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유권자는 언제 배제되는가" 타임라인 추적
특별법 통과 5일 만에 경선 돌입
40일 압축 일정 속 후보 선출
득표율 비공개 등 투명성 논란도

더불어민주당은 최후 보루로 꼽히는 광주·전남에 약 31만명의 권리 당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인구 약 320만명의 선택을 사실상 1/10의 권리당원이 좌지우지하는 셈이다. 지역 정치 지형을 고려할 때, 민주당 후보 확정은 곧 본선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0년 만의 광주·전남 행정통합이 이뤄지면서 초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를 뽑는 경선 방식과 후보 검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공론화는 부족했고 유권자 참여가 제한됐다. 기존의 권리당원 중심 경선이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특히 득표율 등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이른바 ‘깜깜이 경선’ 논란이 시작부터 끝까지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경선이 곧 본선’이라는 암묵적 공식 속에서 이미 민주당 경선이 끝났다. 사실상 정당 공천이 본선을 대체하는 형국 속에서 초광역 지방정부의 탄생도 이러한 문제점을 상쇄하지 못했다. 초대 특별시장을 선출하기 위한 민주당 경선을 주요 일정, 날짜를 중심으로 짚어본다.
◆특별법 통과 후 5일 만에 경선 돌입…속도전 속 잇따른 후보 사퇴
선거는 시작부터 속도전이었다. 지난 1월 2일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통합 지방정부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1월 9일 대통령의 지원 약속, 3월 1일 국회 본회의 통과까지 약 두 달 만에 특별법 제정이 마무리됐다. 통합이라는 중대한 정책 결정이 단기간에 이뤄지면서 충분한 여론 수렴 과정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민주당은 곧바로 경선 일정에 돌입했다. 시도 통합에 대한 찬반 논란, 주민투표 필요성 등을 일제히 제쳐둔 채 “지금 아니면 못 한다”는 일종의 위기감을 주입해 속도전을 강행했다.
‘3월 6일’. 민주당이 경선 방식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후보 선출 절차에 들어간 날짜다. ‘통합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지 불과 5일 만이었다. 권리당원 중심 구조 속에서 지난달 10일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다. 그러나 등록 직후 일부 후보가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면서 경선 구도는 빠르게 압축됐다. 경선 레이스 시작과 함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이들은 총 8명(김영록·강기정·정준호·주철현·신정훈·민형배·이병훈·이개호)으로 유권자들에게 선택의 폭이 상당하다는 인상을 줬다.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예비후보 등록 하루 만에 이개호 후보가 경선 불참을 결정했고 지난달 16일 이병훈 후보도 민주당 경선을 두고 “깜깜이 선거”라고 지적하며 중도 하차했다.
이어진 예비경선 TV토론회는 지난달 17~18일 A조(김영록·강기정·주철현·민형배)와 B조(신정훈·정준호)로 나눠 진행됐다. 후보 사퇴로 조 편성 조정 등 수정이 불가피하단 주장도 나왔지만, 민주당은 아랑곳하지 않고 기존의 일정과 방식을 고수했다.
예비경선은 지난달 19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됐다. 권리당원 100% 투표로 치러진 가운데 정준호 후보가 탈락했다. 일반 시민은 참여할 수 없는 구조였던 만큼 해당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직접적인 판단 기회는 철저히 배제됐다.
당 차원의 변화를 주려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를 대표하는 통합단체장을 뽑는 만큼 경선 방식에도 차이를 둬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작동하면서다. 지난달 27~29일 광주·전남 동·서부권에서 세 차례에 걸쳐 열린 권역별 토론회가 이러한 일환이었다. 시민배심원제라는 모델을 통해 당원 중심 경선 과정에 일반시민의 개입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실제 진행 과정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정책 검증보다 후보 간 신경전과 정치 공방이 부각됐다. 미래 비전이나 정책 논의는 실종됐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결국 민주당이 마련한 이번 시민배심원제는 ‘일방통행’, ‘깜깜이 선거’라는 세간의 지적에 급조해 낸 보여주기식 이벤트에 불과하다는 쓴소리를 피할 수 없었던 이유다.
◆검증할 시간·정보 한계…득표율 미공개에 신뢰성 논란도
후보 간 앞다퉈 이뤄진 연쇄 단일화도 유권자들이 따라가기 힘든 혼선을 야기했다. 권역별 토론회가 모두 끝난 다음날인 지난달 30일 신정훈·강기정 후보가 신 후보로 단일화했다. 이어 지난 1일 민형배·주철현 후보 또한 기다렸다는 듯이 민 후보로 단일화를 선언하며 선거 구도는 3파전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불과 며칠 사이 경쟁 구도가 급변하면서 유권자가 후보와 공약을 충분히 비교·검증할 시간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지지율 차이가 크지 않았던 신·강 후보 간 단일화 과정도 특정 후보 지지층이 결과적으로 무력감을 느낄 수 있는 방식이었다. 강 후보 지지층의 선호가 신 후보에게 자연스럽게 흡수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양 캠프는 기존에 뽑은 샘플로 안심번호 ARS 여론조사를 치른 뒤 이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단일화를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유권자가 판단할 시간과 정보는 물리적으로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본경선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진행됐다.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하는 방식이었지만, 참여 체감은 낮았다는 지적이 많다. 여론조사 표본 규모와 ARS 방식의 한계, 낮은 인지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형식적 참여에 그쳤다‘는 것이다.
