에 치러지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중대한 출발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인물난 속 단수 추천…특혜 논란에는 “세상에서 가장 고된 특혜” 반박
실제로 국민의힘이 초대 전남광주특별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까지엔 상당한 부침이 있었다. 당초 후보 공모에도 지원자가 나서지 않는 등 인물난을 겪었고, 이후 추가 공모 과정에서 복수 후보가 등장하면서 공천 방식을 둘러싼 내부 갈등도 불거졌다. 일각에서는 단수공천을 둘러싼 ‘특혜 논란’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당내 진통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출마 결심을 굳힌 건 공관위원장직을 내려놓은 뒤였다”며 “지난 22일 공관위에 의해 단수 추천됐는데 이를 셀프공천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지역에 나선 것이 특혜라면, 세상에서 가장 고된 특혜일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전남 곡성 출신으로 지역과 중앙을 두루 거친 중진 인사다. 정치 이력 또한 그 자체로 상징성이 있다. 호남 출신으로는 드물게 보수정당에만 몸담으면서다. 1984년 당시 노태우 정부 집권 여당인 민주정의당에 입당하며 정계에 입문한 그는 십수 년간 외줄타기를 걸어 왔다. 그러다 2008년 제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내 경선 대변인을 맡으며 중앙 정치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특별시장 출마 배경에는 호남에서 드물게 지역구 당선을 이뤄낸 인물이란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제18대 국회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문한 뒤, 순천에서 19·20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당에서는 불모지 호남에서 이만한 정치경력을 가진 후보도 없는 셈이다.

◆“5·18 헌법 수록 ‘설득 중’”…현실적 한계도 인정
그가 특히 강조한 것은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문제다. 해당 내용이 담긴 개헌안을 두고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를 시행하려면 오는 5월10일까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범여권이 모두 찬성표를 던진다고 가정할 때 국민의힘 의원 107명 중 최소 10~13명의 표를 끌어와야 한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는 “5·18을 헌법에 넣는 것은 특정 정당의 입장을 따르는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헌정질서 편에 서는 일”이라며 “현재 공개적으로도, 비공개적으로도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물론 현실적 제약도 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개인이 특정 표결 방향을 장담할 수는 없다”며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설득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당내 이견이 일 경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에는 시기와 방식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원칙은 분명해야 한다”며 “정당에는 질서가 필요하지만 역사와 헌정의 문제는 개인 소신도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30% 득표=정치적 레버리지’?…지역 정치구조 흔드는 노림수
이 후보가 선거 전략으로 연일 강조하는 건 ‘당선’이 아닌 ‘30% 득표’다. 당선만이 선거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광주·전남 정치구조를 흔드는 것도 승부고 30년 넘은 일당 독점 구조에 균열을 내는 것도 승부”라며 “30%는 단순히 구호가 아니라 지역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임계치”라고 주장했다. 30% 이상의 득표가 나오면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광주·전남을 소홀히 대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구체적으로는 민주당 공천 구조 변화와 정치 경쟁 촉발이다.
그는 “지금까지는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보수정당 후보가 30% 이상 득표를 받으면 이후 선거에서 더 유능하고 깨끗한 후보를 낼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도 호남을 전략 지역으로 보고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실 가능한 목표냐는 질문에 이 후보는 “지난 2022년 전남지사 선거에서 18.8%를 얻었다”며 “여기서 10%포인트 정도를 더 설득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한 “민주당을 버리라는 것이 아니라 한 번만 견제표를 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표심이 오랜 기간 특정정당에 쏠린 점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유권자 탓을 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역사적 상처와 보수정당에 대한 깊은 불신, 장기간 이어진 단일 정당 투표에 따른 ‘익숙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정당 정치에 대한 소신도 강하게 드러냈다. 최근 당 내부적으로 장동혁 대표에 사퇴를 요구하는 등 혼란이 가중된 상황에 대해 꼬집었다. 그는 “정당은 조직이고, 조직 안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며 “제3지대나 외부에서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자는 조직 안에서 승복할 줄 알아야 하고, 조직을 흔들면서 성공을 기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모순”이라며 당내 결속과 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초등 시절 유세 보고 정치인 꿈 키워
이 후보는 정치 입문의 계기에 대해 “초등학교 3학년 때 합동유세를 보고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는 꿈을 처음 품었다”고 말했다. 이후 정치인 전기와 연설문을 꾸준히 읽으며 정치에 대한 관심을 키웠고, “지금도 책 대부분이 정치인 전기일 정도로 관련 독서를 이어오고 있다”고 했다.
특히 성장 과정에서는 할머니의 영향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는 “콩 한 조각도 열두 명이 나눠 먹고도 남는다는 말씀,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이겨낼 수 있다는 말씀, 그리고 봄에는 어떤 고난도 회복할 수 있다는 식의 가르침을 들으며 자랐다”며 “이런 가치관이 정치 활동의 바탕이 됐다”고 소회했다.
