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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AI 딥시크 쇼크와 지역 대학이 나아갈 길-(49)

입력 2025.02.02. 13:27 김혜진 기자
■김경수의 미디어리터러시

딥시크(DeepSeek) AI가 화제다. 지난 1월 27일, 엔비디아 주가가 하루 만에 17%가 급락하며 약 847조 원이 증발했고, 오픈AI, 구글, 메타 등 빅테크 기업들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미국 언론들은 이 사태를 '딥시크 쇼크'로 명명하였다.

이번 사건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중국의 한 평범한 스타트업이 오픈AI나 구글보다 10배 적은 AI 반도체와 인력, 그리고 20분의 1 수준의 개발비용으로 세계 최고의 LLM(대형언어모델)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당장 월 3만원의 구독료를 내고 있는 전 세계의 챗GPT 사용자들과 투자자들은 탈퇴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금까지 AI 기술력은 천문학적인 돈과 대규모 AI 반도체 확보에 달려있다고 주장했던 CEO들을 한순간에 바보로 만든 사건이다.

딥시크(R-1)의 성능은 챗GPT 'o1' 모델보다 조금 더 높거나 비슷한 점수를 기록했다고 공개되었다. 조지메이슨대의 타일러 코웬 교수는 "지금까지 사용해본 수십 개의 LLM 중 가장 뛰어난 모델 중 하나"라고 평가하였고, 실리콘밸리에서는 '동양의 신비한 힘'이라고 표현하였다.

이 기술의 주인공은 딥시크의 창립자 량원펑이다. 그는 1985년생으로 중국 저장대학교 전자공학과 정보통신공학에서 학사와 석사를 취득한 無유학파 토종 인재이다. 최근 인터뷰에서 그는 "우리 회사는 대부분 직장 경험이 없는 대학원생과 졸업한지 몇 년 안 된 청년 중심이지만, 이들을 '젊은 천재', '비밀 병기' 등으로 부른다"며 우수 인재 영입에 공을 들였음을 강조하였다.

'AI 리더 = 미국'이라는 공식이 깨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AI는 자본보다 인력이 더 중요하며,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도 해볼만 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게다가 량원펑은 딥시크를 '오픈 소스'로 공개하였다. 과거 미국 실리콘밸리의 공유 정책이 옳았다는 소신을 실천한 것이다. 이는 AI 기술이 대기업의 독점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들도 자체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한편, 우리나라 스타트업들도 AI 분야에서 혁신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초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박람회 'CES 2025'에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스타트업(641개)이 참가했으며, AI 분야 총 41개의 혁신상 중 28개를 수상하였다. 2위인 미국의 7개에 비해 네 배에 달하는 수치이다. 참고로 CES 혁신상은 전 세계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미디어 분야 전문가 110여 명의 심사위원이 3가지 분야의 점수로 평가한다.

지역의 희망은 지역대학 스타트업의 수상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충남 서산시의 한서대 학생창업기업 '스카이플라이트'는 무인항공과 UI/UX 디자인을 접목한 융합 프로젝트로 6년 연속 혁신상을 수상하였다. 대전시의 한남대 엠씨이는 '밀웜을 활용한 스티로폼 폐기물 친환경 처리기술'로 혁신상을 받았다. 경기 안산시의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김기범 교수 연구실은 청각·시각·촉각 피드백 시스템과 VR 기술을 결합하여 이명 증상을 완화하는 디지털 치료기기로 최고혁신상을 수상하였으며, 이 팀은 교수와 연구실 학생들의 협력을 통해 성과를 이뤄냈다.

선견지명이 있는 광주시는 2020년 전국 최초로 'AI 중심도시'를 선포하였다. 이에 대학들도 AI 중심대학이나 융합 학과들을 타 지역에 비해 빠르게 신설하였다.

그러나 이에 걸맞은 도전과 성과를 면밀히 점검하고 성찰할 시점이다. 특정 대학이 AI 분야에서 앞서간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CES 사례처럼 AI 분야는 무궁무진하며, 모든 일상이 AI로 관통하기 때문이다.

각 대학은 나만의 AI로 자립해야 한다. 광주와 AI의 미래를 피할 수 없다. 지역이 살길은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로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다.

김경수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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