과반이 넘는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지난 12~14일 결선(권리당원 50%+국민여론조사 50%) 체제에 돌입했다. 본경선에서는 신정훈 후보가 탈락, 결선에서는 민형배·김영록 후보 간 양자대결에서 결국 민 후보가 승리하면서 민주당 후보로 최종 선출됐다. 다만 구체적인 득표율이 공개되지 않아 신뢰성 논란도 떠안았다.
민주당은 “경선 과정의 혼란과 후보 간 갈등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당규”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종 결과가 어느 정도 격차로 갈렸는지조차 외부에서 확인할 수 없는 구조를 문제 삼는 비판도 나온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누가 얼마나 지지를 받았는지에 대한 객관적 검증이 차단되면서, 경선의 투명성과 결과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광주·전남 시도민들은 “특정 후보에 대한 평가 이전에, 경선 과정 자체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상당수 유권자는 후보를 충분히 알 기회나 선택 과정에 참여할 여지 없이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는 구조에 놓였다는 현실을 방증한다.
경선 룰 확정부터 결선까지 약 40일이 소요됐다. 이 짧은 기간 동안 후보 압축과 단일화, 투표가 모두 진행됐다. 여기에 경선 결과의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으면서 이른바 ‘깜깜이 경선’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었다.
박찬기자 juve5836@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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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 시·도별 주요 현안과 대응 전략은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인수위원회 격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나주 빛가람동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 전경.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당선인이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민간·군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어 주목된다. 7월 1일 통합특별시 출범을 앞두고 전남·광주 현안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전략이다.8일 무등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형배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격인 전남광주대전환기획위원회(이하 기획위)는 현재 시·도별 주요 현안 12건에 대한 추진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우선, 전남에선 첨단산업 육성이 핵심 의제다. 기획위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앰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 유치를 위해 ‘첨단반도체 유치 공동 TF(가칭)’를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100 산업단지 인센티브와 입지 경쟁력을 활용,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 용역도 함께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클러스터 지정의 관건이 앵커기업 투자 확보에 있다고 보고,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특별위원회 구성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당장 9월 여수세계섬박람회 준비에 나선다. 기획위는 7월까지 모든 시설 공사를 마무리 한 뒤 8월에는 시범운영과 최종 합동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같은 달 25일에는 개막 리허설도 한다. 광주비엔날레와 연계한 통합이용권과 상호 할인 프로그램 등도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경제 여건 악화도 대응하고 있다. 비상경제 대응체계와 지역경제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 경기 변동에 발빠르게 나서겠다는 취지에서다. 석유화학산업 침체에 따른 고용 위기가 길어질 경우 석화산업 고용위기 지역 지정도 정부에 건의할 방침이다.국제행사 유치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기획위는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를 기치로 한옥호텔 등 정상급 숙박시설을 확충하고, 이달부터 8월까지 유치 대응 용역을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특별법 제396조(국제행사 유치 지원)에 따라서다. 별도의 범시민 유치위원회도 구성한다. 대국민 홍보전에 나서기 위해서다.이와 함께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도 나선다. 국가균형성장 차원의 인센티브를 정부에 건의해 마중물 삼겠다는 전략으로 알려졌다.특히 광주 민간·군공항 통합 이전 논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올해 안에 이전부지 선정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 삼고 있다. 하반기에 종전부지 개발 방향과 이전지역 지원 방안, 통합시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친 뒤 11월까지 이전 후보지 선정을 마무리 한다는 복안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무안산단 등 이전지역 첨단산업 기반 조성도 병행 추진키로 했다.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도 핵심 과제로 꼽힌다. 농협중앙회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공항공사,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10대 핵심 기관 유치가 대표적이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 가능한 기관까지 포함해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외에도 산업 구조전환을 위한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최대 수산물 생산 지역으로서 글로벌 K-푸드 수출을 견인할 수협중앙회 등도 유치희망 기관이다.시내버스 노선 개편 등 시스템 개선에도 나선다. 운수업계와 지자체 간 이해관계 조정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광역노선 신설보다 광주권 노선 개편을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기획위는 7월 수요조사와 시·군 협의체 운영을 시작으로 광역교통체계 개편안을 구체화할 방침으로 전해졌다.광주 자원회수시설 설치와 SRF(고형연료) 문제 역시 입지 선정과 관련해 시·자치구 간 역할 분담 및 인센티브 안을 검토 중이다. SRF 시설은 2031년 12월 이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한 5·18민주화운동 왜곡 대응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기획위는 허위사실 유포와 악의적 왜곡 행위에 대한 처벌 강화 입법을 촉구하는 한편, 제8차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업무를 올해 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 같은 방침은 인수위 공식 입장은 아니다. 현재 광주시와 전남도 보고 등을 거쳤으며, 향후 내부 논의 이후 추진안을 확정할 계획이다.최류빈기자 ru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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