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정부·지역사회, 도시발전 핵심 동력으로
창업기업 지원·인재 육성 사다리로 경쟁력 확보
도시 전체가 '실증 공간'…지역문제 해결 역할도

광주가 인공지능(AI) 클러스터를 통해 첨단 산업의 혁신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지자체와 정부, 지역사회가 함께 AI를 도시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삼아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는 광주의 경제와 삶의 질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무등일보는 광주의 AI 클러스터 사업을 조명하고 이러한 AI 사업들이 앞으로 광주의 산업 구조와 도시 환경, 생활 양상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그려본다. /편집자 주
#1 ㈜리버트리는 2023년 제주에서 광주로 본사를 옮겼다. 이 회사는 국제 표준 목록 분류(MARC)를 실시간으로 자동 생성하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국내와 미국, 일본 등 7개국에서 특허를 출원했다. 현재 국회를 비롯해 카이스트 등 대학교 도서관의 66%를 점유하고 있다. 리버트리가 개발한 E-CIP 콘텐츠 서비스는 클라우드에 기반해 도서 신청과 수서·정리·기증 등 데이터를 자동 처리하는 서비스로 사서의 각종 업무를 효과적으로 줄여준다.
리버트리는 국내를 넘어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광주를 선택했다. 국내 유일·최대 규모의 AI 특화 국가 데이터센터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인공지능 중심도시를 목표로 하는 광주시가 AI 기업에 보조금을 비롯해 실증, 해외 진출 기회 등을 적극 지원하는 이유도 있다. 유제승 대표는 "광주는 회사를 키워나가는 여러 인프라가 굉장히 잘 갖춰져 있다"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협약을 하면서 발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2. AI 서비스 개발 모듈화 제공 업체인 젠데이터는 지난해 6월 광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서울에서 광주로 본사를 이전했다. 젠데이터가 둥지를 튼 곳은 동구 AI 창업캠프로, AI 스타트업 성장을 위한 인큐베이터다. 이곳에 자리 잡은 젠데이터는 다양한 기회를 창출하며 '인공지능 창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클라우드 MSP 파트너로 선정된 데 이어 올해 들어서는 시드(Seed)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돼 서비스 확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젠데이터는 광주 AI 전문가 자문단으로 선정됨에 따라 데이터·AI 분야 기술 자문을 통해 광주지역 예비·초기 기업이 AI 서비스 도입과 개발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며 '창업 생태계' 선순환에도 앞장서고 있다. 함민혁 대표는 "광주가 AI 특화 도시라고 하지만 막연했던 건 사실이지만, AI 창업 캠프에 본사를 두면서 기업 매칭이나, 사업 조언과 같은 많은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광주, AI 생태계 조성으로 '도시 혁신' 노린다
광주시가 AI 중심 도시로 도약하려는 배경은 전세계적 4차 산업혁명 흐름에 맞춰 미래 산업을 선도하고 지역 경제를 혁신하기 위해서다.
AI는 현재 제조업, 서비스업, 의료, 교육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 같은 산업적 변화 속에서 광주시는 AI를 통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 한다.
대표적으로 AI 클러스터를 조성해 국내외 AI 기업들을 유치하고 지역 내 AI 관련 기술 개발과 산업화를 촉진 중이다.
광주는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에 집중된 취약한 산업 구조가 한계로 지목된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기존 산업은 물론 새로운 산업을 육성하면서 산업 다변화는 물론 산업, 경제, 문화 등 전반의 혁신을 이뤄낼 수 있다.
광주는 지난 2019년부터 AI 산업 육성의 핵심 인프라인 광주 AI 집적단지 조성을 시작으로 국내 유일의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다양한 AI 관련 기업들을 유치하면서 연구 개발과 실증 사업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 같은 인프라는 광주가 AI 중심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기반으로, 지역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자산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대한민국을 오는 2027년까지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도약시킬 것"이라며 AI 국가 총력전을 선포할 정도로 AI를 국가 주요 전략으로 여기고 있다. 이에 따라 국가AI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광주시는 일찌감치 AI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받으며, 국가 AI 전략의 핵심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9년 지역 균형 발전 차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 사업에서 광주시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SOC(도로 등 사회간접자본)가 아닌 AI 사업을 제출해 선정됐다. 이를 통해 10년간 1조원 규모의 인공지능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AI 집적단지 1단계 상업으로 5년간 4천269억원을 투입해 AI 특화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AI 기업에 필요한 핵심 인프라 구축, 성장 단계별 기업 지원 시스템, 그리고 인재 양성 체계를 통해 AI 생태계 기반을 마련했다.
