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무화과, 무등산 막걸리 소르베···'산지명' 소비자 선택 좌우한다

입력 2025.09.21. 18:45 강승희 기자
재배환경에 품질 신뢰성↑, 지역 고유 가치 담겨
소상공인·협동조합, 특산물 활용 상품화로 '눈길'
대형마트, 산지 표기 시 매출 증가…중장년층 많아
휴게소선 곡성 토란 된장찌개, 함평 한우비빔밥 등
광주 상무지구 일원에 위치한 '다나현'에서 판매 중인 '무등산 막걸리 소르베'. 다나현 제공

상품에 붙은 산지명이 소비자의 선택을 좌우하고 있다. '영암 무화과', '무등산 막걸리 아이스크림', '칠곡 자연담은 동결건조참외'처럼 생산지와 지역성을 드러냄으로써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차별화된 지역 고유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형마트와 전국 소상공인, 휴게소까지 '산지명 마케팅'이 소비 흐름을 이끌고 있다.

김나현 다나현(광주 상무지구 일원 위치) 대표의 '무등산 막걸리 소르베'가 남녀노소 지역민과 관광객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 역시 '산지명 마케팅'이 주효했다.

도시의 상징성과 '빛의 캐노피'라는 공간에서 영감을 받아 '빛의 잔' 콘셉트를 구상했으며, 전통주인 무등산 막걸리를 활용해 건강한 아이스크림을 개발했다.

이를 맛본 소비자 사이에서는 "평소 막걸리를 즐기지 않았는데 입맛에 잘 맞았다", "전통주의 매력을 끌어올린 느낌" 등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외에도 광주 빛찬들 토마토를 이용한 '토마토 소르베'와 '무등산 수박 젤라또'를 만들어 지난달 롯데백화점 광주점에서 팝업스토어 행사를 열기도 했다.

칠칠곡곡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칠곡의 자연을 담은 동결건조참외'. 칠칠곡곡협동조합 제공

칠곡협동조합은 칠곡산 과일을 동결건조시킨 과일칩 '칠곡 자연담은 동결건조참외·딸기·사과'를 잘 팔리는 상품으로 꼽았다.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잼과 조청 등 다양한 상품이 있지만, 첨가물 없이 100% 과일로 만들어지고 영양소가 거의 보존되기 때문에 아이들 간식으로 선호도가 높으며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에게 이점으로 다가간다고 조합 관계자는 설명했다. 최근에는 애견인들로부터 반려동물 간식으로도 만들어달라는 요청들을 받아 개발 검토 중이다.

유통업계에서는 산지명을 내건 상품들의 인기가 판매량과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홈플러스 온라인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산지명 표기 상품'이 '산지명 미표기 상품'보다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영암 무화과'는 1년 전보다 구매 고객 수가 53% 늘었고 매출과 판매 수량은 각각 60%, 52% 고성장을 기록했다. '평창 고랭지 대파'와 '평창 고랭지 무' 등이 매출과 판매량 증가세를 기록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산지명 표기는 고객이 더 많은 정보를 바탕으로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연령대별 구매 고객 추이를 보면 중장년층에서 증가율이 뚜렷하게 나타나 연령대가 높을수록 산지명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추석 선물세트 예약을 받았던 이마트 광주점의 경우 '지역 특산물 상품'이 전체 신장률보다 30%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광주점이 추석사전예약 기간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사전예약 판매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대비 김 세트 88.4%, 굴비 세트 73.4%, 배 세트 28.6% 각각 신장했다. 김 세트에는 '진도 곱창골김 세트', 굴비 세트에는 '명품 영광 참굴비', 배 세트에는 '나주 전통배 세트' 가 포함돼 인기를 얻었다.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순천 방향)에서 맛볼 수 있는 '짜파구리 갓김치 세트'.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 제공

한국도로공사 광주전남본부는 최근 지역별 특색을 담은 휴게소 메뉴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무안광주고속도로 함평나비휴게소(광주 방향)은 '무안양파 낙돼불패' ▲호남고속도로 곡성휴게소(순천 방향)은 '곡성 토란 된장찌개' ▲서해안고속도로 함평천지휴게소(서울 방향)은 '함평 한우비빔밥'을 판매 중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순천완주고속도로 황전휴게소(순천 방향)에서 '짜파구리 갓김치 세트'를 맛볼 수 있다. 이 메뉴들은 한국도로공사가 휴게소에서 지역 유명 맛집을 즐길 수 있도록 개최한 '휴게소 음식 FESTA'에서 선정된 음식들이다.

최철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지역 특산물'이라고 하면 그 지역 생산품의 품질이 월등히 뛰어나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친숙하면서도 브랜드나 제품의 우수성을 떠올릴 수 있게 한다"며 "고향이거나 그 지역과 연관된 경우에도 긍정적 인식을 가져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지산지소(지역 생산 상품을 지역에서 소비)'나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윤리적 소비를 하는 이들을 충족시킬 수 있어 지역명을 내건 상품은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강승희기자 wlog@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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