초기 정치 도전 과정도 소개했다. 그는 “호남에서 여러 차례 출마하며 매우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적도 있었다”며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면서 정치 기반을 쌓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청와대 정무·홍보수석 경험에 대해서는 “당시 역할을 수행하며 잘 나가던 시기였지만 결국 지역 정치에 도전하기 위해 결심을 바꿨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정치 이력은 반복된 실패를 견디며 축적된 결과라는 점에서도 상징성이 있다. 특히 2012년 제19대 총선에서 광주 서구을에 출마해 약 39.7%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당시에도 보수정당 후보로 높은 득표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역 정치 지형의 벽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후보는 결국 2014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순천·곡성)에 재도전해 49.43%를 득표하며 당선, 보수정당 소속으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호남 지역구에서 승리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광주·전남, 이원화 발전 전략으로 미래 구상
지역 핵심 현안에 대해서는 균형 전략을 제시했다. 통합시청은 광주에 두되 산업 기능은 전남에 배치하는 이원화 구상이다. 그는 “광주는 행정·교육·문화 중심지, 전남은 에너지·항만·농수산 등 산업 기반을 갖춘 지역”이라며 “전남을 산업 수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공항 이전과 무안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단순 이전이 아니라 서남권 공항·물류·MRO 산업 재설계와 함께 가야 한다”며 단계별 로드맵 필요성을 시사했다.
특별법에 따라 확보될 연 5조 원, 총 20조 원 규모 재정의 사용 방향도 제시했다. 그는 “이 돈은 나눠 쓰는 예산이 아니라 미래를 바꾸는 투자여야 한다”며 “대기업 유치와 청년 일자리 창출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광주·전남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청년 유출로 인한 ‘이산가족형 지역 구조’”라며 “일자리는 기업에서 나오고, 특히 양질의 일자리는 대기업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 AI, 데이터센터 등 산업 전환기를 기회로 삼아 ‘10대 앵커기업 유치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기업당 2조 원 규모의 패키지 지원과 함께 부지·전력·용수·항만 인프라 제공, 인허가 신속 처리, 세제 지원 등을 묶은 ‘초대형 투자 유치 모델’ 등이다.
민형배 민주당 후보와의 차별점으로는 “정치의 출발점”을 들었다. 이 후보는 “민 후보가 민주당 내부의 힘으로 지역을 운영한다면, 나는 여야를 모두 움직이는 경쟁의 힘으로 변화를 만들겠다”며 “예산과 인사, 인허가 구조를 전면 점검하는 행정 접근에서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현 후보 프로필
▲1958년 곡성 출생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학사 ▲1984년 정계 입문 ▲2008년 18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당선 ▲2013년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임명 ▲2014년 순천시·곡성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선 ▲2016년 순천시 지역구 국회의원 재선(3선) ▲2016년 새누리당 대표 선출 ▲2022년 국민의힘 복당 ▲2023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 ▲2026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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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 시·도별 주요 현안과 대응 전략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격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나주 빛가람동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 전경.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민간·군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7월 1일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전남·광주 현안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형배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격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현재 시·도별 주요 현안 12건에 대한 추진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우선, 전남에선 첨단산업 육성이 핵심 의제다. 기획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앰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첨단반도체 유치 공동 TF(가칭)’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100 산업단지 인센티브와 입지 경쟁력을 활용,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용역도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클러스터 지정의 관건이 앵커기업 투자 확보에 있다고 보고,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특별위원회 구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당장 9월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에 나선다. 기획위는 7월까지 모든 시설 공사를 마무리 한 뒤 8월에는 시범운영과 최종 합동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같은 달 25일에는 개막 리허설도 한다. 광주비엔날레와 연계한 통합이용권과 상호 할인 프로그램 등도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여건 악화도 대응하고 있다. 비상경제 대응체계와 지역경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경기 변동에 발빠르게 나서겠다는 취지에서다. 석유화학산업 침체에 따른 고용 위기가 길어질 경우 석화산업 고용위기 지역 지정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국제행사 유치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기획위는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를 기치로 한옥호텔 등 정상급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이달부터 8월까지 유치 대응 용역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특별법 제396조(국제행사 유치 지원)에 따라서다. 별도의 범시민 유치위원회도 구성한다. 대국민 홍보전에 나서기 위해서다.이와 함께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도 나선다. 국가균형성장 차원의 인센티브를 정부에 건의해 마중물 삼겠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특히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올해 안에 이전부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 삼고 있다. 하반기에 종전부지 개발 방향과 이전지역 지원 방안, 통합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11월까지 이전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 한다는 복안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무안산단 등 이전지역 첨단산업 기반 조성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농협중앙회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10대 핵심 기관 유치가 대표적이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 가능한 기관까지 포함해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외에도 산업 구조전환을 위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최대 수산물 생산 지역으로서 글로벌 K-푸드 수출을 견인할 수협중앙회 등도 유치희망 기관이다.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 시스템 개선에도 나선다. 운수업계와 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광역노선 신설보다 광주권 노선 개편을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7월 수요조사와 시·군 협의체 운영을 시작으로 광역교통체계 개편안을 구체화할 방침으로 전해졌다.광주 자원회수시설 설치와 SRF(고형연료) 문제 역시 입지 선정과 관련해 시·자치구 간 역할 분담 및 인센티브 안을 검토 중이다. SRF 시설은 2031년 12월 이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한 5·18민주화운동 왜곡 대응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획위는 허위사실 유포와 악의적 왜곡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입법을 촉구하는 한편, 제8차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업무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은 인수위 공식 입장은 아니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 보고 등을 거쳤으며, 향후 내부 논의 이후 추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 · 통합의회 상견례, 힘겨루기 대신 조율 가능하나
- · '미완'의 통합특별시 7월 1일 출범···산적한 과제 수두룩
- · 민형배 당선인, 의대·공항 등 첫 현안 보고···해법 찾기 나선다
- · 성장과 시민주권 ‘두 기둥’···삼성·기재부 출신 ‘투 톱’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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