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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에서 지쳤다면 금남로로···‘놀이터·휴식’ 한자리에

입력 2026.04.06. 11:20 김종찬 기자
광주 동구 차없는 거리서 '걷자잉'
플리마켓부터 다양한 먹거리까지
메인무대 ‘버블쇼’…가족들 웃음꽃
실외 운동과 쉼터 조성까지 ‘만족’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에 참여한 아이들이 길거리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으로 민주주의가 다시 회복된 지 1년이 되는 날인 4월4일 광주 금남로는 아이들의 웃음꽃이 만발했다.

지난 4일 무등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광주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에는 가족단위와 연인들이 가득했다. 민주주의의 퇴보와 회복의 기로에 선 채 시민들의 울음과 만세 소리로 가득찼던 1년 전과 달리 이날 금남로와 충장로는 아이들의 깔깔대는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 한 켠에는 플리마켓들이 자리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 완연한 봄기운을 느끼기에 좋은 이날 차없는 거리로 진행된 ‘걷자잉’은 도로를 스케치북으로 만들었다. 분필을 손에 든 아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길거리를 배경 삼아 그림을 그렸다. 함께 온 아빠가 ‘금남로’라고 쓴 글씨 속에 색을 가득 채우는 아이도 있었다. 그림을 그리는 다른 아이들이 부러웠는지 부모의 손을 잡고 “분필, 어딨어요? 분필”을 연신 외치며 떼를 쓰는 아이의 모습도 보였다.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에 참여한 아이들이 메인무대에서 진행된 ‘버블아트’ 공연을 보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금남로공원 인근에는 야외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탁구와 농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에서는 오랜만에 야외 활동에 나선 가족들이 함께 땀을 흘렸고, 일부 시민들은 배드민턴 채를 들고 거리 한복판을 코트 삼아 경기를 즐겼다.

그림을 그리느라, 때로는 운동을 하느라 허기진 배를 잡고 여기저기서 모인 사람들은 푸드트럭으로 달려갔다. 간식과 매콤한 먹거리, 지금은 자주 접할 수 없는 여름 대표 간식 ‘슬러시’까지 다양한 음식을 구매한 시민들은 간이 테이블에 모여 앉아 허기를 달랬다. 음식을 먹은 아이들은 다 먹은 뒤 무엇을 할지 이야기하며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에 참여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발길을 돌려 전일빌딩245로 이동하면 일상 속에 지친 아이들과 어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아이들은 하늘을 이불 삼아 누워 책을 보기도 했고, 10대들은 마저 다못본 OTT를 보기도 했다. 하루종일 걷느라 힘든 아이들의 다리를 주물러주는 부모들도 눈에 띄였다.

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플리마켓에서 발길을 멈추기도 했다. 도자체험과 키링, 두쫀쿠와 버터떡 판매부터 아로마와 인형, 간단한 잠옷들을 팔고 있었다. 또 금남지하상가와 협업한 부스도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50~70% 할인’이라는 문구에 아이들도, 커플 후드티를 고르는 연인들도 부스 앞에서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가장 눈에 띄는 모습은 메인무대에서 펼쳐지는 ‘버블아트’ 를 보기 위해 바닥에 둘러 앉은 아이들이었다. 비눗방울이 하늘을 날아다니고, 중간 중간 무대에 아이들을 올리는 등 장난스런 진행이 이어지자 아이들은 신기함과 황홀함 속에 손바닥을 연신 두드리며 함성을 질렀다. 커다란 비눗방울 안에 들어가보기도 하고, 4월에 내리는 눈꽃처럼 하늘을 덮은 거품들이 무대 곳곳에 떨어지자 아이들은 물론, 동심을 찾는 듯 어른들도 무대의 끝을 아쉬워하며 “계속 해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에 참여한 아이들이 농구와 탁구를 즐기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부모와 함께 방문한 송모(6)군은 “집에서는 엄마가 그림을 많이 못그리게 한다”며 “엄마, 아빠랑 나오니 마음껏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맛있는 것들도 사줘서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곳에 마니 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모(17)군은 “바닥에 낙서를 하는 것은 어릴 때나 즐거울 줄 알았는데 학업 스트레스도 풀리고, 초등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아 즐겁다”면서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광주 동구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에서 열린 ‘걷자잉’에 참여한 시민들이 구경하고 있다.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한편 ‘2026 금남로 차 없는 거리’는 4월부터 11월까지 매월 첫째주에 운영된다. 지난해 처음 시작한 ‘금남로 차 없는 거리’는 전일빌딩245부터 금남로공원까지 약 400m 구간을 보행자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는 행사로, 지난해에는 약 19만명이 방문하고 3천명이 ‘대자보(대중교통·자전거·보행)’ 인증에 참여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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