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개 기지 포괄협정 우선’···광주특별시 “정부 협의 지켜볼 것”

입력 2026.09.09. 09:45 김종찬 기자
韓 ‘광주 별도 협의’·美 ‘5개 기지 포괄협정 우선’
시, 2028년 중순 분산배치 전제로 후속사업 준비
전문가 “군공항 이전·반도체 산단 멈추지 않아야 ”

광주 군공항 부지에 들어설 광주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본격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군공항 내 미군 시설 이전 방식을 놓고 한국과 미국 측이 시각차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의 추진 방향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광주 군공항의 개별 여건을 고려, 미군 시설 이전 문제를 별도 협의하자는 취지인 반면 미국은 국내 5개 공동작전기지(COB)에 적용할 포괄 협정을 우선 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서다. 군사시설 재배치와 대미 협상은 정부 소관이지만,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광주 반도체 팹(Fab·반도체 전용공장) 클러스터를 준비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한미 협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광주 군공항 내 미군 시설 이전 문제를 별도 트랙에서 협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기존에 한미가 논의해 온 ‘5개 공동작전기지 이전 포괄협정’을 먼저 체결하고 이에 따라 광주 군공항 문제를 다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공항 이전 자체보다 미군 시설 이전을 어떤 협의 틀에서 처리할 지를 놓고 접근 방식에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포괄협정은 광주·대구·청주·김해·수원 등 5개 공군기지 내 미군 시설 이전에 적용할 공통 원칙을 정하는 협정이다. 대체시설 제공 수준과 임시배치, 이전 절차, 비용 부담 등을 기지마다 개별 협상하지 않고 공통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논의는 대구 군공항 이전을 계기로 시작됐다. 한미는 2020년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합동위원회 산하에 군공항 이전 특별분과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이후 협의 범위를 5개 공동작전기지로 확대했다. 양국 군 당국은 2024년 10월, 포괄협정 문안에 가서명했지만 아직 최종 체결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 군공항도 유사시 미 공군 전력이 전개하는 공동작전기지여서, 우리나라 군 이전만으로 절차가 끝나지 않는다. 미군 시설과 사용구역이 있어 군공항 이전 과정에서 관련 시설 처리도 한미 협의를 거쳐야 한다.

이에 대해 특별시는 한미 협상 자체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특별시는 정부가 2028년 중순까지 군공항 기능을 다른 군 기지 등에 분산배치한다는 계획을 전달한 만큼 이를 전제로 광주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 등 후속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군 시설 이전도 한미 협의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시 관계자는 “군사시설 재배치와 한미 간 협의는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안으로 시가 구체적으로 관여할 부분은 아니다”며 “정부가 제시한 군공항 분산배치 계획을 토대로 관련 사업을 준비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산단 조성이 맞물린 만큼 한미 협의 결과는 특별시에도 직접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최영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는 “특별시는 정부와 협력하면서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을 계획대로 추진해 사업이 멈추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5개 공동작전기지 포괄협정 논의가 장기간 이어져 온 만큼 협상이 단기간에 마무리되지 않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불가피하게 일정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군공항 이전과 반도체 국가산단 조성이라는 큰 방향 자체가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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