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권리당원 규모 모두 전남 우위
낙마 후보 고정 지지층 표심 결정적
차기 후보군 전략적 지원 변수도

5일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자리를 놓고 민형배·김영록 후보가 결선 투표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최종 경선 구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단순히 광주와 전남지역 간 대결구도를 뛰어 넘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돼 주목된다. 특히 신정훈 후보를 지지했던 중도·개혁 표심이 어디로 흘러갈 지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예비경선 과정에서부터 이어진 합종연횡에 더해 국민참여경선 방식에 따른 후보 간 유불리, 통합특별시장 재선 여부도 주요 관전포인트다. 두 후보 간 ‘끝장 승부’를 결정지을 요인을 살펴봤다.
◆지역 패권주의와 ‘동부권’의 전략적 선택
가장 큰 변수는 광주와 전남 간의 지역 표심 향배다. 통합 단체장의 출신 지역에 따라 주청사 소재지나 전략 산업 배치 등 향후 지역 간 헤게모니 싸움에서 유불리가 갈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 후보와 김 후보는 각각 광주와 전남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다.
광주 인구는 138만명, 전남은 177만명이다. 인구 구도로 보면 1대 1.28로 큰 차이가 안 나 보인다. 그러나 권리당원을 보면 말이 달라진다. 민주당 권리당원 수는 광주와 전남이 각각 11만명, 20만명으로, 전남이 두 배 가까이에 이른다. 인구로 보나 권리당원으로 보나 산술적으로는 전남 기반의 후보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형국이다.
하지만 변수는 전남 내에서도 표심이 갈린다는 것이다. 김 지사에 대한 지지가 높은 서부권과 달리 전남 동부권은 상대적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쏠림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도 서부권에 비해 두 배가 많다는 점에서 당락을 좌우할 키로 평가된다. 동부권은 실익에 따른 ‘전략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특정 후보가 동부권 현안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끌어안느냐에 따라 전체 판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신정훈 후보와 단일화했던 강기정 전 시장이 ‘전남의대 동부권 유치’를 강력히 주장하며 지지를 결집했던 점을 주목해야 한다. 신 후보 측이 이 의제를 결선 후보와 어떻게 조율하느냐에 따라 동부권 표심이 요동칠 전망이다.
◆신정훈 표심의 분화와 합종연횡의 함수관계
결선의 또 다른 축은 탈락 후보 지지층의 이동이다. 우선, 신정훈·강기정 후보의 낙마로 발생한 25% 안팎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부동층 표심이 어디로 흐를 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까지의 흐름을 보면 민 후보는 주철현 후보와의 단일화로 전남 동부권의 세를 불렸다. 김 후보는 이병훈 후보의 지지를 끌어안으며 광주 교두보를 확보했다.
이 때문에 결선 투표의 승패는 3위 후보인 신정훈 후보의 지지층을 누가 더 많이 흡수하느냐에 달렸다. 한 후보가 과반을 얻지 못하면서 결선 투표가 진행되는 만큼 3위 후보 표심의 이동 여부가 당락의 핵심으로 꼽힌다. 신 후보는 나주를 중심으로 한 전남 중부권에 뿌리를 둔 정치인이다. 광주와 전남에서 고른 지지 분포를 보인다. 문제는 신정훈 후보 지지층의 분화 가능성이다. 본경선에서 신 후보에게 향했던 표심이 그대로 특정 후보로 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신 후보와 단일화했던 강기정 후보의 경우 민 후보보다는 김 후보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강 후보는 비록 신 후보와 단일화에서 패배했지만 광주·전남에서 상당한 조직력과 저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충성도 높은 지지층이 많다는 점에서 강 시장의 선택은 주요 변수다. 신 후보를 지지하며 캠프에 합류한 문인 전 북구청장 세력도 성향상 김영록 후보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또한 광주·전남 국회의원 중 상당수가 친이재명계 그룹으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조직력과 평당원들의 표심이 누구를 향할 지도 결정적이다.
