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체 구성해 수년간 사업 방향 조율…국비 확보 난항
옛 광주적십자병원, ‘5·18 대동평화관’ 조성사업 속도

예산 삭감과 국비 확보 난항 등으로 수년간 표류했던 5·18구묘지 민주공원 조성사업이 추진 4년여 만에 본궤도에 오른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5·18사적지 지정 이후 28년 만에 처음으로 국비 지원을 확보한 데 이어 사업 방향을 둘러싼 사회적 합의까지 마무리하면서 올해 설계 착수에 돌입한다.
13일 광주특별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10일 5·18정신계승위원회를 열어 5·18구묘지 민주공원 조성사업에 대한 심의를 마쳤다. 시는 올해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하고 2029년 완공, 2030년 5·18민주화운동 50주년 이전 개관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구묘지 정비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 것은 2022년이다. 당시 시는 구묘지를 국립5·18민주묘지와 연계하고 노후시설 등을 정비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고, 국립묘지와 구묘지를 연결하는 방안 등을 놓고도 실효성 논란도 일었다. 결국 설계용역비 2억7천만원이 삭감되면서 사업은 시작부터 제동이 걸렸다.
시는 2023년 5·18 관련 단체와 민족민주열사 관련 단체, 시민사회 등이 참여하는 추진협의체를 구성해 사업계획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했다. 이후 수차례 회의와 개별 협의를 거쳐 구묘지를 단순 정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역사성과 추모 기능을 살린 민주공원으로 조성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재원 확보라는 또 다른 고비도 맞았다. 시는 당초 50억원 규모를 생각했지만총사업비가 200억원 규모로 늘어나면서 지방재정 투자심사 등 추가 행정절차가 필요해졌고 국비 확보 계획도 사업 추진의 변수로 작용했다.
수년에 걸친 조율 끝에 지난 10일 열린 5·18정신계승위원회에서 최종 사회적 합의안에 대한 심의가 완료됐고, 국비 지원까지 확정됐다. 이번 국비 확보는 구묘지가 5·18사적지로 지정된 이후 28년 만에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는 구묘지를 1980년 5월 희생자들이 처음 안장됐던 역사적 현장이라는 정체성을 살려 국민적 추모공간이자 미래세대의 민주주의 교육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옛 광주적십자병원을 보존·활용하는 ‘(가칭)5·18 대동평화관’ 조성사업도 함께 속도를 낸다. 5·18사적지 제11호인 옛 적십자병원은 1980년 당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헌혈과 부상자 치료가 이뤄진 역사적 장소다. 이 사업 역시 관련 단체 간 공간 활용 등에 대한 이견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5·18정신계승위원회에서 사회적 합의안이 확정됐다.
시는 적십자병원을 시민들이 보여준 나눔과 연대, 대동평화의 가치를 기억하고 계승하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구묘지 민주공원과 함께 올해 기본·실시설계를 시작해 2029년 완공할 계획이다.
강은순 민주보훈과장은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온전히 보존하는 동시에 시민의 나눔과 연대,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미래세대에 전달할 수 있는 역사·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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