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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표심 커져가는데...여전히 높은 '선거 언어 장벽’

입력 2026.05.27. 18:56 박소영 기자
6·3지방선거 외국인 유권자 15만명 '역대 최대'
광주·전남 유권자 감소 속 외국인 표는 증가세
다양한 국가 불구 4개 언어 안내문만 제공 '한계'
이주민들 "공약집·자료집 다국어 제공 절실"
광주·전남선관위는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국인 유권자를 위해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4개 국어로 제작한 지방선거 투표 안내문을 배포하고 있다. 광주선거관리위원회 제공

6월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외국인 유권자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다국어 선거 안내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전남선거관리위원회가 외국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다국어 투표 안내문을 제공하고 있지만 지원 범위는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27일 행정안전부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 전체 외국인 유권자는 15만1천532명으로 집계됐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12만7천623명보다 2만3천909명 증가한 수치다.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투표권이 처음 부여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 당시 외국인 유권자가 6천726명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22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광주·전남지역 외국인 유권자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광주 외국인 유권자는 1천105명, 전남은 1천711명으로 총 2천816명이다. 2022년 지방선거 당시 2천586명과 비교하면 약 8.9% 증가했다.

반면 광주·전남 전체 유권자는 감소했다. 광주는 2022년 지방선거 120만6천886명에서 올해 118만9천519명으로 1만7천367명 줄었고, 전남 역시 158만98명에서 155만8천206명으로 2만1천892명 감소했다. 전체 유권자 감소 흐름 속에서 외국인 유권자는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광주·전남선관위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외국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배포한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4개 국어로 제작된 투표 안내문을 제공하고 있다. 안내문에는 사전투표 일정과 투표 시간, 준비물, 기표 방법 등이 담겼다.

다만 지원 언어가 제한적이어서 정보 접근성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에서 외국인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경기도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국인 유권자를 위한 13개 언어 투표 안내 포스터를 제작해 배포했다. 영어·중국어·베트남어는 물론 우즈베크어·네팔어·타갈로그어·러시아어·몽골어·미얀마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제작했으며 외국인복지센터와 가족센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투표 안내문과 별개로 후보자 선거공보와 공약집은 대부분 한국어로 제작되고 있다. 별도 번역본은 제공되지 않아 외국인 유권자들이 후보 정책과 공약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4년 전 결혼과 함께 한국에 정착한 중국 출신 이주민 임메이징(54)씨는 “투표권을 얻은 초반에는 공약집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한글을 읽고 기본적인 소통은 가능하더라도 선거 공약은 표현 자체가 어렵고 내용도 복잡해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저처럼 오래 정착한 사람들은 괜찮지만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외국인 주민들은 투표권이 있다는 사실 자체를 잘 모르거나 공약집을 읽을 생각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후보 공약집은 번역본이 없어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주민 사회에서는 단순 투표권 보장을 넘어 후보 공약과 선거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영숙 한국이주여성유권자연맹 광주지부장은 “투표 안내문은 일부 다국어로 제공되고 있지만 후보 공약집과 자료집은 한국어로만 돼 있어 외국인 유권자들이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현장에서는 남편이나 지인에게 누구를 찍어야 하는지 물어보고 투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의 경우 선관위 차원에서 이주민 대상 선거 교육과 체험 프로그램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광주·전남은 이런 교육 시스템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출신 국가에 따라 투표 경험 자체가 없는 이주민들도 있는 만큼 투표 방법 안내를 넘어 왜 투표가 중요한지, 어떤 후보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소영기자 psy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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