◆통합특별시장 재선 여부도…‘국민참여경선’ 확장성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또다른 변수는 4년 뒤 있을 통합특별시장 구도다. 통합특별시 출범에 따른 특별법 부칙을 통해 기존 지자체장의 재임 횟수를 통합시장 재임 횟수에 포함된다. 이에 따라 재선 지사인 김 후보는 당선 시 곧바로 3선 연임 제한에 걸리게 된다. 이번 임기가 통합시장의 처음이자 마지막 임기가 되는 셈이다. 반면 민 후보는 재선 도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민 후보는 “(이 참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기하고 있다. 반면 3선은 2030년 선거에는 출마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기를 노리는 후보군의 전략적 지원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경선이 향후 4년뿐만 아니라 그 너머의 지역 정치 지형까지 결정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차기 특별시장에 도전하려는 후보들이 전략적 판단을 할 가능성이 나온다. 다만, 민 후보는 정책 추진을 중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경선 방식인 ‘권리당원 50%·시도민 여론조사 50%’ 배분도 결정적이다. 권리당원은 이미 조직력으로 다져진 고정표인 반면 일반 여론조사는 무당층과 중도층을 포함하고 있어 확장성이 중요하다. 이 경우 광범위한 인지도를 가진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겉으로는 동일 비중이지만 실제 영향력은 다르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권리당원은 최대 21만명인 데 반해 안심번호 선거인단을 통한 일반 시민 여론조사는 3천명이다. 즉, 일반 시민 여론조사의 한 표가 권리당원의 한 표보다 훨씬 많은 영향력을 가진 셈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이번 결선 매치는 단순한 통합시장 선출을 넘어 차기 당권을 겨냥한 당내 진영 논리까지 수면 아래서 작동하는 ‘당권 전초전’ 성격까지 띠고 있어 지역 정치권이 어느 때보다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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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강한 신경제 특별시’··· 전남·광주 통합 2040년 인구 500만 가능할까
광주연구원 보고서 갈무리.
오는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2040년까지 100만 대도시권 3곳과 500만 인구를 가진 ‘남부권 핵심 성장축’으로 도약하는 청사진이 제시돼 눈길을 끈다. 단순히 행정 구역을 합치는 수준을 넘어 체급과 체질, 체력을 모두 높이는 정교한 실행 전략이 뒷받침될 경우 장밋빛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10일 광주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보고서를 내고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미래상과 발전전략’을 통해 통합특별시의 2040년 미래 비전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7대 실행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통합특별시의 성공을 위해 ‘체급의 상향’, ‘체질의 전환’, ‘체력의 강화’라는 세 가지 성장 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강조했다.우선 광주와 전남의 인구와 산업을 하나로 묶어 ‘체급’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다. 지금까지 분절적으로 작동하며 중복 투자와 경쟁을 반복했던 행정·재정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상생의 ‘체질’로 바꾼다. 마지막으로 외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내부의 AI(인공지능)와 에너지 산업 역량을 기반으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체력’을 기른다는 복안이다.통합특별시가 그리는 2040년의 모습은 거대하고 구체적이다. 보고서는 통합특별시의 지향점을 ‘AI·에너지·문화·자연을 기반으로 한 부강한 신경제 특별시’로 설정했다. 보고서는 ‘부강함’이란 표현에 대해 단순한 물질적 풍요나 외형적 성장이 아닌 지역 내부의 역량이 강화되고 그 성과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이 있다고 강조했다.광주연구원 보고서 갈무리.핵심 지표로는 현재 약 150조 원 수준인 지역내총생산(GRDP)을 300조원 규모로 2배 확대한다. 광역권 전체 인구를 500만명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특히 단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광주권, 서부권(목포·무안), 동부권(여수·순천·광양) 등 100만 규모의 대도시권을 복수로 형성하는 ‘다핵형 도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이러한 성장의 결실은 시민의 삶으로 이어진다. 평균 연봉 5천만원 시대와 질 좋은 일자리 15만 개 창출을 통해 미래 세대가 머물고 돌아오는 지역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비전 달성을 위한 7대 전략 중 첫 번째는 ‘3+1 통합 생활·경제권’ 구축이다. 광주(AI·첨단), 서부(에너지·항공), 동부(철강·석유화학)의 3대 경제권과 이를 연결하는 중남부 특화권(바이오·푸드테크)을 하나의 유기적 구조로 묶는다.산업 측면에서는 자동차·철강 등 기존 주력산업에 AI와 탄소중립 기술을 입히는 ‘이중 전환(Double Transition)’을 추진한다. 광주·함평의 AI 모빌리티 선도도시, 광주·나주의 에너지밸리, 여수·광양의 첨단소재 클러스터 등 10대 미래 신산업 거점을 육성해 대한민국 산업의 판을 다시 짠다는 구상이다.교통 인프라 혁신을 통해 전남 전역을 ‘60분 생활권’으로 연결한다. 달빛철도, 경전선 전철화, 광주~나주 광역철도 등을 조기 구축해 어디서든 주요 거점까지 1시간 내에 닿도록 한다. 또한 거주지에 관계없이 30분 내 필수 의료 혜택을 받는 의료 안전망과 영유아부터 노년까지 책임지는 ‘통합돌봄 365’ 체계를 갖춘다. 지역 대학과 기업이 협력해 지역에서 배우고 일하는 인재 순환 생태계도 핵심 과제다.보고서는 “행정통합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행정의 계획만으로는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통합특별시는 다양한 지역과 이해관계가 결합한 새로운 공동체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과 선택의 문제는 시민의 참여를 전제로 한다”며 “중요한 의서결정 과정에 시민이 참여하고 숙의하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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