또 내년부터 2단계 사업을 진행하며 AI 실증 밸리 조성을 추진한다. 개방형 AI 혁신 인프라와 플랫폼, 지역 특화 산업의 AI 기술 개발 등을 통해 모두가 누리는 AI 실증 도시로 광주를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지원하고 활용하고…광주시·기업들 '줄탁동시'
현재 광주 AI 데이터센터는 국내 유일의 AI 특화 데이터센터로 지난해 11월 개관해 운영 중이다. 현재까지 여러 기업과 기관이 R&D(연구개발)와 제품 개발에 이 자원을 활용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컴퓨팅을 활용한 기업들의 중요 성과도 속속 나오고 있다. ㈜투디지티는 뉴스 텍스트 기계 독해와 문장 이해를 위한 AI 모델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이 모델을 활용해 신한금융투자가 AI 기반 경제뉴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업체는 스탠퍼드대학교의 기계독해대회에서 페이스북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제치고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알레시오는 세계 최초로 태아 초음파영상을 이용해 생후 아기 모습과 행동을 생성하는 모델 개발을 개발해 연 매출 성장률이 5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또 연말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대형 드라이빙 시뮬레이터가 구축돼 본격적으로 기업들이 활용할 예정이다. AI 실증동과 창업동도 곧 마무리된다. 또 광주의 주력 산업인 자동차, 에너지, 헬스케어 분야와 관련한 76종의 실증 장비가 구축했다. 이를 통해 AI 제품과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광주시는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AI 창업 경진대회와 창업 교육, 멘토링을 통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또 시제품 서비스와 사업화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기업 맞춤형 지원 사업으로 AI 기업에 코디네이팅, 네트워킹, 멘토링, AI 창업캠프 입지 지원 등 원스톱 종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역 소재 기업들이 AI 제품, 서비스, 솔루션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바우처를 제공해 62개 기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광주로 이전한 기업들을 위해서는 투자 금액이 1억 원 이상이거나 상시 고용 인원이 5명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유치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AI 창업캠프 1호점과 2호점에서 공용 오피스 54개소를 기업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현재 총 53개 회사가 입주해 있다.
광주시는 유망 AI 스타트업을 위해 AI 펀드를 조성해 광주의 18개 AI 기업에 255억원을 투자했다. 광주의 우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했는데, 올해 초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인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 참여한 기업들이 현지에서 6개 부문에서 수상하는 성과도 있었다.
광주시는 다양한 AI 기업들과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222개 기업과 MOU를 맺었고 그중 123개 기업이 광주에 사무실을 열었다.
◆도시 전역이 AI 실험장…도시 혁신 통해 시민의 삶 높인다
광주시는 도시 전역을 AI 실증도시로 만드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도시 전체를 AI 기술의 실험장으로 활용해 기업들이 서비스와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을뿐더러, 광주가 앞장서 미래 도시 모델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경제 활성화와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
광주 지역 기업들이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AI 솔루션을 적용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른바 도시 전역을 '테스트베드'로 만드는 것이다. 광주시는 AI 관련 기업들이 광주 곳곳의 공공시설이나 병원, 도로, 대중교통 등 전 분야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내어준다. 또 연구 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활동을 활발히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광주에 투자와 고용 창출을 유도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무엇보다 광주가 AI 실증도시로 자리잡으면 국내외 AI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AI 클러스터 형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실증도시를 위한 대표적 도시 문제 해결 사례가 AI 기반 지하차도 침수 예측 시스템이다. 여름철 폭우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광주시는 인공지능과 비접촉 수위 센서를 결합한 예측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수위를 감지하고, AI 객체 인식 기술을 통해 차량이나 보행자에 방해되지 않도록 정밀한 분석을 제공한다. 시민들은 실시간으로 수위 정보와 위험 예측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보다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 앱과 웹사이트를 통해 즉시 경고를 받을 수 있어, 시민들은 갑작스러운 재난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AI에 기반한 지하상가 안내 로봇 서비스도 눈에 띄는 사례다. 이 로봇은 AI 객체 인식 기술을 사용해 자동으로 시민을 에스코트하고, 매장 정보와 출입구 안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또한 다중환경센서를 통해 온도, 습도, 공기질을 모니터링하고 화재 발생 시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도 탑재했다. 이 시스템 덕분에 시민들은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쇼핑 환경을 경험하고 있다. AI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도시 관리의 선도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삼섭기자 seobi@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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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이유식값마저 부담" 고환율이 끌어올린 밥상 물가
5일 광주 서구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할인 식품을 고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첫 아이를 출산한 맞벌이 부부 정은지(32·가명)씨 가정은 아이 식비 지출이 늘고 있다. 이유식에 사용하는 농축수산물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달 부부가 사용한 공용 식비는 22만7천원으로 10월(28만7천원)보다 줄었지만, 아이 이유식 비용은 26만6천원으로 4만원가량 더 늘었다. 정씨가 이유식에 사용하는 식재료로는 소고기와 닭안심, 감자, 치즈, 생선, 토마토, 무, 파프리카 등이 있다. 그는 "부부 식비는 외식과 배달음식부터 줄였고, 할인 코너 위주로 장을 보며 아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이 식단은 좋은 식재료를 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절약이 잘 안 된다"며 "특히 하루 세끼 이유식을 준비하다 보니 장보기가 더 부담스러워졌다"고 하소연했다.광주 지역 밥상 물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신선식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이 먹거리 물가 상승을 이끌었고,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이 수입 식재료와 가공식품 가격에도 반영되며 체감 물가는 더 높아지고 있다.7일 호남통계청에 따르면 광주 지역 11월 소비자물가지수(기준 시점 2020년=100)는 117.21을 기록했다. 2020년 기준 개편 이후 가장 높았던 지난 10월(117.54)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1년 전보다 2.3% 오르며, 물가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특히 신선식품지수와 농축수산물 지수가 각각 5.7%, 4.5% 올라 상승폭이 컸다.신선식품의 경우 신선채소가 6.2% 하락했으나, 신선어개(9.8%)와 신선과실(13.2%)이 상승을 견인했다.상승 품목에는 귤 45.5%, 사과 30.3%, 쌀 15.5% 등이 포함됐다. 또한 아몬드 13.6%, 키위 12.0%, 망고 8.8%, 갈치 11.2%, 고등어 13.2% 등 수입 품목도 상승했다.물가 상승에는 기상 여건 외에도 최근 환율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농축수산물의 경우 수입 의존도나, 수입산 사료·농약·포장재 등 해외 원자재 가격의 영향을 받으므로 환율과 연동된다. 이에 환율 변동이 도매가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가공식품 역시 환율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식용류, 밀가루, 커피 원두, 설탕 등 주요 원재료를 해외에서 들여오는 비중이 높아, 환율이 상승하면 제조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광주 지역 가공식품 품목별 물가지수는 ▲커피·차·코코아류는 10.1% ▲빵·곡물 6.9% ▲과자·빙과류·당류 5.8% ▲우유·치즈·계란 5.6% ▲생수·청량음료·과일주스 2.6% 등으로 오름세를 보였다.자영업자들도 가격 변동에 민감해진 분위기다.서구 화정동의 한 카페 사장은 "원두를 납품받는 업체에서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거 같다'고 말해 300kg을 미리 사뒀다"며 "직접 로스팅하기 때문에 원두가 빨리 소진된다. 브라질산 원두는 1kg당 가격이 올해 초보다 5천원가량 올랐다. 수입산 견과류와 라빠르쉐(비정제 설탕)도 가격이 상승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호남통계청 관계자는 "유가에 고환율이 영향을 많이 미쳤고, 생활 물가에서는 가공식품류가 있다"며 "커피나 밀가루 등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원재료들이 수입을 거치다보니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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